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 시장규모 ‘차세대 연료전지 핵심소재’ 국산화 성공

화학연, 기술 이전...하반기 상용제품 나올 듯

2019-07-29     정종오 기자
바인더.[사진=화학연]

국내 연구팀이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 핵심소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에 직면해 핵심소재 국산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는 기존 양이온 교환막 연료전지와 비교했을 때 제조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차세대 연료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선진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관련 상용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이장용 박사팀은 차세대 연료전지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에 쓰이는 음이온 교환 소재(바인더와 분리막)의 제조 기술을 개발해 국내 기업인 SDB(대표 김호선)에 이전했다.

이번에 개발된 음이온 교환 소재는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AEMFC)에 쓰는 전극 바인더와 분리막이다. 연료전지에서 바인더는 분말 가루 형태의 전극을 단단히 결합하고 전극층 내부에서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채널을 형성한다. 분리막(이온교환막)은 고체 전해질로 양극에서 음극으로 음이온(수산화이온)을 선택적으로 이동시키는 채널 역할을 한다.

현재 산업계에서는 양이온 교환막 연료전지(PEMFC) 성능과 내구성이 우수해 많이 쓰이는데 촉매로 값비싼 백금을 사용하다 보니 가격이 비싼 게 흠이었다. 실제 백금 촉매가 양이온 교환막 연료전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이에 반해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AEMFC)는 니켈과 구리 등 비귀금속계 촉매를 사용해 제조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관련 기술은 연료전지뿐 아니라 수처리, ED(Electro Dialysis, 전기투석) 시스템에도 활용될 수 있어 산업계 관심이 높다. 핵심소재인 음이온 교환 소재(바인더와 분리막)의 성능과 내구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화학연 연구팀은 기존 상용 음이온 교환 소재의 성능과 내구성을 한층 개선했다. 이온전도도는 3배 이상, 화학 안정성도 높아졌다.

에너지 조사기관 ‘네비건트 리서치’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이온교환막 연료전지 시장규모는 2024년 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온교환 소재(바인더와 분리막) 시장은 전체의 10%인 1조5000억 원 정도로 전망된다.

이장용 박사는 “연료전지의 소재 시장이 전체의 10%나 되는 것은 매우 큰 규모”라면서 “이번 기술 이전을 계기로 SDB와 함께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음이온 교환 소재를 상용화시키고 가격을 낮추기 위한 원천 기술 연구 개발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