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채소가격 하락에 3월 물가 0.4%↑, '32개월만에 최저'..."최근 물가 대폭 상승과 비교해야"
지난 3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16년 7월 이후 2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소류와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무상급식 시행 여파로 서비스 물가 상승폭도 둔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은 생활물가는 전년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다만 최근 2년간 음식가격, 교통비 등 대폭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민 L모씨는 "4000~5000원하던 점심식사가 7000~8000으로 올랐는데 이미 오를거 다 오르고나서 안올랐다고 하는 통계냐"라고 비판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4% 올랐고, 2월보다는 0.2% 하락했다.
2016년 7월 이후 2년 8개월만에 최저치이며, 이보다 낮았던 때는 0.3%를 기록한 1999년 7월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0.8%)과 2월(0.5%)에 이어 3개월 연속 0%대다. 지난 2016년에도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인 이후 최장 기간 기록이다.
국제유가가 오름세긴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유류세 인하가 시행되고 있어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것이 영향이 컸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6% 하락했다. 전달보다는 1.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휘발유(-12.6%), 경유(-7%), 중형승용차(-7.8%), 자동차용LPG(-6.9%)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에 이어 채소류 가격이 안정적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농축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는데, 특히 채소류 가격이 같은 기간 12.9% 떨어졌다. 채소류 가격은 전달보다도 6.3% 내렸다.
품목별로는 배추(-46.4%), 무(-51.5%), 양파(-30.3%), 파(-30.6%), 호박(-30%)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서비스 물가도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전년비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00년 2월 0.8% 상승한 이후 19년 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달보다는 0.1% 하락했다.
공공서비스의 경우 전년비 0.3% 하락했고, 전달보다도 0.2% 떨어졌다. 휴대전화료(-3.2%)와 입원진료비(-1.7%)가 전년보다 내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개인서비스는 전년비 2.3% 상승했고 전월비로는 0.2% 하락했다.
충남 등 일부 지자체에서 무상급식을 시행한 여파로 학교급식비(-41.3%)가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했고, 병원검사료(-16.5%), 치과보철료(-3.1%), 해외단체여행비(-1.3%) 등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류와 채소류 가격이 하락하고 일부 지자체에서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여파로 서비스 물가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고 5월 초 유류세 인하 시한이 끝나면 하반기부터는 물가가 상승할 여지가 있지만, 무상급식이 다른 지자체에서도 확산될 경우 하락 변수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0.4% 상승했다. 건축물청소(2.5%), 건설엔지니어링(2.6%) 등 사업서비스가 0.8% 오른 영향이 컸다. 올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영향이 컸다는 것. 이외에 금융및보험, 음식점및숙박도 각각 0.5%, 0.3% 올랐다.
따라서 이번 통계청 발표는 최근 2년간 음식점, 교통비 등 물가가 대폭 상승한 것을 반영하면 단순히 3월 비교만으로 물가가 낮다고 할 수는 없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 통계청의 발표가 연간 기준 비교 등과 함께 나와야 착시현상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