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이슈] 현대엔지니어링 몸값 10조라는데…전문가들 "'청약 광풍' 이후를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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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이슈] 현대엔지니어링 몸값 10조라는데…전문가들 "'청약 광풍' 이후를 생각해야"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4.29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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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장 기업 몸값 급등, 배경에는 공모주 투자 열기
- ‘몸값 10조’ 현대엔지니어링, 적정 가치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 나와

조 단위의 몸값을 가진 대어들이 잇달아 IPO(기업 공개)를 추진하며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업계에서는 IPO 열풍을 이끄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실제보다 고평가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거품’ 낀 기업가치에 현혹돼 '추종 매수'를 할 경우 손해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몸값 10조원을 평가받는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회사는 IPO를 앞두고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에 비해 크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의 두 배(?)…PBR 밸류에이션은 6조에서 7조 남짓

이달 초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힌 현대엔지니어링의 장외시장 기업가치는 10조6334억원이다.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건설사 가운데 건설·패션·상사 등을 아우르는 삼성물산을 제외하면 시가총액이 가장 큰 종목은 현대건설로 5조7905억원 규모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장외시장 기업가치가 현대건설의 두 배라는 것이다.

건설·플랜트 기업은 자기자본에 동종업계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하는 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다. 현재 코스피에서 상장한 건설사의 PBR은 1배 안팎이다.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삼성엔지니어링의 PBR은 1.8배다.

비교 피어그룹의 범위를 설계 기업까지 넓히면 멀티플은 조금 더 높아지는데 건설·엔지니어링 상장사 7곳의 평균 PBR은 약 1.88배다.

현대 엔지니어링의 2020년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3조5581억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PBR 1.8배를 적용해도 기업가치는 최대 6조3691억원에 불과하다. 1.88배를 적용해도 6조~7조원 수준에 머문다. 현재 장외에서 거론되는 몸값 대비 3조원에서 4조원가량 적은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어 현대엔지니어링이 추후 어떤 방향으로 사업 진행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건설 종목 치고 높게 평가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 열광하는 IPO 대어들, 기업가치 ‘거품’ 우려도 나와…투자에 유의해야

IPO를 추진하는 기업의 몸값이 동종업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지나친 고평가 현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과 공모주 투자 열기가 비상장 기업의 몸값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장한 기업은 총 27개인데 시가총액 가중 기준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82.6%에 달한다”며 “투자자들이 비상장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IR업계 관계자는 “최근 IPO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분위기를 타서 지금 시즌에 IPO를 추진하려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공모주 청약 광풍'이 IPO 추진 기업의 몸값을 올린 만큼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김 연구원은 “연초대비 코스피가 11.9%, 코스닥이 5.4% 오를 때 비상장기업 지수는 37.1% 올랐다”며 “비상장 기업에 대한 열기가 높아지며 높은 멀티플을 받아 상장 이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장외시장 열기가 뜨거워지며 IPO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고평가된 수치에 혹해 추종 매수를 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평가된 주가는 상장 이후 조정을 받기 때문에 상장 후 시초가 이하의 가격대를 형성하게 된다는 얘기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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