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 노조 전환 추진에 노조 강력 반발..."사측이 노조 지배하겠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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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 노조 전환 추진에 노조 강력 반발..."사측이 노조 지배하겠다는 의도"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1.03.26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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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방문한 삼성화재노조와 한국노총, 금속노련 관계자. 사진 왼쪽부터 김동준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 이상진 한국노총 조직본부장, 정태교 금속노련 조직국장 (사진 = 녹색경제신문 DB)
▲ 2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항의방문한 삼성화재노조와 한국노총, 금속노련 관계자. 사진 왼쪽부터 김동준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 이상진 한국노총 조직본부장, 정태교 금속노련 조직국장 (사진 = 녹색경제신문 DB)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가 노조설립을 추진하면서 기존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측이 지배하는 평사원협의회가 노조를 만들면 이는 곧 노동조합의 활동을 사측이 콘트롤하고 지배할 것이라는 우려를 기존 노동조합이 제기하고 있는 것.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은 "삼성화재에 노동조합이 출범하기까지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조직이 도리어 노조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니 어불성설"이라며 "이는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에 사측이 지배개입하겠단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한다.

평사원 협의회, 노조 설립신고서 제출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가 노조 전환을 위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지난 22일이다. 

통상 신고필증이 교부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사흘 임을 감안하면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 노조는 25일 주무관청으로부터 일반적으로 필증을 받았을 것이지만 받지 못했다. 주무관청으로써도 고민이 있는 것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해당 건에 대해 좀더 심도깊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가 처음 설립된 것은 지난 1987년. 30년 넘게 평사원협의회는 그룹 방침에 따라 무노조경영을 표방하던 삼성화재 내에서 사실상 노동조합의 역할을 해 왔다.

회사와 임금과 복리후생에 대한 교섭을 진행해 왔으며, 임직원들의 편리를 도모하거나 애로사항 청취 등 어찌보면 인사팀의 영역까지 폭 넓은 활동을 펼쳐왔다는 게 삼성화재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화재 노조 "30년 넘게 평사원협의회가 해왔던 역할 의심스럽다"

지난 2020년 2월 3일 설립된 삼성화재노조는 "임금교섭 때 회사가 정한 기준에 구속돼 타사대비 평균임금인상률이 현저하게 낮은 점, 근로조건 불이익변경 등에 대한 일방적인 동의 등의 사례만 봐도 평사원협의회의 역할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한다.

이보다 더 나아가 평사원협의회는 사측에 의해 주도되는 단체로, 해악이 크다고도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평사원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7명의 임원진들이 매년 기수별로 '일괄지목'되는 구조를 꼽을 수 있다.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은 "노조설립 이전 평사원협의회 선거에 도전해 본 경험도 있는데,내부에선 '올해는 너희 기수 차례'라며 회사에서 적합한 인물들로 조각해 낙점해 준다는 이야기가 팽배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평사원협의회 회장과 간부 출신들은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대부분이 부서장 이상 직급으로 승진이 빠르다는 것. 

오 위원장은 "역대 회장들의 임원 승진 비율은 33%"라며 "대기업 직원들 백명 중 한명이 임원 승진자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런 사실만 봐도 사측의 큰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고 말한다.

평사원협의회가 회사의 전폭적 지원으로 폭 넓은(?)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예로 노조는 회장 등 간부진이 일반적인 회사의 인사팀장과 같은 역할과 경비 사용을 해 왔음을 들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 2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노사상생지원과를 방문해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이상진 한국노총 조직본부장,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 김동준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 (사진 = 녹색경제신문 DB)
▲ 사진 왼쪽부터 2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노사상생지원과를 방문해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이상진 한국노총 조직본부장,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 김동준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 (사진 = 녹색경제신문 DB)

삼성화재노조 조합원 수는 약 650여명, 전체 가입대상의 12% 수준이다. 평사원협의회의 규모는 약 3500여명 가량이다.

한국노총 이상진 조직본부장은 "삼성화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은 기존 노조의 존립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추후 이와 같은 사례가 한국노총 산하 8개 삼성그룹 노조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노조는 "노조 전환과 관련해 회사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강유락 평사원협의회노조 사무처장은 "법적 근거가 미흡한 평사원협의회로서 활동에 한계를 느껴 노조 전환을 추진했다"며 "특히 현재 체계로는 성과급과 연봉 등 처우에 젊은 직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 많은 회원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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