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혁신②] 'OLED'가 여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새 지평…화질 넘어 새로운 폼팩터·전력 효율화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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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혁신②] 'OLED'가 여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새 지평…화질 넘어 새로운 폼팩터·전력 효율화로 승부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4.28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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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 기존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구조 상 얇고 소비전력 줄일 수 있어
- 플렉시블 OLED 통해 폴더블폰, 롤러블폰 등 새로운 폼팩터 스마트폰 개발 가능
- 화질 상향평준화 시대 접어들어…더 뛰어난 소비 전력 효율, 높은 주사율 등이 중요해져

스마트폰은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삼성·애플 등 선두권 스마트폰 업체들은 물론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의 후발주자들까지. 모든 업체가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전에 없던 기능과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폰의 혁신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분야는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다. 기술의 발전만큼 빠르게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기 위해 스마트폰 업체들은 더 선명한 화질의 디스플레이, 뛰어난 성능의 카메라 렌즈를 추구해왔다. 동시에 모바일 프로세서와 네트워크 시스템의 진화로 누릴 수 있게 된 콘텐츠 부문도 눈부신 성장세를 이룩했다. 

카메라, 디스플레이, 그리고 콘텐츠를 중심으로 최근까지 스마트폰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기대와 반향을 일으킨 혁신을 3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주(註)>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 2'. [사진=삼성전자]

현재 TV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와 OLED로 양분화되어 있듯이,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 또한 크게 LCD와 OLED로 나눌 수 있다. 과거에는 LCD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의 주를 이루고 있었으나 점차 OLED로 대체되는 형국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패널 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2019년 LCD가 40%, OLED가 31% 였으나, 지난해에는 LCD가 38%, OLED가 33%로 격차가 좁혀졌다. 올해는 LCD가 34%, OLED가 38%로 패널 간 점유율이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올해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7.9% 상승한 280억 달러(한화 약 31조1200억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또한 "5G 스마트폰에서 플렉시블 OLED 패널 사용량이 늘고 평면 스마트폰에서도 기존 LCD 대신 OLED를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OLED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OLED 패널은 LCD와 달리 백라이트 없이 화소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완벽한 검정색 표현이 가능해 더 선명한 명암비를 구현한다.

또한 OLED는 특정 소자만을 켜는 것이 가능해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극소량의 전력으로 날짜, 시간 등을 표시하는 'Always On Display(AOD)' 기능을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LCD는 백라이트를 켜야 하는 구조 상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어렵다.

OLED와 LCD 디스플레이 패널을 비교한 이미지. OLED 디스플레이의 경우 LCD에 비해 훨씬 얇은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OLED가 스마트폰 혁신의 원동력…폴더블·롤러블 넘어 투명폰까지?

현재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 패널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 또한 OLED 패널 도입을 앞당기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패널은 말 그대로 휘어질 수 있는 패널로, 기존 유리 기판 대신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해 유연성을 갖췄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갤럭시 S 시리즈 제품에 자주 채택해 온 '엣지 디스플레이(모서리 부분이 곡선으로 휘어 있는 디스플레이)'도 플렉시블 OLED 패널의 일종이다. OLED는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아 LCD에 비해 더 얇으면서도 가벼운 패널을 구현할 수 있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패널에 적합하다.

플렉시블 OLED 패널은 휘어질 수 있다는 특성을 통해 다양한 폼팩터(기기의 형태)의 스마트폰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현재 삼성전자가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폴더블폰, LG전자가 세계 최초 출시를 계획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롤러블폰도 모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기반으로 한다.

지난 2017년 자사 최초로 OLED 스마트폰 '아이폰X'를 발표했던 애플도 최근 OLED 패널을 통한 폴더블폰 개발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OLED 패널의 경우 LCD에 비해 얇은 구조를 가지고 전력 소모가 적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적합하다"며 "최근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가는 폴더블폰은 물론 롤러블폰, 투명 디스플레이폰 등 스마트폰의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필수적인 제품"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네덜란드 IT 전문 외신 렛츠고디지털은 삼성전자가 미국특허청(USPTO)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투명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특허를 등록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삼성의 투명 스마트폰 렌더링 이미지. [사진=렛츠고디지털]

화질은 이제 기본…전력 효율화, 주사율 등이 '승부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이미 상향평준화 단계에 다다른 지 오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A32', 샤오미의 '홍미노트 10' 등 30~40만원 대의 보급형 라인업에서도 FHD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서 해상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점은 갤럭시S21 시리즈와 아이폰12 시리즈의 판매 실적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의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의 해상도를 전작 갤럭시S20(QHD)보다 낮게 설정하고도 더 많은 판매량을 올렸으며, 아이폰12 시리즈도 프로맥스를 제외한 모델이 FHD+급 해상도임에도 전 세계에서 흥행을 일으켰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승부처는 주사율, 소비 전력 등의 분야로 넘어갔다.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 업계의 선두주자인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는 현재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TPO는 기존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사용되던 저온폴리실리콘(LTPS)의 일부 트랜지스터를 옥사이드로 대체해 누설 전류를 차단한 디스플레이다. LTPS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낮아 120Hz의 고주사율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부터 LTPO 패널 양산에 들어가 '갤럭시노트20' 울트라 모델에 처음 적용했다. 지난해 8월에는 최대 22%까지 낮출 수 있는 '어댑티브 프리퀀시(Adaptive Frequency)'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다. 어댑티브 프리퀀시는 소비자의 사용 환경에 맞춰 디스플레이의 주사율을 조정해 전체 소비전력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이어 삼성전자의 신형 플래그십 '갤럭시S21' 울트라 모델에 해당 기술을 적용했으며, 지난달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OPPO)와 원플러스에 LTPO 패널을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전작 대비 발광 효율을 개선한 OLED 신규 유기재료를 사용해 소비전력을 16% 이상 낮출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도 개발해냈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에 공급하는 아이폰용 LTPO OLED 패널을 늘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경기도 파주 E6-1 및 E6-2 생산라인에 LTPO 장비를 추가로 공급해 내년까지 원판 투입 기준 월 2만5000장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게임이 고사양화됨에 따라 게임을 보다 몰입감있게 즐길 수 있는 주사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0'부터 최대 120Hz의 화면 주사율을 지원하고 있으며, 게이밍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최대 144Hz의 주사율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추세다.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까지 기술적 한계로 60Hz의 주사율만을 지원했으나, 차기 아이폰부터는 주사율을 120Hz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IT 전문 매체 테크레이더는 지난 1월 "애플은 올해 차세대 아이폰으로 '아이폰13 프로'와 '아이폰13 프로 맥스'를 출시한다"며 "이 제품에 120헤르츠의 화면주사율을 지원하는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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