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로 버티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부채 부담 떨쳐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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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로 버티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부채 부담 떨쳐낼 수 있을까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3.12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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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성공으로 3.3조 실탄 확보...송현동 매각 등 7000억 추가 확보 예정
아시아나 실사 잡음 없이 종료...6월 통합항공사 탄생 전망
아시아나 자본잠식률 56%...대한항공 연내 만기부채 2조 육박
업계 전문가 "올 하반기 추가적인 자금 확충 필요"
[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대한항공이 자금 확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올 하반기 아시아나와 통합 이후 유동성 위기가 또다시 고개를 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4~5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 청약률이 104.85%를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 9~10일 진행한 유상증자 일반 공모에서도 518.2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진행한 유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 규모만 3조3159억원이다. 증자결정 당시 계획한 2조5000억원보다 8000억원가량 많다. 대한항공은 확보한 자금 중 1조5000억원을 아시아나 인수에 사용하고, 나머지 약 1조8000억원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상환 등에 쓰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또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매각 대금 등 약 7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손에 쥐게 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각 예정인 왕산레저개발과 송현동 땅의 가치는 각각 1053억원, 6090억원으로 총 7143억원 규모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앞서 회사 측은 "미국 LA 소재 윌셔그랜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진인터내셔널의 지분 매각도 꾸준히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아시아나 현장실사를 잡음 없이 끝마쳤다. 오는 6월이면 통합항공사가 탄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유증 성공으로 극심한 유동성 압박에서 벗어났지만, 아시아나 인수 후 또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674%로, 전년도 말에 비해 170%가량 줄어들었지만 아시아나 인수 시 통합 부채비율은 900%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 3분기 기준 아시아나의 자본잠식률은 56.3%로 집계됐는데, 이는 관리종목 지정 기준인 50%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연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의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한다. 코로나19 여파 속 화물 매출로 실적을 방어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자본잠식에 빠진 아시아나까지 감당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여객 회복은 올해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객수요 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때까지 화물 매출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항공업계 전망 리포트들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완전 회복은 2024년 하반기가 유력해 보인다"고 전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백신 등 화물 부문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회복 속도가 많이 느린 것이 문제"라며 "유동성 위기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 올 하반기 정부 지원을 포함한 추가적인 자금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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