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한일 갈등, 국내은행 일본계 외화차입금 10조...은행권 예의주시

2019-07-21     박소연 기자
(사진=연합뉴스)

 

국내은행의 일본계 외화차입금이 10조 규모인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리스크 점검에 돌입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한일 갈등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중소·중견기업의 부실징후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사전 여신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수출제한 품목의 추가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산업의 익스포저(위험노출도)를 점검하면서 환율변동에 대한 엔화 유동성 모니터링에 들어간 상황이다.

일본과의 네트워크가 다양한 신한금융그룹은 현 상황에서 그 역할에 관심이 주목된다. 신한금융그룹에서 재일교포 대주주들은 지분의 약 지분 17~20% 규모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18년 이상을 일본에서 지낸 인물로 ‘일본통’으로도 불린다. 신한금융그룹은 한국계 은행 중 유일하게 일본에 법인을 두고 있고 자회사인 SBJ은행을 통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지난달 보유하고 있던 KB금융지주 지분 0.53%(200만주)을 모두 처분해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SMBC는 2007년 KB국민은행과 업무제휴 협약을 맺었으며 2008년 KB국민은행이 보유한 KB금융지주 지분 2%인 440만주를 약 2000억원 규모로 매입해 2015년 220만주를 매각했다. 이번에 매각한 지분은 그 나머지로 블록딜 방식을 통해 약 990억원 규모로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일본계 외화차입금은 92억6000만달러(약 10조6000억원)로 전체 외화차입금의 6.6% 규모로 집계됐다.

6월 중 외화유동성비율(LCR)은 111.2%(잠정)로 규제비율인 8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외화여유자금은 292억달러를 나타내 3개월 내 만기도래 외화차입금(225억달러)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일본이 금융보복에 나서는 경우에도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18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우리 금융 부문은 전반적으로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 않고 대체 가능성이 높으며, 외화 보유액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본 측이 금융분야 보복조치를 부과하더라도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일본계 자금의 신규 대출이나 대환이 거절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할지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금융위, 금융감독원 등이 TF 등을 운영하며 1분기 자금의 만기도래 현황 등 제반 상황을 점검하고 컨틴전시 플랜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