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대한항공, 온실가스 감축 노력 등 '녹색경영' 돋보여...지배구조 개선은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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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대한항공, 온실가스 감축 노력 등 '녹색경영' 돋보여...지배구조 개선은 '최우선 과제'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3.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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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ESG 평가 B+에서 2020년 A로 상향...ESG 경영 가속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B787-9 추가 도입 예정...해외 식림 활동 활발
구호물품 수송, 지역사회 나눔 등 사회공헌 지속...소비자 중심 경영도 '호평'
'ESG 위원회' 역할에 기대감...아시아나 통합 과정서 주주권익 훼손 잇단 지적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대한항공은 2020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항목별로는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B+ 성적표를 받았다. 2019년 통합등급 B+에서 지난해 통합등급 A로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대한항공의 ESG 경영 행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ESG를 강조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ESG경영은 항공업계에선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ESG 평가개요. [자료=
ESG 평가개요. [자료=한국기업지배구조원]

다만, 대한항공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적항공사이고 특히 대형항공사 간 통합으로 덩치가 더욱 커질 예정으로 국민적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이 부족한 평가 지표를 보완해서 항공업계뿐 아니라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도 대표적인 ESG 우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탄소배출 절감 위해 친환경 항공기 도입...생태림 조성사업도 꾸준 

대한항공은 녹색경영에 방점을 찍으면서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신형 항공기 도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항공기는 이동수단 가운데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친환경 기단 운영이 녹색 경영에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현재 대한항공은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B787-9를 10대 운영 중이며, 추가로 해당 항공기를 10대 이상 도입해 노후 항공기를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기체의 50%가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된 B787-9는 동급 기종 대비 좌석당 연료 효율이 20% 높고, 탄소배출량은 20% 적다.

대한항공 보잉787-9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아울러 대한항공은 최근 환경부에 바이오 항공유의 생산‧보급 활성화를 위한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기도 했다. 바이오 항공유 도입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글로벌 항공사들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대한항공은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해외 봉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몽골 바가노르구 내 '대한항공 숲', 중국 네이멍구 쿠부치 사막 내 '대한항공 생태림' 조성 등 식림 활동을 들 수 있다. 

구호물품 수송, 지역사회 나눔 등 사회공헌 '활발'...소비자 중심 경영도 '호평'

사회책임 부문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평가(A+)에서 알 수 있듯 ESG 경영 중 대한항공이 가장 잘하고 있는 분야로 지목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이 전 세계를 휩쓸자 항공업종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구호물품 수송에 앞장섰다. 작년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막대한 피해를 받고 있는 중국 우한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마스크 4만장을 긴급 지원한 것이다.

대한항공이 중국 우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마스크 4만장을 싣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중국 우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마스크 4만장을 싣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앞서 대한항공은 1997년 재해지원팀을 조직한 이후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구호활동을 펼쳐왔다. 2018년 라오스 댐사고, 2017년 페루 홍수, 2016년 피지 사이클론 등 재난 현장에 구호품 지원과 구호물품 무상 수송이 주요 사례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나눔활동에도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9년부터 매년 인천국제공항 인근 용유초 학생들에게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생활영어를 비롯한 해외여행 실용영어를 가르쳐 주고 있다. 작년 2월에는 해당 초교 졸업식에서 당해 졸업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2009년부터 초등학생 대상으로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 사생대회 개최, 본사 항공 견학 프로그램 운영, 중국 향촌지역 학교에 '꿈의 도서실' 기증 등 국내외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와 용유초등학교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이런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은 평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나눔경영 철학에 의해 꾸준히 실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항공사로서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중심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고 한국소비자원에서 운영하는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항공사 최초로 획득했다. CCM 인증이란 기업이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관련 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지 여부를 심사·평가해 해당 기업에 부여한다.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9 항공교통서비스평가'에서도 전 평가 항목에 걸쳐 최고 등급을 받은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CCM 인증 획득에 대해 "'고객감동과 가치창출'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항공 소비자 편의를 향상시키고 글로벌 공익사업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 수행해 온 노력을 인정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소비자중심경영' 인증 획득. [사진=대한항공]

실제 회사 측은 고객 중심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임명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수하물 탑재 안내 알림 서비스, 마일리지 복합결제 등 고객 지향적인 신규 서비스뿐만 아니라 통합 방역 프로그램 '케어 퍼스트' 시행 등 안전한 항공여행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노사 상생을 위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뒤 직원들의 의견이 양분되는 등 혼란이 가중되자 노조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기홍 사장은 작년 12월 노조 측과의 간담회에서 아시아나 인수와 관련한 필요성과 진행 과정에 대한 이해를 구했으며 노조 측과 상생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이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발전적인 상생의 노사 관계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오른쪽에서 세번째)과 최대영 일반노조 위원장(네번째)를 비롯한 노사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독과점 우려는 불식시켜야 할 과제다. 산업은행이 주도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을 지원하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지만 장거리 노선의 독과점 우려와 운임료 인상 등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ESG 위원회' 역할 주목...주주권익 훼손 지적 잇따라

대한항공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회사의 ESG경영 행보에서 지배구조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지목되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경영 투명성 강화와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해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하는 정관변경안을 가결했다. 정갑영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의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대한항공 ESG 위원회 규정. [자료=대한항공]

같은 해 8월에는 기존 이사회 내 위원회인 거버넌스 위원회를 확대·개편해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ESG 위원회는 김동재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하여 박남규 사외이사, 조명현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이들은 회사 ESG 전략과 추진현황 관리 및 감독, 기타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건에 대한 사전 검토 등 ESG에 관한 최고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 권익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는 정관 변경안에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국민연금 수탁위는 반대 이유로 "아시아나에 대한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한 점, 아시아나의 귀책 사유를 계약 해지 사유로 규정하지 않아 계약 내용이 대한항공에 불리할 수 있는 점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진칼 1대 주주인 KCGI도 작년 11월 산은에 배정하는 한진칼 유상증자 결의와 관련해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 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주주들의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심지어 아시아나항공 실사조차 하지 않은채 졸속으로 신주발행을 강행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최근 지배구조 부문 평가에서 받은 'B+'의 성적표는 지난해 10월 발표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해당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10월 국내 900여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ESG 평가·등급을 공표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올 10월에는 각 항목당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이목이 쏠린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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