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귀국한 롯데 신동빈의 행보...이베이코리아 인수와 롯데온 살리기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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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귀국한 롯데 신동빈의 행보...이베이코리아 인수와 롯데온 살리기 나서나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1.04.26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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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소송서 승소... 롯데어워드 시상으로 국내 일정 시작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첫 발” 내딛은 직원들 격려... 혁신과 변화 중요성 강조
'롯데온' 초기 불안정 인정... 롯데쇼핑에 자금 공급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준비
신동빈 롯데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하 전 부회장)과의 소송에서 승소하며 부담 없이 한국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도쿄지방법원은 지난 22일 열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신동빈 롯데홀딩스 회장의 상임이사 해임 소송재판에서 "신동빈 회장의 유죄 판결을 롯데홀딩스가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사 선임을 했으므로 결격 사유 또는 해사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지의 판결을 내려 신동빈 회장의 이사 자격을 유지했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 롯데 경영권 도전 방어에 또다시 성공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향후 행보는 알 수 없지만, 당분간 경영권 다툼을 이어갈 동력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신동빈 회장의 부담은 한결 가벼워졌다.

‘2021 롯데 어워즈’ 시상식 기념촬영 모습. (왼쪽부터)롯데칠성음료 박윤기 대표이사, 롯데 신동빈 회장, 롯데칠성음료 생수지원팀 박원 매니저.[사진=롯데지주]
‘2021 롯데 어워즈’ 시상식 기념촬영 모습. (왼쪽부터)롯데칠성음료 박윤기 대표이사, 롯데 신동빈 회장, 롯데칠성음료 생수지원팀 박원 매니저.[사진=롯데지주]

 

코로나19와 구조조정에 지친 직원들 격려... 신동빈 소통 행보 ‘눈에 띄네’

약 두 달의 일본 일정을 마무리하고 4월 초순 한국으로 귀국한 신동빈 회장은 자가격리 후 첫 공식 일정으로 ‘롯데어워즈’를 택했다.

롯데어워즈는 롯데그룹의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한 팀을 시상하는 것으로 롯데가 그동안 영업, 마케팅 등 직무별로 진행했던 개별 시상식을 통합해 올해 첫 시상식을 진행했다.

23일 진행된 롯데어워즈 대상은 국내 최초로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생수 제품 ‘아이시스 ECO’를 발매하며 친환경 패키징 문화를 선도한 롯데칠성음료 생수지원팀에 돌아갔다. 또 최우수상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부 PC중합팀, 롯데홈쇼핑 마케팅팀, 롯데렌탈 그린카 브랜드파트 등 3개사에 주어졌다.

신동빈 회장은 상을 시상하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첫발을 내딛고 묵묵히 걸어온 여러분의 여정을 지켜봤다”며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과 동료를 믿고 치열하게 도전한 끝에, 새로운 변화를 일궈낸 여러분이 롯데의 자긍심이고 희망”이라고 말했다.

롯데와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첫 공식 일정으로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택한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26일 녹색경제신문에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저하와 구조조정 등으로 사기가 저하된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사기를 진작시키는 행보”라고 신 회장의 첫 일정을 평가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신 회장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강조한 것은, 앞으로도 롯데가 변화를 중요시한다는 점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온이 26일부터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온세상 새로고침' 행사를 열고 대규모 할인 행사 및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반격에 나선다. [사진=롯데온]
롯데온이 26일부터 출범 1주년을 기념해 '온세상 새로고침' 행사를 열고 대규모 할인 행사 및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반격에 나선다. [사진=롯데온]

 

롯데쇼핑에 이베이코리아 인수자금 실탄 공급... 1주년 맞은 롯데온 강화 ‘투 트랙’

신동빈 회장의 귀국 이후 롯데그룹의 행보는 빨라졌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선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지분 15% 전량을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대금은 8300억원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에도 롯데리츠에 부동산들을 양도하며 7300억원을 마련했다. 기존 롯데쇼핑의 현금성 자산(약 1조 9000억원)까지 합치면 약 2조 7000억원의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실탄을 마련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이 자금을 다음 달 14일로 예정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약 5조원 가량으로 전망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롯데쇼핑과 신세계 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 4개사가 예비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적어도 다른 기업에 자금력으로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4개 사 중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던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이커머스에서도 네이버와 쿠팡에 뒤지지 않는 ‘빅 플레이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강희태 부회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방침’을 천명한 것은 신 회장과의 교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며,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본부장을 롯데온 대표로 영입한 것 또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빈 회장의 이커머스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함께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과의 시너지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롯데그룹 모두의 기대를 받으며 출범한 ‘롯데온’은 사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새로 부임한 나영호 롯데온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물론, 롯데온의 정상화도 추구하는 ‘투 트랙’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롯데온은 출범 1주년을 맞아 ‘반격’을 준비했다. 2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온세상 새로고침'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만여 개 셀러가 참여하며,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온은 상품과 혜택, 서비스 등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의미로 행사명을 '롯데온세상 새로고침'으로 결정하며, 반성과 반격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귀국 및 공식일정 시작과 맞물리며, 롯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롯데의 진정한 2021년은 지금부터 시작된 셈이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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