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스페이스X와 21세기 우주 관광산업 시대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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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스페이스X와 21세기 우주 관광산업 시대의 개막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1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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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와 스페이스X 간 민관협력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
차세대 민간 우주 관광산업 시대의 서막

지난 5월 30일 토요일, 미국 플로리다州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Kennedy Space Center)에서는 미국 역사상 약 10년 만에 유인 우주선 발사 실험이 성공적으로 실시됐다. 스페이스X 크루 드래곤(Space X Crew Dragon) 우주선은 밥 벤켄(49세)과 더그 헐리(53세) 두 명의 나사 소속 우주인을 태우고 이날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22분 케네디우주센터를 이륙해 지구 저궤도층인 400km 고도의 지구 대기권에서 회전하는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한 후 이튿날인 일요일 오전 10시 29분에 예정대로 지구 대서양에 되돌아오는 임무 수행을 마쳤다.

스페이스X의 국제우주정거장(ISS) 탐험 미션. ISS는 지구 저궤도층인 400km 고도에 위치하고 있다. Image: SpaceX
스페이스X의 국제우주정거장(ISS) 탐험 미션. ISS는 지구 저궤도층인 400km 고도에 위치・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한다. Image: SpaceX

같은 날 미국 언론이 미중북부 도시 미니애폴리스의 흑인 남성 사망 사건에 대한 시위 보도에 집중한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은 지난 3개월여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으로 인한 봉쇄조치와 경제활동 셧다운으로 침체돼있던 미국인들에게 흥분과 자부심을, 인류에게는 아폴로호의 달 착륙을 끝으로 지난 반 세기 동안 중단됐던 우주개척 시대의 재개막을 알린 무척 고무적 사건임에 분명하다.

이제까지 유인우주선의 국제우주정거장(ISS) 도착 및 지구 귀환 작전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와 중국 등 셋 뿐이다. 이번 스페이스X 발사 성공이 지닌 의미는 좀 더 색다르다. 과거 우주 탐색이 강대국간 군사적 패권장악의 일환으로 이뤄졌던 반면, 이번은 민간 항공우주기업이 디자인하고 운항한 우주선박과 설비시설에 국가 기관(NASA 美 항공우주국) 소속의 우주인을 태우고 추진된 ‘평화적 목적의 민관 협력(Public Private Partnership)’ 우주 탐험의 사례로서 미국이 세계 최초를 기록하게 됐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한 소유즈 우주선과 지구의 모습. Courtesy: Space Adventures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한 소유즈 우주선과 지구의 모습. Courtesy: Space Adventures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50년대부터 천체물리학, 전기전자공학, 통신기술의 눈부실 발전을 배경으로 한 미국과 구소련(舊蘇聯) 사이 치열했던 냉전기 우주진출 경쟁이 1970년대를 끝으로 사그라든 후, 미국의 2011년 아틀란티스 우주왕복선 실험을 마지막으로 지난 10년이 넘도록 미국의 우주공간 탐사 작업은 소강상태 였다. 실제로 미국은 2011년 자체 우주탐사 프로그램 폐지 이후 현재까지 우주탐사항해 및 우주정거장 임무 수행을 위해서 좌석당 평균 15억 달러의 사용료를 지출해가며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과 TM32 우주선을 빌려 탔다.

NASA가 아르테미스 계획 수립으로 한물간 우주왕복선 기술을 마감하고 신 민간 항공산업 장려 정책을 출범하기 시작한 해는 2017년. 보다 앞서서 NASA는 2008년 스페이스X와 오비털 사이언시스(Orbital Sciences, 2017년 노스롭 그러먼(Northrop Grumman)과 합병) 두 기업을 선정해 수십 억 달러 대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에 대한 결실이 바로 스페이스X의 플래그십 추진 미사일인 팰콘 9 (Falcon 9) 로켓과 드래곤(Dragon) 로켓이다. 이 두 로켓은 본래 나사의 국제우주정거장에 보급할 상업용 공급물자 수송과 폐기물 회수에 활용할 카고(cargo) 우주선으로 개발됐으나 이번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을 계기로 상업적 승객수송용 우주선 운항 가능성을 열었다.

화물과 승객 수송용 팰콘 9 로켓은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우주비행 발사 비용 절감을 추가로 절감시켜준다. Image: SpaceX
화물과 승객 수송용에 활용될 수 있는 '팰콘 9' 추진 로켓은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 우수하고 우주비행 발사 비용을 절감시켜준다. Image: SpaceX

때마침 넷플릭스의 새 TV코미디 시리즈 <스페이스 포스(Space Force)>가 5월 런칭한 가운데, 미국 언론도 스페이스X의 성공적 발사 및 지구 귀환을 계기로 우주항공의 ‘신시대’를 외치며 흥분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우주탐색 프로젝트의 총괄 추진과 소유하는 러시아와 중국과 달리, NASA는 앞으로 우주탐색 기술 하드웨어의 소유와 운영 권한을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민간업체들에 대거 이전할 계획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미국에서 지구 저궤도층 비행의 상업화를 준비하는 민간항공기 업체들은 스페이스X 뿐이 아니다. 

보잉 Boeing CST-100 '스타라이너' 유인우주선. Image: Boeing
보잉 사가 개발중인 Boeing CST-100 '스타라이너' 유인우주선. Image: Boeing

현재 스페이스X를 바짝 뒤쫏고 있는 항공기 제작 및 방위산업체 보잉(Boing)은 경우, 스페이스X 크루 드래곤 유인우주선에 대한 대항마 ‘CST-100 스타라이너(Starliner)’ 유인우주항공선 비행 실험을 앞두고 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가 추진하는 블루오리진(Blue Origin)의 ‘뉴셰퍼드(New Shepard)’,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Sierra Nevada Corporation)도 6인승 유인우주항공선을 개발에 한창이다. 영국의 버진 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은 이미 일반승객항공업의 비중을 줄이고 버진갤럭틱(Virgin Galatic) 우주관광 사업에 주력하며 올해 안으로 우주탐사선 발사 실험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페이스X 크류드래곤(Crew Dragon) 유인우주선 실내. 4인석으로 디자인됐다. Image: SpaceX
스페이스X의 승객수송용 '크루드래곤(Crew Dragon)' 유인우주선 실내. 4인석으로 디자인됐다. Image: SpaceX

미국 정부는 이번 스페이스X 우주왕복 성공을 계기로 현재 나사가 추진중인 아르테미스(Artemis Programme)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를 위한 로드맵을 구축하고 오는 2024년까지 차세대 남성 우주인과 첫 여성 우주인의 달착륙을 실현할 계획이다. 전세계 비즈니스계의 몇몇 갑부 사업가들은 벌써부터 좌석당 가격 3억 달러 안팎하는 좌석표를 예약해 놓았다. 예컨대 스페이스X는 오는 2023년 일본 사업가인 마에자와 유사쿠와 예술가들을 달로 여행보낼 계획이다. 우주여행자 수가 늘어나면 좌석당 가격을 1억 달러대로 낮출 수 있다고 스페이스X 측은 주장하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에겐 비현실적인 고가다.

미국 민간 항공우주기술 기업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SNV)이 개발한 'NextSTEP-2' 시스템은 깊은 우주 속 인간의 장기 거주를 위한 우주 주거 디자인 및 프로토타입이다. NASA와의 협력으로 개발돼 2018년 8월 27일 공개됐다. Courtesy: SNC
미국 민간 항공우주기술 기업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SNV)이 개발한 'NextSTEP-2' 시스템은 깊은 우주 속 인간의 장기 거주를 위한 우주 주거 디자인 및 프로토타입이다. NASA와의 협력으로 개발돼 2018년 8월 27일 공개됐다. Courtesy: SNC

달 나라 여행을 물론 인류의 화성 정착의 꿈을 추구하는 일론 머스크의 말처럼 다행성적 생명체(multiplanerary species)인 인류에게 우주는 최후의 개척지다. 각국 초부유층 기업 리더와 유명인들은 앞다퉈 우주 여행 경쟁에 뛰어들 것이다. 우주 여행은 환상적인 과학기술의 진보와 도전적 정신의 상징이자 막강한 기업 브랜드 이미지 쇄신과 마케팅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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