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빈 살만 왕세자 회동 '양국 경제 리더 위상 제고'...사우디 석유시설 피폭 후 협력방안 논의

- 지난 6월, 왕세자 방한 때 승지원서 면담 이후 3개월 만에 사우디 현지 회동 - 스마트시티 협력 방안 가속화...사우디 국가개혁 정책 ‘비전 2030’ 참여 확대  

2019-09-19     박근우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부총리 겸 에너지부 장관)와 다시 만났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때 회동한 후 3개월 만이다.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가 이어지면서 이 부회장의 글로벌 위상과 민간 외교관 역할로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7일(현지시각) 리야드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기술, 산업, 건설,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동에는 사우디의 정부 관계자들도 배석했다. 사우디와 삼성그룹 간 다양한 협력 기회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신재생에너지 등을 육성하는 국가개혁 정책인 ‘비전 2030’을 주도하고 있는 차세대 리더다. 

이재용

우리나라 재계의 중심 인물과 사우디 경제를 이끄는 리더의 만남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 부회장이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양국 경제 협력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아람코 석유시설 피폭의 바쁜 상황에서도 이 부회장을 만난 것은 삼성전자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6월 말 방한했을 때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5대 그룹 총수들과 만나 글로벌 경제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투자를 당부한 바 있다. 

승지원 만남은 빈 살만 왕세자 요청으로 이루어졌고 5대 그룹 총수 회동 이후 두 사람 사이에 별도 면담이 이루어졌다.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 관계사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예멘 반군에 의한 사우디 석유시설이 공격당한 직후 사우디 건설 현장으로 급거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남이 예고된 바 있다. 빈 살만 왕세자로서는 위기 때 찾아온 이 부회장의 위로와 협력이 큰 힘이 될 수 있던 시점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며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삼성이 사우디 스마트시티 협력은 물론 석유시설 재건 등에 참여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