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우디 10조 경제협력 MOU 체결…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등 참석 '신산업 모색'

- 사우디 산업구조 개편 중점 협력국 '형제 국가'…조선·자동차·석유화학 MOU 10건 체결

2019-06-26     박근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34) 왕세자 겸 부총리와 회담을 한 후 양국은 10조원 규모의 경제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날 공식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 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해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공식환영식을 진행한 뒤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하며 “사우디는 우리의 제1위 원유 공급국이자 제1위 해외건설 수주국이고, 또한 중동 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일 뿐만 아니라 최대의 대(對)한 투자국”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기존의 건설ㆍ에너지 분야를 넘어서 정보통신기술, 스마트 인프라 등 신산업 분야, 그리고 국방·방산 등 전략적 분야, 보건ㆍ의료ㆍ교육 등 민생과 직결된 분야 등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빈 살만 왕세자는 “양국 간의 관계는 역사적이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양 국민들 간에 오랫동안 이어져 왔던 그런 형제의 관계가 있다”며 “양국 간 기업들이 활발한 활동을 통해서 부가가치를 서로 창출할 수 있는 그러한 전략적이고도 중요한 협력 관계를 계속해서 구축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회담에 이어 양국은 자동차 분야와 수소경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부 간 양해각서(MOU) 2건을 체결했다. 

정부 간 MOU 외에 에쓰오일, 현대중공업, SK, 한국석유공사 등 국내 기업과 사우디 왕립기술원,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사우디 석유화학기업 AGIC 등 사우디 기업 간 10조원 규모(83억 달러)의 MOU 및 계약 체결 8건도 이뤄졌다.

이날 청와대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사우디가 석유산업을 대체할 성장산업을 찾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다양하게 논의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과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신산업·수소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은 앞서 아람코가 5조원을 투자한 에쓰오일 석유화학 공장준공 이외에 쌍방간에 약 83억달러(약 9조6천억원) 규모의 양해각서 및 계약 10건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우디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칼리드 알팔리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과 자동차 및 수소경제 분야에 관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향후 친환경 및 내연기관 자동차, 수소에너지 공급망 확보, 수소 연료전지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중동시장 진출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부간 협력외에 에쓰오일,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SK, 현대차,한국석유공사, 로봇산업진흥원 등 국내 기업 및 유관기관들도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등과 MOU 및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석유 및 석유화학, 선박, 로봇 등 분야에서 투자·기술 협력기반을 마련했다.

앞서 사우디 투자청도 이날 대한상의, 코트라(KOTRA) 등과 기업인 행사를 개최하고 제조·에너지 등 분야에서 기업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한국과 사우디 간 ‘비전 2030’의 협력사업을 이행하고 점검할 ‘비전 실현 사무소(VRO)’를 내년 1분기까지 서울에 개소한다고 밝혔다.

비전 2030은 빈 살만 왕세자 주도하에 사우디 산업구조를 석유 위주에서 탈피해다각화하려는 경제정책으로 한국은 중점 협력국으로 선정됐다.

현재 제조·에너지, 디지털화·스마트인프라, 역량강화, 보건·생명과학, 중소기업·투자 등 5대 분야에서 자동차, 선박, 신재생, 건강보험, 중소기업 육성 등 40여개의 협력사업을 추진 중이다.

성윤모 장관은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과 사우디 양국은 조선, 석유화학 등 제조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로봇·친환경 자동차 등 고부가 가치 신산업 분야와 수소에너지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