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천국 쓰레기지옥②] 택배·배달업체, '환경을 위한 노력'은?..."과대포장·다회용보냉백 수거 원활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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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천국 쓰레기지옥②] 택배·배달업체, '환경을 위한 노력'은?..."과대포장·다회용보냉백 수거 원활하지 않아"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1.03.2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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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SSG닷컴·헬로네이처·롯데마트 등 새벽배송업체, 다회용 보냉백 도입
마켓컬리 등 친환경 종이상자·테이프 등 적용
배민·요기요 등 배달앱, 친환경 배달용기 판매 등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배달음식이나 택배 주문이 사상 최대치로 늘어남에 따라 배달용기 및 택배 부산물 재활용 쓰레기 처리 관련 문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다.

이와 관련, 녹색경제신문에서 3부작으로 우리나라의 재활용 쓰레기 처리 현황 및 업체들의 노력,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시리즈로 심층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註)>

 

온라인 식자재 주문량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보냉백, 완충재 등 쓰레기 배출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박스 비닐테이프를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교체하거나 다회용 보냉백 적용하고, 신선식품 배송에는 물을 얼려 담은 종이 아이스팩을 이용하는 등 친환경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다회용 보냉백 수거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과 종이상자 과대포장 등의 여전히 개선해야 될 점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마켓컬리는 지난 2019년 9월부터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전환하는 '올페이퍼챌린지'를 도입했다. 새벽배송의 냉동상품 포장재를 스티로폼에서 종이박스로 변경하고, 상품의 파손을 막기 위해 사용하던 비닐 충전재와 비닐 포장도 종이 포장재로 변경했다. 포장재 수거 서비스를 통해 이물이 묻지 않고 송장을 제거해 박스를 내놓으면, 다음 배송 시 3개까지 회수한다.

11번가는 올해 1월부터 일부 상품에 한해 접착테이프를 사용하지 않는 '조립형 택배상자'를 개발하고, 비닐테이프와 완충재를 모두 종이로 교체했다. 조립형 택배상자는 3kg 이하의 가벼운 상품을 담을 수 있는 1호 사이즈 상자에만 해당된다. 

신선·냉장·냉동상품 배송 시 다회용 보냉백을 적용하고 다음 주문 시 수거하는 방식도 운영되고 있다. 쿠팡은 '로켓프레시팩', SSG닷컴은 '알비백', 헬로네이처는 '더그린박스', 롯데마트는 '안녕,또보냉' 등을 운영 중이다. 

쿠팡 '로켓프레시 에코', SSG닷컴 '알비백', 헬로네이처 '더그린박스', 롯데마트 '안녕,또보냉' 이미지. [사진=각 사]

다회용 보냉백은 상온·냉장·냉동 상품 모두를 재생종이 박스 하나에 포장할 수 있다. 보냉백에 담을 수 없는 일부 상품은 종이상자나 비닐포장에 배송된다. 냉동 참치, 아이스크림 등 다른 상품에 냉해를 발생시킬 수 있거나 극냉동 상품은 따로 담겨 오기도 한다.

먼저 쿠팡의 다회용 보냉백인 '로켓프레시 에코'는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제공된다. 다음 로켓와우·로켓배송·로켓프레시 주문 시 수거되고, 다음 주문을 원치 않을 때는 별도로 수거 요청을 하고 문 앞에 놔두면 수거해 간다. 최대 5개까지 이용 가능하며 프레시백 반납일은 60일로, 미반납 시 8000원이 부과된다.

SSG닷컴의 '알비백'과 롯데마트의 '안녕,또보냉'은 첫 구매 시 무료이며, 두 번째 구매 시 각각 보증금 3000원, 5000원을 결제해야 한다. 이후 보냉백을 문 앞에 내놔 수거되면 보증금이 환급된다. 헬로네이처의 더그랜박스도 보증금 5000원을 내면 제공된다. 다음 주문 시 더그린박스가 회수되면 1개당 헬로캐시 500원 적립, 서비스 이용을 중단하면 보증금 전액이 반환된다.

문제는 종이상자와 보냉백의 수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의 프레시백의 경우, 쿠팡에 문의해 수거 요청을 해도 일정기간 방치돼 반납하려고 내놓은 프레시백 위에 새로 주문한 로켓프레시팩이 문 앞에 쌓인다는 게 소비자들의 후기가 적지 않다.

한 로켓프레시 구매고객은 "고객센터에 프레시백 수거 요청 후 그 다음 날 프레시백을 수거해 간다는 안내 문자가 와서 문 앞에 내놨지만 11일이 지나도 가져가지 않았다"며 "다음 주문을 꼭 해야만 가져가는 건지 기준을 명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고객에게 회수 문자 안내가 이뤄지고 있으며 지역마다 수거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며 "만일 수거가 안되고 있다면 고객센터에 요청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대포장 문제도 여전하다. 한국소비자원의 '새벽배송 서비스 소비자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새벽배송 업체의 가장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과대포장’이 꼽혔다. ‘과대포장을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쿠팡(30.8%), 마켓컬리(26.5%), SSG닷컴(15.0%) 순이었다.

마켓컬리는 동시에 주문해도 여러 종이상자에 나눠 담겨오거나 상품 크기보다 큰 상자에 담겨와 '과대포장', '종이 완충재 과다 사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켓컬리는 상품 품질 유지를 위해 온도에 따라 냉동·냉장·상온 상자 3개로 나눠 배송한다. [사진=녹색경제신문]

마켓컬리의 한 이용고객은 "한꺼번에 주문했는데도 연어와 초콜렛은 스티로폼 두 개에 나뉘어 왔고, 마요네즈는 종이박스에 따로 담겨왔다"며 "포장이 꼼꼼해서 좋긴 한데 종이 사용을 남발하는 것 같아 환경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배송상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상품 특성에 따라 냉동·냉장·상온 상자 3개로 나눠서 배송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식약처의 권고사항에 따라 냉동식품의 위생안전 확보를 위해 스티로폼을 적용, 2019년 올페이퍼챌린지 이후에는 친환경 포장방안으로 종이상자를 적용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상품의 온도 유지를 위해 상품별 상자에 따라 종이 두께도 다르다. 재사용펄프 85%를 사용하고 FSC인증을 받은 상자만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SC 인증은 세계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가 부여하는 ‘친환경’ 제품 인증이다. 벌목하는 만큼 나무를 심어 자연 친화적으로 관리되는 숲의 목재를 원료로 사용하고 생산뿐 아니라 유통, 가공 등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의 전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할 경우 인증이 부여된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30개가량의 다양한 규격 상자를 구비해 상품 크기에 맞춰 배송 중이다. 다만 일부 상품의 경우 상자에 길이에 비해 상자 공간이 남는 경우가 있어 종이완충재를 적용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2016년 이후 최적의 포장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4만번 이상의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올페이퍼챌린지 도입 이전에 보냉백도 고려했지만 재사용 시 냄새나 위생문제 등에 대한 고객 우려를 반영해 현재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선·냉동상품을 함께 담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지만 최고의 상품 퀄리티를 유지하기에는 아직 기술적 한계가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담팀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켓컬리는 장바구니 주문서에 냉동, 냉장, 상온 구분해 기재하고 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냉동상품만 주문하고 다음 주문 시에 냉장상품만 주문하는 등의 방법으로 배송 종이상자를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배달업계, 입점 음식점에 친환경 일회용기 판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음식 소비가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일회용기 쓰레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배달플랫폼 업체들은 친환경 배달 용기를 개발해 입점 음식점들에 판매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음식점주들의 이용률은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외식업주가 사용하는 식자재·배달비품을 판매하는 쇼핑몰 '배민상회'에서 2018년 3월부터 친환경 포장용기를 판매하고 있다.

배민상회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용기, 봉투와 같은 제품들은 제조시 옥수수 가루와 같은 친환경 원료와 플라스틱 수지를 배합해 만들었다. 이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하고 제조 과정에서 탄소가스 배출이 저감된다. 또 재활용이 가능해 지역 환경 오염 감소와 자원순환성 향상을 도와 환경부의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라는 게 배달의 민족 측의 설명이다. 

배민상회에서 판매하고 있는 친환경 제품으로는 죽용기, 탕용기, 면용기, 비닐봉투, 도시락용기, 아이스컵, 소스컵, 빨대, 종이 아이스팩 등이 있다. 

친환경 탕용기는 코코넛껍질, 미네랄 등 천연 자연물을 혼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대 50% 줄인 친환경 소재인 '도트앤매트' 소재를 사용해 제작했다. 친환경 봉투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바이오 수지로, 별도의 화학 처리 없이도 미생물, 토양 등에 의해 180일 이내 생분해된다. 환경 친화적인 'PLA 소재'로 제작해 사용 후 미생물과 토양 등에 의해 90일 안에 분해된다. 소각 시에도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생되지 않아 사용 후에 일반쓰레기로 버릴 수 있다는 게 배민 측의 설명이다.

사탕수수 빨대는 사탕수수에서 유래한 식물성 섬유소와 PLA바이오 수지로 만들어 별도 화학처리 없이도 매립시 100% 생분해된다. 종이아이스팩도 종이 포장지에 100% 물만 충전해 사용 후에는 물을 비워 버리고 포장지는 종이로 분리배출하면 된다. 지난 2월에는 환경부 친환경 인증을 받은 봉투와 배달용기 제품을 최대 1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음식 사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친환경 용기 확산을 통해 환경보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친환경 제품 가격 부담을 줄이는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배민상회에서 상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은 배민상회에서 2018년 3월부터 친환경 포장용기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는 요기요 역시 사장님을 위한 상생 쇼핑몰인 '요기요 알뜰쇼핑'을 통해 100% 생분해 성분 친환경 비닐봉지 등 친환경 용기를 판매한다. 친환경 용기들은 환경부로부터 환경표시 인증(EL606)을 받았다. 또 요기요는 한국 코카-콜라와 세계자연기금(WWW), 테라사이클 등과 함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실현에 동참하기 위해 ‘원더플(ONETHEPL)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는 물론 레스토랑 파트너들에게 보다 명확한 원칙을 가지고 모두가 다 함께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친환경 제품 판매 원칙을 수립했다"며 "현재는 친환경 제품 판매의 최우선 가치를 재활용으로 삼고, 세부 프로세스를 기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배달앱들이 음식점주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용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음식점주들에게 친환경 용기 사용을 강제할 수는 없어 적용 자체는 높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배민 입점음식점 중 배민상회 친환경용품 구매 비중은 죽용기 28%, 탕용기 23%, 면용기 17% 등으로 나타났다. 

배민은 일회용 수저, 포크 등 수령 여부를 고객이 직접 선택해 일회용품을 덜 쓰도록 안내하는 "일회용 수저, 포크 안주셔도 돼요' 옵션을 2019년에 도입했다. 요기요 같은해 일회용품 사용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요기요 앱에서 '일회용 수저 안 받기', ‘반찬류 안 받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2019년 4월 22일~2020년 11월 20일 기간동안 약 100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1억건 이상 '안주셔도 돼요' 버튼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환경 측면에서 소나무 185만 그루를 심은 효과를 낸다. 소상공인의 경우 153억원(젓가락 평균 약 25원, 숟가락 평균 약 25원, 물티슈 평균 약 25원, 2인 세트 기준 주문당 약 150원 절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쓰레기처리비용 절감에 따라 사회 경제적 비용 185억원 (1회용품 구입비용 153억원, 쓰레기 처리비용 32억원)을 절감 효과로 이어졌다.

다만 배달주문고객이 일회용 수저·포크를 빼달라는 옵션을 체크하더라도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경우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배달용기를 씻어 분리배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음식 일회용품에 친환경 용품을 개발하고 할인 판매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음식점주들에게 친환경 용기 사용을 강제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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