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0' 원전 배제한 정부 대책, LNG 수입부과금 인하 '미봉책'인 이유 "외국만 배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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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0' 원전 배제한 정부 대책, LNG 수입부과금 인하 '미봉책'인 이유 "외국만 배불려"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3.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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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발전 가스터빈 등 외국 기술....'미세먼지 저감'과 '산업 발전' 해결할 묘수 찾기 한계

19일 정부는 오는 4월 1일부터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부과금을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발전용 LNG 수입부과금은 현행 24.2원/kg→3.8원/kg으로 내려간다.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폐열을 난방용 열로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열병합발전소에 쓰이는 LNG는 인하 조정한 3.8원/kg도 환급한다.

이런 조치는 전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유연탄(석탄의 일종)의 양을 줄이고 LNG발전을 늘려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서다. 

과연 LNG발전으로 정부가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LNG발전 관련한 여러 논란을 정리해봤다.  

정부가 4월 1일부터 '발전용' LNG 수입부과금을 24.2원/kg에서 3.8원/kg으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석탄발전에 비해 미세먼지를 덜 배출하는 LNG발전을 늘리겠다는 계획에서다. 하지만 반응은 제각각이다. LNG발전을 장려하는 정부에 대한 시선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LNG 수입부과금 인하와 관련한 4가지 쟁점을 간략하게 짚어봤다.

◆ LNG의 미세먼지 효과? 산업부, "LNG발전이 석탄발전보다 초미세먼지 1/8 배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NG발전의 초미세먼지(PM 2.5) 배출은 석탄 발전의 1/8, 직접 배출되는 황산화물·질소산화물·먼지는 석탄 발전의 1/3 이하 수준이다.

또, 2017년 기준으로 석탄발전의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연간 2만7000톤으로 전체 발전소에서 배출한 미세먼지의 90%가량 차지하고, LNG발전은 1690톤에 불과하다.  

대기오염 물질 총량으로 비교해도 석탄발전은 12만5000톤으로 LNG발전의 6배다.

몇몇 언론에서 제기하는 LNG발전은 친환경 발전이 아닌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주장에 정부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100% 친환경에너지발전 시대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충분하다"고 반박한다. 

또한, 산업부는 2017년에서 2030년까지 석탄발전 비중을 43.1%→36.1%, LNG발전 비중을 22.2%→18.8%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줄어든 비중만큼 신재생에너지발전을 5.6%→20.0%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LNG발전이 석탄발전에 비해 초미세먼지 배출량에서 1/8 수준이라고 말하며 LNG발전의 '상대적' 친환경성을 강조한다. 

◆ 노후 석탄발전소도 문제지만, 노후 LNG발전소도 문제... LNG발전소 중 석탄발전소보다 단위당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곳도 있어

하지만 일각에선 "일부 노후 LNG발전소 가운데 석탄발전소보다 초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곳도 있다"며 "정부 예상만큼 LNG발전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17년 기준 석탄발전소 가운데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가작 적은 곳은 삼척그린파워발전소로 1MWH당 16g이다. 반면, LNG발전소 가운데 분당발전소 배출량은 1MWH당 46g이다. 

단위 당 기준으로 분당 'LNG' 발전소가 삼척그린파워 '석탄' 발전소보다 3배 가량 초미세먼지를 더 배출한다. LNG발전소라고 '마냥' 초미세먼지를 적게 배출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결과다. 

획기적인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결과이기도 하다.

◆ 미세먼지 배출 '0'인 원전을 배제해 '줄어든' 선택지... '차악'인 LNG를 선택할 수밖에

최근 산업계에서는 미세먼지 배출 않는 원자력발전의 사용에 대해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우라늄 핵분열을 통해 만든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력 발전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0이기 때문이다. 

즉, 미세먼지 배출만 고려하면 원자력발전은 석탄발전과 LNG발전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해하다. 

더욱이 원자력발전 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수준인데 국가가 대책도 없이 산업을 죽이고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세계적 현상이 된 '원자력발전소 감축'에 대해 2019년 현재 세계 각국은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1년엔 작았던 '미세먼지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미세먼지 배출이 '0'인 원자력발전소 사용 재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또, LPG와 LNG 사용을 늘리려는 정부 발표가 있을 때마다 등장하는 'LPG와 LNG는 대신 온실가스(CO2)를 (더) 배출한다'는 지적도 원자력발전은 해당하지 않는다. 

한국원자력학회에 따르면 kWh당 CO2 배출량은 석탄발전 1000g, LNG 490g, 원자력 15g이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을 선택지에서 배제하다 보니 선택지엔 '차악' LNG밖에 남지 않게 된 것이다. 

에너지 관련 한 전문가는 "신재생에너지를 대량으로 사용할 수 있기까지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금 우리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중에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측면에서 가장 무해한 원자력을 쉽게 배제해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국내 LNG 발전용 가스터빈은 모두 외국산... 정부, 국내 산업은 생각하나?

한국기계연구원과 발전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하는 LNG 발전용 가스터빈 150기가 GE(미국), 지멘스(독일),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일본)등 모두 해외 제조사로부터 들여왔다.

내년까지 완공 예정인 LNG발전소 2곳(평택, 제주)에서 사용될 가스터빈도 모두 해외 제조사 제품이 들어온다. 

LNG도 수입, LNG 발전용 가스터빈도 수입인 상황에서 LNG 발전을 늘려 외국 기업들만 배불리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한 언론사가 국내 LNG발전소에 설치된 전체 가스터빈 150기가 모두 해외 제조사 제품이라고 보도해 큰 파장이 일었다. 국내 기술은 '효율'면에서 해외 기술보다 부족한 상태다. 'LNG발전을 늘려 해외 제조사만 배불리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목표만 생각하다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손정락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LNG발전소를 지을수록 해외로 돈이 다 빠져나가는 게 현실"이라고 “정부가 환경적인 측면에서 석탄발전보다는 나은 LNG발전을 늘리겠다지만 국내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민하지 않아 국내 제조업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주요 부품 국산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을 추진 중에 있고, 발전 5사 경영평가지표와 기관장 경영 협약을 국내에서 기술개발한 제품의 상용화를 장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효율이 수익'인 발전업에서 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제품을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외국 기술에 의존한 정부의 LNG 대책은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고 항변했다. 

정부 대책에 '또' 실효성이 드는 대목이다.

현 정부에게 주어진 과제는 '미세먼지 저감'과 '산업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둘 중 하나라도 놓치면 비판을 면하기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군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량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많은 구조를 갖고 있다. 정부에 더 섬세한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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