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길 15년 ‘도보여행 설계자’ 손성일 대장 : 1/4] 새 소리, 바람 소리, 풀 향기 맡으며 국토종단 6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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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15년 ‘도보여행 설계자’ 손성일 대장 : 1/4] 새 소리, 바람 소리, 풀 향기 맡으며 국토종단 600km
  • 고명식 객원기자
  • 승인 2020.06.15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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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파킨슨병 환자 위해 해남 땅 끝~서울 600km 국토종단 코스설계 ... 27일 동안 함께 '걷고 울고 웃고'
지구 한 바퀴 5만km 도보여행 ... 현대판 김정호 '스마트폰 여행 길' 만들어
'걷는 여행'이 극한의 우울증 치유 ... 오늘날 치료약 없는 우울증 환자 3억명 넘어. 2030년 인류에 가장 큰 부담

지난 5월,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뉴스토리>는 75세 파킨슨 병 환자의 600km 국토종단 스토리를 방영했다. 일반인도 쉽지 않은 600km 국토종단. 75세 고령의 파킨슨 병 환자에게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이 스토리의 주인공 정만용씨는 지난 5월2일 해남 땅 끝 마을을 출발해 하루에 20~30km씩을 27일 동안 꼬박 걸어 서울 여의도공원에 도착, 기적 같은 600km 국토 종단을 성공리에 마쳤다(위 첫번째 사진. 출처=SBS 뉴스토리 방송캡쳐). 정 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난치병 환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것을 목표로 국토종단을 시작했다. 이 기적 같은 여정에는 정씨 본인의 강한 의지와 정신력이 가장 컸지만, 시작부터 완주까지 곁에서 그를 보필하는 숨은 조력자들의 노고와 도움이 있었다. 그 중 눈에 띄는 한 명이 바로 도보여행 설계자 ‘손성일 대장’ 이다. 정씨가 완주한 600km의 도보 코스는 손 대장이 직접 정만용 씨만을 위해 다양한 상황을 미리 생각해 마련한 특별한 길이었다(위 두번째 사진. 출처=SBS 뉴스토리 방송캡쳐). 

시인 박노해는 ‘길 찾는 사람의 / 간절한 발걸음이 / 새 길을 여는 것’이라고 했다. 고령의 파킨슨병 환자 정만용씨의 간절함은 손 대장으로 하여금 그를 위한 새 길을 열게 했다. 새로운 그 길은 차량 통행이 가급적 적고 공사장을 우회하며, 급경사나 가파른 내리막을 피해 오로지 정 씨만을 위한 맞춤형 길로 준비됐다. 또, 녹음의 자연과 숨쉬며 바람과 새 소리가 함께할 수 있는 환경도 최대한 고려됐다. 손성일 대장은 그가 새로이 계획한 이 길을 27일 동안 기적의 주인공 정만용 씨와 같이 '웃고 울고 땀 흘리며' 함께 걸었다. 

# "길이 나를 살렸다" ... 치료약 없는 '우울증' 도보 여행으로 완치 = 시인 고은의 '낮선 곳'이라는 시에는 '떠나라 / 떠나는 것이야 말로 / 그대의 재생을 뛰어넘어 / 최초의 탄생'이라는 내용이 있다. 길을 걷고 떠나는 행위가 자연이 인간의 찌든 영혼과 육신을 재생 시켜주는 것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새로운 도보여행 코스를 위해 현장 답사중인 손성일 대장. 출처=사단법인 '아름다운 도보여행'
새로운 도보여행 코스를 위해 현장 답사중인 손성일 대장. 출처=사단법인 '아름다운 도보여행'

손성일 대장은 홀로 길을 걸으며 죽음의 언덕을 넘어 새 삶을 찾았다. 손 씨는 4대째 서울에서 살고 있는 서울 토박이다. 그는 20대 중반 무렵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공허하고 무기력한 시간 그리고 꿈이 없는 삶은 그를 극한의 선택까지 몰고갔다. 우울증으로 그는 한 때 삶의 끈을 놓기 위한 마지막 시도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잊고 있던 산을 찾았다. 그리고, 한 동안 산에 미쳐 매주 길을 걸었다. 산을 좋아했던 손 대장은 대자연 속에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신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손 대장은 새 소리, 바람 소리, 풀 향기를 맡으며 온전히 자연에 몸을 맡긴 숲길 여행이 마음의 질병인 우울증을 쓰담아 주며 치유해 주었다고 믿고 있다. 

# WHO "우울증, 2030 전 세계 가장 큰 부담" ... 20대 환자 가파른 상승세 =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 우울증 환자는 3억명을 넘어서며 증가 추세에 있다. WHO는 2030년 인류에게 가장 부담을 주는 질환으로 우울증을 꼽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울증 환자는 늘어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2013년 약 59만명 수준이었지만 2019년 9월 기준 94만여 명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중, 노년층 환자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3년 동안은 20대 들의 우울증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고명식 객원기자  smartk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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