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전면 파업 "도둑 주총 반대"...현장실사단 대화 요구 "매각 철회 없이는 거부"

노조집행부 몸에 쇠사슬 감고 시민대책위와 출입문 봉쇄

2019-06-03     박근우 기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이 노조 측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전면 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산업은행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현장실사단은 3일 오전 9시 20분경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 도착하고 진입에 앞서 정문을 봉쇄하고 있는 노조에 대화를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매각 철회 조건이 없다면 실사단과 접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날 현장실사단은 버스 1대를 타고 옥포조선소 정문에서 수십m 떨어진 곳에 도착했다.

현장실사단은 대우조선 관계자를 통해 노조 측에 계속 대화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노조의 정문 봉쇄에도 불구하고 "실사는 예정대로 할 예정"이라며 "상황을 봐서 이후 판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회사측과 노조측은 평행선을 달리며 최악의 경우 폭력 충돌도 예상된다. 노조원 일부는 서로의 몸을 쇠사슬로 연결하고 강력 대치에 나섰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달 31일 회사의 법인분할(물적분할)을 결정한 임시 주주총회를 ‘도둑 주총’으로 규정하고, 원천 무효를 주장하기 위한 8시간 전면 파업에 3일 오전 8시30분부터 돌입했다.

이날 현장에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와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소속 시민단체 회원 등 노조 추산 400여명이 모여 현장실사단 진입을 막고 있다.

노조 측은 정문뿐 아니라 동문·남문 등 5곳에도 분산 배치돼 현장실사단 진입을 저지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실사단 내부 진입 과정에서 노조와 충돌을 우려해 10개 중대 500여명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태는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라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