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실적에도 웃픈 NH투자 ... 정영채 사장 리스크 관리역량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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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실적에도 웃픈 NH투자 ... 정영채 사장 리스크 관리역량 '시험대'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0.10.28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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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위탁거래, IB 등 고른 성장으로 사상최대 실적
- 옵티머스 펀드 사태 직면,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 신뢰회복 과제로 떠올라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

옵티머스 펀드 사태에 연루되며 곤경에 처한 NH투자증권이 3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거두며 모처럼 고무된 분위기다. 그러나 추후 이뤄질 금융감독원 제재, 피해자들과의 분쟁, 소송 등 리스크관리 강화와 신뢰회복이란 큰 숙제를 안게 됐다. 3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정영채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올해 3분기 NH투자증권은 거래대금 증가와 해외주식 거래 활성화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 3537억원, 당기순이익 2396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이다. 누적 당기순이익도 501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인 4764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해외주식매매 활성화에 따라 브로커리지 비즈니스가 실적을 견인했다"며 "3분기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DCM시장 개선, ECM시장 대규모 딜 진행을 통해 IB부문이 실적 증대에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NH농협금융그룹과 시너지 및 IB 경쟁력을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할 계획이며,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갈 것이다"고 부언했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태라는 큰 난관에 맞닥뜨려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다. 2019년 6월 처음 펀드를 설정하고 지난 7월 기준 총 46개 펀드 가운데 35개를 팔았다. 판매금액은 약 4327억 원이다. 옵티머스 펀드는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라며 투자금을 모았지만 실제로는 부실한 비상장사 사모사채로 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정영채 대표와 실무진 등이 국감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지만,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부터 장기화될 전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곤혹스러운건 현재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이르면 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NH투자증권에 전달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업계에선 투자처 자체가 기존 투자설명서와 명세서 등과 전혀 다른 만큼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운용사도 사실상 해체돼버린 만큼 판매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최근 투자자들에 대해 30~70% 유동성 지급을 우선 결정하고 추가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긴급 대출 형식의 보상안인 데다, 한국투자증권이 90% 선보상을 결정한 것과 비교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일부 법인 투자자들과의 소송전도 감당해야 한다. 

추후 이뤄질 금융감독원 제재도 부담이다. 금감원은 최근 라임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현재로선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한 금감원 제재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권에선 라임 펀드 관련 징계 영향을 받을 경우, 정영채 사장도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취임 이후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내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농협금융 사상 최연소 CEO 출신이기도 하다.그러나 이번 사태로 책임론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정사장은 대우증권에서 자금부장, IB부장, 기획본부장, IB담당 상무 등을 역임했으며 NH투자증권에는 2005년 당시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의 IB사업부 대표로 합류한 이래 계속 IB사업부 대표를 맡아온 정통 ‘투자은행(IB)맨’이다. 정부의 초대형IB 육성 정책에 발맞춰 발행어음 사업자로 지정되며 공격적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왔고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이번 옵티머스펀드 사태에 직면해 NH투자증권의 최고 현안은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리스크관리 역량과 금융소비자 보호역량의 향상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초대형 IB사업자로 지난 수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해온 증권회사중 하나"라며 "그에 걸맞는 리스크관리 역량의 업그레이드가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로 꼽힌다는 점에서 정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박소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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