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채소가격 하락에 3월 물가 0.4%↑, '32개월만에 최저'..."최근 물가 대폭 상승과 비교해야"

2019-04-02     박근우 기자

지난 3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16년 7월 이후 2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소류와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무상급식 시행 여파로 서비스 물가 상승폭도 둔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변동성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비 0.8% 상승했다. 2000년 2월 0.8% 상승한 이후 무려 19년 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은 생활물가는 전년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다만 최근 2년간 음식가격, 교통비 등 대폭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민 L모씨는 "4000~5000원하던 점심식사가 7000~8000으로 올랐는데 이미 오를거 다 오르고나서 안올랐다고 하는 통계냐"라고 비판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4% 올랐고, 2월보다는 0.2% 하락했다.

2016년 7월 이후 2년 8개월만에 최저치이며, 이보다 낮았던 때는 0.3%를 기록한 1999년 7월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0.8%)과 2월(0.5%)에 이어 3개월 연속 0%대다. 지난 2016년에도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인 이후 최장 기간 기록이다.

국제유가가 오름세긴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유류세 인하가 시행되고 있어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것이 영향이 컸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6% 하락했다. 전달보다는 1.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휘발유(-12.6%), 경유(-7%), 중형승용차(-7.8%), 자동차용LPG(-6.9%)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에 이어 채소류 가격이 안정적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농축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는데, 특히 채소류 가격이 같은 기간 12.9% 떨어졌다. 채소류 가격은 전달보다도 6.3% 내렸다.

품목별로는 배추(-46.4%), 무(-51.5%), 양파(-30.3%), 파(-30.6%), 호박(-30%)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서비스 물가도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전년비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00년 2월 0.8% 상승한 이후 19년 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달보다는 0.1% 하락했다. 

공공서비스의 경우 전년비 0.3% 하락했고, 전달보다도 0.2% 떨어졌다. 휴대전화료(-3.2%)와 입원진료비(-1.7%)가 전년보다 내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개인서비스는 전년비 2.3% 상승했고 전월비로는 0.2% 하락했다.

충남 등 일부 지자체에서 무상급식을 시행한 여파로 학교급식비(-41.3%)가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했고, 병원검사료(-16.5%), 치과보철료(-3.1%), 해외단체여행비(-1.3%) 등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류와 채소류 가격이 하락하고 일부 지자체에서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여파로 서비스 물가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고 5월 초 유류세 인하 시한이 끝나면 하반기부터는 물가가 상승할 여지가 있지만, 무상급식이 다른 지자체에서도 확산될 경우 하락 변수가 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0.4% 상승했다. 건축물청소(2.5%), 건설엔지니어링(2.6%) 등 사업서비스가 0.8% 오른 영향이 컸다. 올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영향이 컸다는 것. 이외에 금융및보험, 음식점및숙박도 각각 0.5%, 0.3% 올랐다. 

따라서 이번 통계청 발표는 최근 2년간 음식점, 교통비 등 물가가 대폭 상승한 것을 반영하면 단순히 3월 비교만으로 물가가 낮다고 할 수는 없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 통계청의 발표가 연간 기준 비교 등과 함께 나와야 착시현상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