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경실련 본부장 "SH, 땅 장사 대신 공공주택 지었다면 서울 집값 잡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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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경실련 본부장 "SH, 땅 장사 대신 공공주택 지었다면 서울 집값 잡았을 것"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3.3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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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실련 "SH, 공공주택 안 짓고 87만평 팔아 5.5조원 차익...3대특권 남용해 자기 배만 불려"
- 김헌동 "SH,서울시장 선거 관련 가장 중요한 기관...서울 집값 잡으면 전국 집값 잡힌다"
- "SH, 토지 강제 수용해 13배 가격에 팔아...3기 신도시 즉각 중단하고 공공택지 매각 당장 중단해야"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이 29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녹색경제 취재에 응하고 있다. [사진=녹색경제]

시민단체가 SH의 땅장사를 비판하며, 땅을 팔아 폭리를 취하지 않고 공공주택을 지어 분양했다면 서울 집값이 폭등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수십조원의 이익이 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은 29일 'SH 택지매각현황 실태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후 녹색경제와 직접 만나 "서울시장에게는 다른 어떤 나라에도 없는 토지강제수용권, 독점개발권, 용도변경권 등 3대 특권을 가진 서울주택공사(SH)가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서울 시장만 잘 뽑아도 SH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이날 현재 지지율 1위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지지율 2위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앞다퉈 제시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공약에 대해서는 "공공주도든 민간주도든 집값이 잡히게 되면 재건축·재개발은 하라고 해도 안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2011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당선된 후 400여개 재개발 뉴타운 주택조합이 건설사에 진 빚만 갚아주면 다시는 재개발, 재건축 안하겠다고 했다.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은 "공기업이 제 역할을 하느냐 아니냐가 집값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면서 "SH가 확보한 공공택지를 민간건설사에 팔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공공주택을 분양했다면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었고, 수도권과 전국 집값이 폭등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헌동 본부장은 "SH는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지난 17일 정책협약식에서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책협약을 가질 때도 중요했던 사안"이라며 "(SH가 건설하는) 공공아파트의 분양원가 및 공공사업의 원가 세부내역을 상시 공개한다는 조항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랬더니 오세훈 후보가 '15년 전인 2006년 9월 제가 서울시장에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발표해서 시행했던 정책'이라고 아침에 얘기했다"면서 "박 후보의 유세에 자극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박 후보의 공약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해서 그 위에 집을 지으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현실성이 부족한 공약"이라고 평했다. 

이에 앞서 김 본부장과 경실련 관계자들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H가 강제수용해 조성한 택지 87만여평을 민간건설사에 매각해 5조5000여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며, 이 땅을 팔지않고 공공주택을 건설해 시민들에게 분양했다면 서울 집값이 폭등하지 않았을 것이고, 약 30조원 만큼의 이익이 시민들의 것이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H, 공공주택 분양은 안하고 땅 장사로 폭리 취해...87만평 팔아 5.5조원 차익

김 본부장은 "70년대 공기업(LH,SH,GH 등)을 만든 목적은 무주택 서민들이 집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공급 집값을 안정시키라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2004년 이후 공기업이 본문은 망각하고 선분양 특혜와 위임 권력인 3대 특권을 남용해 자기 배만 불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1989년 설립된 SH의 지난 30년 공공주택 실적은 겨우 10.1만호에 불과하고, SH공사 전체 재고 주택 23.3만호 중 절반 이상인 13.2만호는 매입임대, 전세임대 등과 같은 가짜·짝퉁 공공주택"이라고 질타했다. 

김 본부장은 "SH가 국민에게 보상한 28개 지구의 토지가격은 평균 평당 334만원"이라며 "택지조성비 등을 더한 조성원가는 평당 1010만원, 판매한 87만평 전체로는 8.8조원, 매각액은 평당 1640만원, 14.2조원으로 택지매각으로 벌어들인 이익은 5.5조원, 지구별로는 마곡 2조5385억, 고덕강일 7384억, 문정 6393억, 위례 4454억원 순"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판매된 토지의 현재 시세를 추정한 결과, 매각한 택지지구 내 아파트 시세를 기준으로 건축비를 제외하고 용적율을 적용한 아파트 토지시세는 평당 5520만원"이라며 "아파트 토지시세를 기준으로 각 용도별로 30%~150%까지 적용한 결과 87만평의 시세는 평당 4340만원, 37.7조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는 토지수용가의 13배이며, 수용가보다 4000만원이나 상승한 값"이라면서 "조성원가를 제하더라도 29조의 자산 증가와 이익이 서울시민 몫이 될 수 있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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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가 수용한 땅값과 매각한 땅값 비교 [단위: 만원/평, 자료=경실련]

그는 "SH가 토지평당 1754만원에 판매한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의 경우 현재 아파트시세는 평당 3800만원(114.5㎡)이다. 건축비(평당 600만원)을 제하고 용적률 220%를 적용한 아파트 토지시세는 평당 7300만원이며 SH 판매가의 4배나 된다. 마찬가지로 세곡2지구 2블록(강남더샵포레스트)도 판매가는 1465만원이지만 현재 토지시세는 평당 1억70만원으로 판매가의 7배로 값이 상승했다"면서 "팔지 않았다면 모두 서울시민의 자산증가로 이어졌거나 집값이 지금처럼 상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SH는 부채를 핑계 대며 강제수용 택지를 민간매각해왔고, 정작 20년 이상 장기거주와 보유 가능한 공공주택은 짓지 않고, 매입임대, 전세임대 같은 짝퉁, 가짜 공공주택만 늘리고 있다. 이번 분석결과는 공공이 택지를 매각하지 않는다면 공공주택 확보와 자산 증가에도 도움이 되고, 결국 서민주거안정과 공기업 재정 건전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이 택지를 매각하지 않고 보유했다면 값싸고 질 좋은 장기공공주택을 더 많이 보유할 수 있었고 집값 안정에도 기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새로 선출될 서울시장은 SH공사의 땅장사를 즉각 중단시키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편히 살 수 있는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많이 공급해야한다"면서 "용산정비창부지, 서울의료원부지 등 서울시내 국공유지를 공영개발해 평당 600만원에 건물분양하는 아파트나 20년 공공주택으로 공급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 본부장이 29일 지난 2007년 1월부터 공공주택 건축비가 크게 오른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신도시 개발, 공공재개발·재건축 등 공급 확대책을 통해 집값 안정을 이루겠다는 것은 국민 고통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방치하려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3기 신도시 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공동주택지 판매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 국회는 택지개발 촉진법, 공공주택 특별법을 즉시 개정,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공동주택지 매각을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국민이 위임한 3대특권을 이용해 개발한 택지에 공공주택을 직접 분양하거나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싼값에 공급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편히 살 수 있는 값싸고 질 좋은 주택을 많이 공급할 것"을 촉구했다. 

김헌동 본부장이 29일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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