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총 D-1...로이터, "엘리엇 추천 후보 중 '한 명'만 이사 선출돼도 '엘리엇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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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총 D-1...로이터, "엘리엇 추천 후보 중 '한 명'만 이사 선출돼도 '엘리엇의 승리'"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3.21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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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21일 주주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서한 공개 '표몰이'...현대차, 주총 준비 '차분'

현대자동차와 엘리엇 간의 전쟁에서 엘리엇의 패배가 점쳐지는 가운데, 엘리엇 추천 후보 5명 가운데 1명만 이사회에 들어가도 엘리엇의 승리나 다름없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금요일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의 여러 시도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엘리엇 추천 후보 중) 한 명이라도 현대차·현대모비스 이사회에 진입하게 된다면, 주주권한이 약한 한국에선 의미 있는 승리(major victory)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엘리엇은 총 5명의 이사회 후보를 제안했다. 엘리엇은 후보들을 제안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단점"을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천 후보 가운데 수소차와 관련한 회사의 임원이 있어 "핵심 기술을 빼내려는 것이냐"는 논란이 일었다. 현대차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소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엘리엇은 "현대차는 초과 자본을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한다"고 말하며 논쟁을 촉발시켰다. 엘리엇은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을 요구했다. 

우선주를 포함하면 엘리엇이 요구한 배당금 총액은 8조원에 육박한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두 기업의 지난해 순이익이 총 3조3000억여원인 점을 고려하면, 순이익의 2배 넘는 배당을 요구한 셈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글래드루이스는 엘리엇의 배당 요구가 현대차의 현 경영 상태, 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8.7%, 9.45% 보유한 국민연금의 김우창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도 "엘리엇이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 향상에 힘썼다기보다 빨리 돈을 벌고 떠나려고 한다고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엘리엇의 전략은 실패했다. 근시안적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엘리엇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서한을 공개하며 막판 공세를 펼치고 있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이 전쟁의 결과는 내일 나온다.

엘리엇은 이런 비판에 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 요구가 많다고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무엇보다 현대차가 현재 유지하는 과도한 현금성 자산이 문제라고 반박한다. 기아차를 포함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현재 28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도 "현대차는 2014년 당시 감정가의 3배가 넘는 돈을 들여 신사옥 부지 매입을 했다"며 "(현대차의 주주 이익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결정은) 일부 투자자들이 엘리엇의 제안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더라도 현대차의 변화를 보고 싶어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엘리엇의 요구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보유한 네덜란드계 연금펀드 APG자산운용의 관계자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현재) 현금이 누적돼 있고, 현금 사용 실적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와 현대차의 입장을 지지하는 이들은 현대차의 작년 실적이 좋지 않았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위주로 급변하는 때에 배당보다는 투자에 써야 한다고 반박한다. 

현재 현대차는 향후 5년간 45조원의 연구개발비를 책정한 상태다. 신사옥 건설 또한 외부투자자와 함께 공동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주총회는 내일(22일) 열린다. 

한편, 엘리엇은 21일 주총 전 주주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서신을 공개했다. 엘리엇은 서신에서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고 기업 경영구조를 개선해 경영 책임을 강화하는 바탕을 함께 마련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주주들에게 호소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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