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와 사용자 사이에서 소통과 신뢰가 깨지면?..."게임 몰락과 주가 하락"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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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와 사용자 사이에서 소통과 신뢰가 깨지면?..."게임 몰락과 주가 하락" 결론
  • 이준혁 기자
  • 승인 2021.04.12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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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사용자 정책으로 호평받았던 CDPR의 몰락
사용자 의견을 무시한 한 배틀필드 5

확률형 아이템과 사용자와의 소통 부재. 올해 게임업계 최대 화두 중 하나다.

온라인, 혹은 모바일 게임은 게임회사와 사용자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게임회사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캐치하여 이벤트나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하지만 사용자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잘못된 소통을 하면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해외 게임회사가 사용자의 의견을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거나 무시한 후 발생한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CDPR의 ‘사이버펑크 2077’은 여러 모로 문제가 심각한 게임이었다. PC는 최상위 기종에서나 실행할 수 있었고 콘솔 게임은 그야말로 실행만 되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CDPR은 이를 출시 전까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CDPR은 리뷰어에게 PC 버전만 제공하고 영상도 사전에 렌더링된 게임 영상만 허용했다.

사이버펑크 2077 [사진=CDPR]

결국 사용자는 제대로 된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고 게임을 구매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최적화 문제와 버그, 그리고 엉성한 게임 구성으로 사용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최대 기대작이었던 이 게임은 수많은 버그와 엉성한 마무리로 사용자들에게 맹비난을 받았고 대규모 환불 사태가 발생했다. 심지어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는 완성도 문제로 환불과 함께 삭제되기도 했다.

결국 CDPR의 주가는 게임 출시 이후 약 2주만에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게임이 출시되기 직전인 12월 4일에는 443즈워티(약 13만원)이었던 주가는 12월 21일, 257즈워티(약 7만 5000원)로 하락했다. 현재는 184즈워티(약 5만 4000원)를 기록하고 있다.

CDPR은 ‘사이버펑크 2077’을 출시하지 전까지 전 세계에서 모범이 되는 게임회사 중 하나였다. 친사용자 정책으로 극찬을 받아왔고 사용자들은 CDPR을 적극적으로 신뢰했다. 하지만 CDPR은 ‘사이버펑크 2077’의 심각한 버그와 미완성 부분에 대해 사용자에게 알리지 않았고 사용자들은 게임을 구매한 후 커다란 배신감을 느꼈다. 이제 사용자들은 CDPR에 대해 과거처럼 신뢰하지 않는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세계적 게임회사 EA도 사용자를 무시한 태도로 비난받고 대형 프로젝트를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EA를 대표하는 밀리터리 FPS인 ‘배틀필드’ 시리즈의 최신작 ‘배틀필드 5’는 잘못된 PC 사상과 개발진들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배틀필드 5’는 트레일러가 공개된 이후 사용자들은 어설픈 연출과 캐주얼한 컨셉, PC 요소를 의식한 것 같은 캐릭터 등을 지적했다.

배틀필드 5 [사진=EA]

하지만 EA는 사용자의 지적에 대해 논란이 될만한 답변을 했다. 2차 대전 전장에 여성이 있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 “못배운 사람이다. 이것은 게임이다. 당신은 우리의 사상을 받아들이거나 게임을 구매하지 않으면 된다”라고 발언했다.

결국 ‘배틀필드 5’는 출시 이후 50% 할인한 금액으로 판매해야 했다. 전반적으로 ‘배틀필드 5’는 기존 시리즈의 완성도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EA는 이 게임을 출시한 2018년,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의 확률 아이템 논란(결국은 취소)과 ‘배틀필드 5’의 기대 이하 성적으로 6개월간 주가가 4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솔게임기 엑스박스 360이 80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경쟁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3와 대등한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후속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 원은 잘못된 정책과 가격 설정으로 시작 초기부터 논란을 불러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 5월, 엑스박스 원을 공개했다. 동작 인식 카메라인 키넥트를 기본 탑재하고 TV를 엑스박스 원으로 콘트롤할 수 있다는 것이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했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전반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솔 게임기 보다 TV 셋탑박스 같은 발표를 했다. 또한 출시 전에 취소하긴 했지만 중고 타이틀에 대한 정책과 24시간 온라인 인증을 요구하는 것도 큰 논란을 불러왔다.

엑스박스원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사용자들은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에 대해 큰 비난과 우려를 나타냈고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문제가 되는 정책 일부를 취소하고 엑스박스 원을 출시했다.

그러나 키넥트를 기본 탑재한 덕에 경쟁기종보다 비싸고 성능은 떨어지며 게임 타이틀도 부족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필 스펜서로 수장을 교체했고, 이후 필 스펜서는 키넥트 기본 탑재를 취소하고 강력한 하위호환을 강조하는 한편 게임패스를 만들어 부진했던 엑스박스 원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결과적으로 엑스박스 원은 경쟁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4에 크게 밀리기는 했으나 필 스펜서가 제시한 방향성을 통해 엑스박스 브랜드를 부활시킬 수 있었다. 만약 필 스펜서가 엑스박스의 수장이 되지 않았다면 엑스박스 원은 크게 실패하고 더 이상의 엑스박스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사례 외에도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나 너티독의 ‘라스트 오브 어스 2’ 같은 논란도 있다. 이처럼 사용자의 의견과 신뢰를 무시해서 문제가 된 사례는 많이 있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법이다.
 

이준혁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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