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영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 "북, 핵포기 하지 않을 것...동맹·안보능력 강화해야"
- "북, 핵포기 하지 않을 것...단순한 '핵'아니다" - 9.19합의, "성과 있으나 합의정신 위반 ...최근 SLBM 시험발사는 명백한 위반" - "평화는 준비하고 노력해서 힘을 갖췄을 때 얻어지는 것...동맹 강화하고 안보능력 확대해야"
많은 관심속에 5일(현지 시간)진행된 스톡홀름 북핵 실무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하노이에서 있었던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난 이래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진전될 기미가 없고 교착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현 정부는 남북간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집권초기 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에 비해 성과가 모자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많다.
군 원로중 청렴하고 신망이 두터운 인사로 손꼽히는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을 찾아 안보 현안들에 대한 인터뷰를 가졌다.
최근 `대한민국수호를위한예비역장성단(대수장)`의 공동대표를 맡는 등 현재 맡고 있는 직함만 17개라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9.19남북 군사 합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단거리미사일 발사 문제와 대남 비방에 대해 특히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에서 합의가 잘 이행되었다고 말했다. 동의하나?
-김 이사장 : 대통령이 유엔에 가서 이야기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요 동맹국들이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시험)가 유엔결의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것이지 유엔 결의나 합의에 관련해 언급한 바는 없었다.
단거리 미사일 발사도 대남비방도 합의정신을 위반한 것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발사시험을 했지 않은가? 유엔 연설 이후 일이지만 그만큼 유엔 연설이 경솔한 측면도 있었다고 본다.
북핵과 미사일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가 없었기때문에 '9.19군사합의'는 근본적인 한계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9.19 군사합의 이후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완화됐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그 의미까지 폄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대남비방'에 대해서는 북측의 태도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북한만큼 품위없는 언어를 쓰는 국가도 흔치 않은 것 같다. 국격의 문제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북한이 9.19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김 이사장 : 9.19 합의 이후 군사적인 충돌이 없었다. 이 점은 재차 강조하지만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렇다는 것이고 안보는 한 순간으로 평가받는 일이다. 백번을 잘 지켜도 한번 뚫리면 실패다.
북한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대해 3000여번의 군사적 도발을 했다. 하루 아침에 신뢰가 구축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은 어떻게 볼 수 있나?
-김 이사장 : 부정적이다. 북한이 변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해석에 불과하다.
비핵화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고 당연히 지향해야 하겠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핵'에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은 그들에게 '핵'이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한다고 본다. 그냥 '핵'이 아니다. 북한은 결코 핵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볼턴과 생각이 같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문 대통령은 유엔에서 'DMZ'를 국제 평화지대로 만들자고 국제사회에 제안했다. 가능성과 의미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김 이사장 : 무엇보다 실현가능성의 관점에서 봐야한다. '비무장지대'는 군사적 긴장을 완충하는 지대다. 그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현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9.19남북군사합의가 잘 지켜졌다고 치더라도 이제 1년이 지났을 뿐이다. 남북간의 적대적 관계는 70년이 넘었다.
'DMZ에 대한 구상'이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겠지만 서두르기보다는 사회적합의를 거치고 차분히 준비한 다음, 남북간의 신뢰구축과 국제사회의 공조가 다 함께 진행될 때 가능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달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가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해 공군이 출동해 경고사격을 한 일이 있다. 평가해달라.
-김 이사장 : 잘한 일이다. 군이 존재하는 이유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고, 자국 영공 방어를 위해 적절히 대응했다고 본다.
주변국들과 외교적으로 활발히 교류하되 군사적 행위는 단호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최근 북한의 SLBM발사와 관련 정부가 일본에 군사정보 공유를 요청한 바 있다.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종료 결정에는 문제가 없나?
-김 이사장 : 지소미아는 협정국간 군사정보에 대해 서로 비밀을 지켜주자는 협정이다.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필요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교류하고 교류한 정보에 대해서는 서로 지켜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중요도를 떠나 이로 인해 이익을 보는 나라는 중국,러시아,북한이 아니겠나. 이에 대해서는 현 국방장관도 같은 생각을 밝혔던 것으로 알고 있다.
평시에는 중요도가 낮아도 군은 항상 전시를 염두에 둬야 한다. 그 때도 있으나마나 한 협정이라고 할 수 있겠나?
무역문제를 안보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특히 이해하기 어렵다. 큰 문제는 작게 만들고 있던 문제도 없게 해야 국민들이 편히 살 수 있는 것 아닌가?
동맹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안보능력을 강화해야 평화체제도 구축된다고 믿는다.
▲'민족' 개념으로 '국가'를 통치한다는 우려도 있다. 안보라는 관점에서 어떤 문제가 있나?
안보는 국가단위로 이뤄지는 행위다. 우리 군이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대상은 (국가)주권, 국민, 국토다. '민족'의 개념이 안보에 섞이면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우리가 전시에 갖춰지는 체제는 이민족과의 연합체제다. 한미연합과 유엔도 다 같다. 우리 국민들 안에도 이제는 다른 민족들이 많아지고 있다.
◇김태영 한국전쟁기념기념재단 이사장 약력 ;
육군사관학교 29기,육군 수도방위 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육군 대장, 육군 제1야전군 사령관, 제 34대 합동참모본부 의장 , 제 42대 국방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