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햇빛으로 바닷물 ‘먹는 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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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햇빛으로 바닷물 ‘먹는 물’로 만든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7.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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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팀, 태양열 막증류 기술 개발
KIST 연구진팀이 태양열 막증류 기술 작동원리.[사진=KIST]
KIST 연구진팀이 태양열 막증류 기술 작동원리.[사진=KIST]

바닷물이나 하수를 태양 빛을 이용해 ‘먹는 물’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직무대행 윤석진) 물자원순환연구센터 송경근 박사와 광전소재연구단 최원준 박사 공동연구팀은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열을 이용해 바닷물이나 하수로부터 먹는 물을 생산할 수 있는 고효율 태양열 막증류 기술을 내놓았다.

막증류 기술은 바닷물로부터 먹는 물을 만드는 담수화 기술의 하나이다. 바닷물을 가열해 수증기만 통과할 수 있는 소수성 분리막으로 통과시켜 바닷물과 분리하여 모은 후 응축해 먹는 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증발법과 비교하면 낮은 온도에서 구동이 가능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담수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열을 열원으로 이용하는 태양열 막증류 기술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다.

태양열 막증류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태양열을 모아 물을 가열하는 역할을 하는 태양열 흡수체이다. 기존 상용화된 태양열 흡수체는 태양열 흡수 성능이 낮아 태양열 조건이 좋은 일부 지역에서만 적용이 가능했다. 이 경우에도 태양열 흡수에 필요한 흡수체의 면적이 매우 넓어 단점으로 작용했다.

KIST 연구진은 티타늄(Ti) 금속과 불화마그네슘(MgF2)을 이용한 새로운 태양열 흡수체를 만들었다. 물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고효율 태양열 막증류 기술을 개발했다.

개발된 태양열 흡수체는 태양에너지의 대부분 영역인 0.3∼2.5μm 파장의 태양에너지를 85% 이상 흡수했다. 물 온도를 섭씨 80도 이상으로 가열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개발된 흡수체를 태양열 막증류에 적용한 결과 9월 맑은 날 기준 10시간 동안 4.78L/m2 의 먹는 물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의 상용화된 태양열 흡수체보다 2배 이상 물을 생산해낼 수 있는 성능이다.

새로운 태양열 흡수체는 티타늄(Ti) 금속과 불화마그네슘(MgF2)을 전자 빔을 이용해 수십 nm 두께의 박막으로 증착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제조가 가능하다. 우수한 태양열 흡수성능을 가지고 있어 태양열 막증류뿐 아니라 태양열 보일러 등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된 태양열 막증류 기술은 태양열을 열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인프라가 없는 고립지역에 적용할 수 있어 먹는 물이 부족한 해외 저개발국와 국내 도서 지역, 오지에 먹는 물을 공급하는 시설로 적용할 수 있다. 해외 파병지역 또는 야전군 주둔지에 먹는 물을 공급하는 군사용 시설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경근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수처리 기술에 소재 기술을 접목해 성과를 창출한 융합연구의 성공적인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융합연구를 통해 최첨단 소재 기술을 적용한 수처리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수자원 분야 국제 저널인 ‘Desalination’ 최신 호(논문명: Enhanced performance of a direct contact membrane distillation (DCMD) system with a Ti/MgF2 solar absorber under actual weather environments)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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