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천국 쓰레기지옥①] 플라스틱 배출 역대 最高..."재활용률을 높이는 방안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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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천국 쓰레기지옥①] 플라스틱 배출 역대 最高..."재활용률을 높이는 방안 마련 시급"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03.25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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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분리배출에도 매립·소각되는 재활용 플라스틱
세척되지 않아 재활용 못하는 경우도 수두룩
반입되는 재활용품 양 대비 분리배출 인력부족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배달음식이나 택배 주문이 사상 최대치로 늘어남에 따라 배달용기 및 택배 부산물 재활용 쓰레기 처리 관련 문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다.
 

이와 관련하여 녹색경제신문에서 3부작으로 우리나라의 재활용 쓰레기 처리 현황 및 업체들의 노력,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시리즈로 심층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註)>

특히 온라인을 통한 배달음식이나 택배 주문이 사상 최대치로 늘어남에 따라 배달용기 및 택배 부산물 재활용 쓰레기 처리 관련 문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다. [사진=태안TV 유튜브 캡쳐]

강원도 강릉시에 거주하는 이모씨(62)는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면서 환경 걱정이 늘었다. 주택단지 내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은 줄고 택배를 이용하는 횟수는 늘면서 관련 재활용 쓰레기가 부쩍 많아졌다는 것.

"서울에선 관리사무실 직원이 관여를 해 플라스틱·종이·비닐류 등 구분을 확실히 했었는데 여기(강릉)로 이사와 분리수거를 해보니 시스템이 전혀 잡혀있지 않았다"라며 "딸 보러 서울에 자주 올라가는데, 그때 쓰레기를 차에 한가득 싣고 올라가 딸 아파트 분리수거함에 버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분리수거는 커녕 음식물 쓰레기와 종량제 봉투 사용도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2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서 서울 한남동에 거주하는 박모씨(36)는 "사용한 유리병은 라벨도 제거하고 고철 뚜껑까지 구분하는 등 분리배출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막상 버려져 있는 재활용품을 보면 용기 안에 내용물이 들어있거나 종이상자 안에 플라스틱같은 보강제가 들어있는 경우도 많다"며 "저걸 사람이 어떻게 다시 분리하고 재활용 하나 싶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충청북도 소재 4개 재활용품 선별시설을 조사하고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분리배출된 재활용가능자원중 일부는 선별되지 않고 그대로 매립·소각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배달용기·택배 부산물 쓰레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 "플라스틱 쓰레기 역대 최고치"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하루 평균 84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해 3월 이후 지속적으로 비대면 소비 시장이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은 역대 최고치를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중 실질적으로 재활용되는 경우는 22.7%에 그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용기가 오염되지 않고 PP, PE 등 단일 재료로 분석되어야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루미늄, 철 등 복합재료가 많이 사용되고 있어 순환자원이 아닌 폐기물로 처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가장 큰 문제는 재질 구분이 어렵다는 점이다. 재활용 특성상 타 재질이 혼입되면 재활용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종류에 따라 구분되어야 하지만 구분하는 작업이 소비자 뿐만 아니라 쓰레기를 구분하는 작업자도 재질 구분이 어려워 선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형태가 유사하고 재질 구분이 힘들어 선별시설 내에서조차 선별이 제대로 되진 않고 있다. 게다가 재활용 쓰레기 선별인원은 반입되는 쓰레기 양에 비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형태가 유사하고 재질 구분이 힘들어 선별시설 내에서조차 선별이 제대로 되진 않고 있다. 실제로 테이크아웃 컵(페트·PP), 음식 용기(페트·OTHER)등은 형태는 유사하나 재질 구분이 힘들다는 이유로, 색이 첨가된 제품은 재생원료의 품질을 낮추는 문제로 재활용하지 않고 매립·소각하고 있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제조단계부터 재활용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재활용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공공선별시설 설문조사...인력 부족하고 재활용품 '세척'안돼 선별 어려워

소비자원이 공공선별시설 4개소에서 근무하는 작업자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8명(76%)이 ‘선별인력에 비해 반입량이 지나치게 많다’고 답변했다. 선별하기 힘든 분리배출유형으로는 29명(58%)이 ‘세척되지 않아 이물질·오물 등에 오염된 경우’라고 답변했다.

재활용 쓰레기의 선별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세척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응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정리=녹색경제신문]

소비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폐기물이 매립될 경우 다양한 경로를 거쳐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인체에 축적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재활용 가능 자원 분리배출 시 이물질·오물 등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도록 배출 요령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환경부에 분리배출 대상 품목 재질의 통일·규격화 및 재활용률 제고 방안 마련 및 실효성 있는 분리배출표시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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