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건면' 환영하며 '오뚜기' 소환한 '풀무원'의 속내는?
건면 시장 확대 계기 마련 호재로 받아들여... 시장 이끌어 온 '자신감' 피력
최근 서울 주요 시내버스 정류장에 게재된 특이한 광고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Welcome! 신나면 건면’이라는 제목으로 “‘신나면 건면’ 출시로, 대한민국 라면 시장이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라면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오뚝이가 함께 하실 차례입니다.”라는 문구로 구성됐다.
이 광고를 낸 곳은 풀무원. 광고 하단에 “국가대표 생라면 풀무원 생면식감으로부터”라고 자신을 밝히고 있다.
이 광고는 정확한 명칭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라면 시장 1위인 농심이 ‘신라면 건면’으로 건면 시장(풀무원 표현으로 ‘생라면’)에 온 것을 환영하며, 업계 2위인 오뚜기도 건면을 출시하라는 요구가 담겨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 광고가 건면 시장의 원조는 풀무원이라는 자부심의 표현이며, 업계 1, 2위를 언급하면서 풀무원의 위상을 이들과 동일시하는 ‘귀여운 도발’이라고 호평했다.
풀무원의 이 광고를 접한 농심 관계자는 “기분 나쁘지 않았다”면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함께 건면 시장을 키워 나갔으면 좋겠다”며 쿨 하게 반응했다. 그러면서도 “풀무원 대응 광고를 낼 생각은 없다”면서 확전을 꺼렸다.
오뚜기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오뚜기 본사 사옥 앞 버스정류장에도 붙은 풀무원 광고 에 대해 “재미있는 광고”라면서도, “기존 컵누들을 제외하고는 아직 건면시장에 추가로 진출할 계획은 없으며, 농심과 풀무원이 건면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지지부진했던 건면 시장을 현재까지 이끌어왔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2011년 라면 시장에 진출한 ‘막내’인 풀무원은 경쟁이 치열한 유탕면 보다 튀기지 않은 건면(생면)에 집중했다. 라면 브랜드도 ‘생면식감’으로 정해 건면 시장이 1000억원대를 돌파하는 주역이라는 자부심으로 무장해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건면 시장의 절반가량은 농심이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풀무원이 30% 가량을 점유하고, 오뚜기가 20%로 뒤를 따르고 있다. 전체 라면시장 순위에서는 뒤로 밀려있는 풀무원이 건면에서는 자부심을 가질만한 수치다.
풀무원이 이렇게 재기 넘치는 광고를 낸 것에 대해 라면 업계에서는 약간 의외라는 반응이다. 풀무원은 ‘바른 먹거리’라는 컨셉으로 마치 공익광고를 연상케 하는 홍보전략을 견지해왔다. 실제로 이 광고를 기획했을 때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고 한다.
풀무원 관계자는 “경쟁사의 ‘괄도네넴띤’처럼 이 광고도 젊은 소비자가 많은 라면 업체니까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처음에는 경영진을 설득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비하하는 의미가 아닌 건면 시장의 성장을 도모하자는 의미로 설득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4월 12일까지 53개 버스정류장에서 볼 수 있는 이번 광고가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판단을 내리고 후속 광고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괄도네넴띤과 풀무원 옥외 광고 등의 펀‘Fun' 마케팅이 치열한 라면업계 경쟁 가운데 소비자로 하여금 작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