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광주銀 ‘6% 고금리’ 여행적금 상품 뜯어보니...'까다로운 카드실적' 조건

연 2000만원 신용카드 사용 또는 항공권·해외 결제 조건 맞춰야 최대 금리

2019-09-06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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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높은 금리의 적금 상품을 찾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흐름을 깨고 우리은행과 광주은행에서 최고 6% 금리 상품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높은 카드 실적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각 사에 따르면 광주은행의 ‘제주항공적금’과 우리은행의 ‘우리 여행적금2’는 최고 연 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두 상품 모두 기본금리는 1.8%이지만 우대금리 4.2%포인트를 적용받으면 총 6%의 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를 모두 챙겨도 최고 금리가 4% 이상인 상품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이들 상품은 출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우리 여행적금2’의 지난해 버전인 ‘우리 여행적금1’은 출시 3개월 만에 10만좌를 돌파했고 7개월 만에 20만좌 완판 기록을 세웠다. 우리은행은 우리 여행적금1과 동일한 금리에 호텔, 데이터로밍 혜택을 추가해 우리 여행적금2를 출시했다.

문제는 두 상품 모두 까다로운 카드 실적 조건을 내걸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카드로 한 달에 160만원 이상 사용해야하거나 정해진 곳에서 실적을 채워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우대금리를 모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금리를 챙기려다 돈을 더 많이 쓰게 된다는 지적이다.

광주은행이 제주항공과 손잡고 지난 6월 17일 출시한 ‘제주항공적금’은 광주은행 신규고객일 경우 0.3%포인트, 제주항공 회원일 경우 0.5%포인트를 지급하며 카드실적에 따라 나머지 3.4%포인트를 지급한다.

본인명의의 광주카드로 결제한 금액 20만원 당 0.1%포인트씩 지급하기 때문에 실적산정기간에 총 680만원을 써야 카드실적에 따른 3.4%포인트를 모두 받을 수 있다. 실적산정기간은 가입일의 1달 전부터 만기일 전전월말까지다. 예를 들어 9월 6일에 상품에 가입한 경우 2019년 8월 6일부터 2020년 7월 31일까지가 실적산정기간이다.

게다가 실적으로 인정되는 금액은 해외이용액과 제주항공 항공권 결제금액이다. 결국 약 1년간 680만원을 해외에서 쓰거나 제주항공 항공권 결제로 사용해야 우대금리 3.4%포인트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의 ‘우리 여행적금2’도 우대금리를 모두 받기 위해서는 카드실적이 필요하다. 상품가입 기간이 12개월인 경우 우리카드의 ‘유니마일’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고 해당 카드로 총 2000만원을 사용해야 우대금리 3.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한 달 기준으로 계산하면 우리카드의 유니마일 카드로만 매달 약 167만원을 사용해야하는 실적이다.

또 우리카드로 통신료, 아파트관리비 등을 자동이체한 실적도 있어야 0.5%포인트를 추가로 받아 최대우대금리 3.5%포인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유니마일 카드가 없는 경우에는 동일한 조건이라도 최대우대금리는 1%포인트 낮은 2.5%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