[국감]'깜깜이 축구중계'는 남북관계 현주소...의원들 질타 이어져
- '무중계,무관중,무득실,무승부' 축구중계..."대남 태도 단적으로 보여줘" - 통일부 장관,"매우실망"이례적 표현...김정은 부산방문 어려울 듯 - 국민들 대북 여론 악화 가능성...정부 고심
축구 국가대표팀의 평양원정 경기가 전례 없는 '무중계·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것은 북한의 대남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경기는 대북 화해협력 기조를 강조해 온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적 여론을 확산하는 등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1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깜깜이 경기'로 치러진 평양원정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와 정부의 대북정책 실효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중계 무산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취임 이후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을 썼다.
그는 이어 "통일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에 남측 취재·중계진과 응원단의 참석을 허용치 않았고, 북한 주민들의 관전까지 막아 '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했다.
이날 새벽 귀국한 대표단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선수들의 플레이가 매우 거칠었고 북한 당국이 대표팀을 깐깐하게 통제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DVD 형태로 건넨 경기 영상도 화질이 나빠 끝내 녹화 중계도 무산됐다.
북한은 비정상적 경기 운영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남측과의 소통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인 셈이다.
김연철 장관은 중계 무산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질의에 "북한이 거액의 중계권료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소강 국면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경기를 앞두고 민간 차원에서 응원단 방북을 성사시키려는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당국 차원에서 북한은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2020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참가도 "남북간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북미는 이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열었지만 결렬됐다.
김 장관은 북미 스톡홀름 협상 결렬에 대해 "일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 4개 항(새로운 북미관계 수립·평화체제 구축·비핵화·미군유해 발굴)을 중심으로 논의한 걸로 안다"며 "각 항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북미협상 교착이 이어진다면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김 위원장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에 대한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의 질의에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노력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대한 구체적 협의는 없다"고 응답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축구대표팀 경기에서 국제관례와 어긋나는 상황이 잇따르면서 일반 시민들의 대북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김 장관은 이날 북한의 '무관중 경기'와 관련해 "(남측) 응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들 나름대로 공정성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에선 이번 경기와 관련해 빚어진 각종 논란을 감안하면 국민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 표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