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롯데, “하필 주세법 개정 앞두고”... 맥주 가격 도미노 인상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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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롯데, “하필 주세법 개정 앞두고”... 맥주 가격 도미노 인상 없을 듯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9.03.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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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출고가격 인상에도 “타이밍 아니다” 중론... 오비, “주세법 개정 확정도 아닌데 왜?”
오비맥주가 26일 전격 출고가 인상을 발표했으나,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여러 이유로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맥주 도미노 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맥주업계 1위 기업인 오비맥주의 전격적인 가격 인상 방침에도 하이트맥주와 롯데주류의 동반 가격 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오비맥주는 4월 4일부터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한다고 밝혔다. 오비맥주의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현행 1147.00원에서 1,203.22원으로 56.22원(4.9%) 오르게 된다.

오비맥주의 출고가 인상은 2년 5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특히 지난 1월 주류 가격명령제가 폐지된 이후 처음으로 업체 자체적으로 인상을 발표했다.

주류 가격명령제가 있었던 지난해까지는 국세청이 주류의 가격을 통제했기 때문에 맥주의 출고가 카스와 하이트, 피츠 등 레귤러 맥주가 모두 동일했다.

따라서 레귤러 맥주는 사실상 가격경쟁에서 자유로웠으나, 이번 오비맥주의 출고가 인상 전격 발표로 인해 업계에 큰 파장이 예고된다. 예전처럼 경쟁사의 가격을 따라갈 수도 있겠지만 2~3위 업체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상황이 만만치 않아서다.

26일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두 업체는 공히 “맥주 출고가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하이트 및 맥스, 롯데주류의 피츠의 출고가는 50원 이상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 21일 야심차게 내놓은 테라의 극초기 반응이 우호적인 상태에서 출고가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기존 하이트와 맥스의 가격만 인상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아 당분간 출고가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주류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피츠의 점유율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출고가를 올려 2위 업체인 하이트맥주와 차이가 생기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이 가능한 상태에서 가격을 올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 4월 중 정부의 주세법 개편안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고가 인상을 하는 것은 정부에 밉보이기 십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종가세였던 주세가 종량제로 바뀌면 국산 맥주는 세율이 낮아지게 돼 출고가를 낮출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국산맥주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출고가를 높이는 것은 정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도미노 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아 보인다.

오비맥주가 이렇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이유에는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는 압도적 1위의 위상과 외국계 기업이라는 이유가 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즉, 출고가를 올려 업소와 일반 매장에서의 점유율이 일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손해는 미미할 뿐 아니라 늘어나는 이익률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다. 또 외국계 기업의 특성상 정부 정책 눈치 보기에도 자유롭다는 점도 이번 인상의 이유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전격 가격 인상 타이밍이 뜬금없어 보이지만, 시장 점유율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국내 기업인 2~3위 업체들이 현실적으로 함께 출고가 인상을 하기 어려운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평가하면서 “수입맥주와의 경쟁이라는 변수가 남아있지만, 오비맥주의 수익률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번 출고가 인상에 주세법 개정과 관련 정부 눈치 보기 등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하지 않았다”면서 “주세법 개정이 확정된 상황도 아닌데 이를 기다리기에는 오비맥주의 원부자재 및 관리비용 문제가 시급했다”고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의 출고가 인상에도 경쟁업체가 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업체별로 맥주 마진이 달라질 것으로 보여, 향후 레귤러 맥주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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