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대우' 브랜드 '포스코대우도 지워', 남은 기업은 어디?...22일 창업 52주년, 김우중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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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대우' 브랜드 '포스코대우도 지워', 남은 기업은 어디?...22일 창업 52주년, 김우중 '불참'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18 17: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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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우그룹 해체 20년, 진실 밝히려는 움직임도...'정치적 논리' 주장 나와
정치적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에 인수돼...대우건설도 올해 매각 예정, 대우전자 명맥 유지

한 때 '세계경영'으로 세상을 풍미했던 대우(DAEWOO) 브랜드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더욱이, 오는 22일이 대우그룹 창립 52주년을 맞는 날이기도 해 대우그룹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만감이 교차하는 시기다. 

대우실업이 모태인 포스코대우가 1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우'를 지운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변경했다. 

포스코대우는 2010년 포스코그룹이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그룹에 편입됐는데, 포스코그룹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사명에서 '대우'를 뺐다.

따라서 과거 대우그룹에 속했던 기업들이 근황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대우그룹과 김우중 전 회장의 근황을 취재해 소개한다.

22일 대우맨 300여명 모여 대우 창업 52주년 행사 거행...김우중 전 회장 '건강 안좋아'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오는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전 '대우맨'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 창업 52주년 행사를 거행한다고 18일 밝혔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 관계자는 이날 "김우중 전 회장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우중 전 회장(84)의 최근 근황 관련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지난 1월 한 매체에 "최근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힘든 상황이며 한국에 가족들과 같이 계신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출간한 바 있다. 

김우중 전 회장은 2017년 지난 50주년 행사 때는 참석한 바 있으나 올해는 병환으로 참석이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대우그룹의 상징인 서울역 빌딩은 여러 주인이 바뀌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 대우그룹 계열사들은 대우그룹 해체 20년을 맞은 지금 여전히 조선, 건설, 증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대우'라는 정체성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대우그룹 출신 관계자는 "대우그룹 해체 후 많은 동료들이 뿔뿔이 흩어져 다른 기업으로 전전하면서 많은 아픔이 있었다"면서 "대우 브랜드를 단 기업이 몇 개 안된다는데 그 마저도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직 사명에 '대우'를 쓰는 대우조선해양, 대우전자, 대우건설, 미래에셋대우 등이 존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아래에 대우조선을 두고 당분간 대우조선의 독립 경영체제를 유지할 방침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름을 바꾸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대우전자, 미래에셋대우 남아...대우조선, 대우건설 매각 예정

대우자동차는 한국GM으로 바뀌었다.

대우자동차는 2002년 미국 GM에 인수된 뒤 GM대우로 새로 출발했다. 그러나 GM은 대우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을 고려해 2011년 한국GM으로 사명을 바꾼 것.

대우종합기계는 2005년 두산그룹에 편입돼 두산인프라코어로 새롭게 출범했다. 

대우그룹 로고

2006년 파산한 대우전자는 워크아웃과 매각을 거쳐 대우일렉트로닉스, 동부대우전자로 이름이 바뀌면서도 '대우'를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인수한 대유그룹이 해외에서 대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고려해 12년 만에 대우전자 이름을 부활시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는 지난 13일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대유위니아는 약 660명, 대우전자는 국내외 포함 약 4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에 앞서 대유그룹은 대우전자 부평연구소, 성남 물류센터 등 중복 자산을 매각했다. 대우전자가 계속 이름을 유지할 지는 실적이 변수다. 

이밖에 대우건설, 미래에셋대우 등이 대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올해 중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근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을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KDB AMC)에 편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산업은행이 늦어도 올 하반기 설립되는 KDB AMC를 통해 대우건설 매각을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우중 책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300만부 팔려...무리한 차입경영, 그룹 해체 도화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대우그룹은 1967년 3월 22일 설립된 대우실업에서 출발했다. 

대우는 설립 30여년만인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법인을 거느린 재계 2위 대기업으로 급성장했지만, 외환위기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1999년 해체됐다.

1999년 이후 대우그룹 공채가 사라졌지만, 전직 임원들은 그룹 해체 이후에도 해마다 창립기념일인 3월 22일에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개최하는 22일 대우 창업 52주년 행사는 조촐하게 열린다. 

이날 ‘대우맨’이라는 명예와 역량을 걸고 추진 중인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GYBM) 우수상 표창식 등도 가질 예정이다.

부대행사로 '나의 책 전시 및 수집' 코너를 마련해 '대우'와 함께 성장한 소장 도서를 전시해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해온 창조, 도전, 희생이라는 대우그룹 정신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우그룹 해체 진실 밝혀야 주장도 제기...22일 52주년 행사 계기로 다양한 움직임

올해는 대우그룹이 해체 된 지 20년째 되는 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직후 재벌 및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체된 대우로서는 강산이 두 번 바뀐 세월이 지난 셈이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포스코대우와 관련한 그룹의 정책이 변경될 경우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포스코측은 이러한 대우세경연측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우중 전 회장은 2014년 한 모임에 참석해 “평생 앞만 보고 성취를 향해 달려왔고, 그것이 국가와 미래 세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거기에 반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1989년 발간된 김우중 전 회장의 저서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는 당시 젊은이들의 필독서였다. 300만부 이상 팔렸다.

일각에서는 대우그룹 해체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지난 2017년 창립 50주년 행사 때 입장을 추가 밝힐 것이라고 했지만,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현재까지 유보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우그룹이 1990년대 세계경영을 앞세워 전세계 각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도전정신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화하는데 기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당시 무리한 차입경영과 구조조정 실패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당시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는 김우중 전 회장과 경제 관료들의 갈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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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맨 2019-05-13 11:07:38
군산에 타타대우가 아직 있어요. 인도회사로 넘어갔지만,이름은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