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코로나19·저유가로 경영환경 악화...PF 확대 시 신용 리스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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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코로나19·저유가로 경영환경 악화...PF 확대 시 신용 리스크 ‘빨간불’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4.1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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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산에 원유 급락 사태까지...건설업계, 경영환경 악화로 침체 기로에 서나
- 건설사, 복합개발사업 PF 보증 확대 시 재무건전성에 리스크 요인 작용 ‘신용도 빨간불’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육상 유전.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육상 유전.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더불어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간 원유 감산 합의 불발로 촉발된 유가 급락 이슈가 국내외 경제 전반에서 불확실성으로 대두되면서 건설사 신용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건설업계는 최근 몇 년간 주택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이익 증가로 자본을 확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국내 건설시장이 위축되고, 올해 초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던 해외수주에도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면서 건설사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에 원유 급락 사태까지...건설업계, 경영환경 악화로 침체 기로에 서나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고 미국, 유럽 등 주요국들에서 심각한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게 되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이틀째 50명 이내를 유지했으며, 확진자와 사망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했던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에서도 조금씩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최다 확진자를 쏟아내는 등 정점을 향해 가고 있어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합의 불발 이후 국제유가가 순식간에 심리적인 마지노선마저 뚫고 내려와 폭락세를 보이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와 주요 산유국의 갈등 고조로 저유가 시대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여파로 세계 실물 경기가 급속하게 위축되면서 글로벌 경제 전반이 대공황에 버금갈 정도로 심각한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돼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던 기업들의 실적이 당분간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해외시장에 대한 수주 목표치를 전년보다 높게 설정했으며, 실제로 지난 1월과 2월만 해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라 대형 해외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기대감이 높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급락 이슈 이후 신규발주가 대부분 연기가 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경영환경 악화로 건설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지금까지 비교적 높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던 국내 건설사들도 급속하게 재무구조가 취약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자본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형 건설사들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료=한국기업평가
자료=한국기업평가

 

▲건설사, 복합개발사업 PF 보증 확대 시 재무건전성에 리스크 요인 작용 ‘신용도 빨간불’

한편, 건설사들이 금융당국의 부동산PF 건전성 강화 방안에 따라 금융사 대신에 과거처럼 PF 보증에 나서고, 복합개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향후 재무건전성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 25조 원을 상회하던 주요 건설사의 PF 보증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9조 원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에 금융기관의 PF 보증 규모는 2013년 12조 원에서 지난해 6월 말 28조 원으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건설사가 재무구조 저하 우려로 PF 보증 참여를 줄이면서 생긴 빈자리를 금융사들이 수익 확대를 위해 채우게 된 것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부문을 강화하면서 최근 몇 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들도 자본을 확충하고, 조직과 인력을 확충해 부동산 PF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증권사가 특수목적법인(SPC)에 대출한 5조 원 이상의 자금 중 40% 정도가 부동산 분야로 흘러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 연말에 ‘부동산 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보증 여력이 부족한 ‘초대형 IB’ 증권사들의 PF 참여가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건설사들이 정부의 주택규제 강화에 대응해 주거와 비주거시설이 결합된 복합개발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자체사업이나 PF 보증을 동반하는 도급사업을 진행하게 돼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2000년대 중반 건설업계는 PF 보증을 통해 주택사업을 확대하면서 영업실적은 일시적으로 유지되었으나, 금융위기를 전후해 PF 보증이 현실화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최근까지 건설사 PF 보증은 분양성과가 우수한 주택사업 위주로 구성돼 있고, 전체 규모도 줄어들고 있어 관련 위험이 통제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 왔다”면서도 “주택보다 위험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복합개발사업 등을 중심으로 PF 보증이 확대될 경우 건설사의 재무안정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석호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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