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매국' 민주당 과잉 논평에 '역풍'...“언론 자유 위협" "야만독재, 문두환 정권인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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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매국' 민주당 과잉 논평에 '역풍'...“언론 자유 위협" "야만독재, 문두환 정권인가” 비판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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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노무현 "나는 북측의 대변인 노릇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다" 발언도 매국이냐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을 쓴 블룸버그 통신의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매국에 가깝다”고 과잉 대응하면서 거센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 

외신기자클럽은 물론 야당 등에서 “이는 언론 통제의 한 형태이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 “문명국가가 아닌 야만독재 시대에나 있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고 오차 범위 밖에서 부정 의견이 더 많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애국, 매국으로 국민을 가르는 정당은 대한애국당 하나인데, 민주당도 더불어애국당으로 다시 태어나려는지 묻고 싶다”며 “문 대통령을 결사옹위하면 애국, 비판하면 매국이 아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정원의 대화록에 나온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를 사례로 들며 비판을 이어갔다. 

2013년 6월 노무현 대통령 "(김정일에게) 나는 북측 대변인 노릇, 변호인 노릇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6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그동안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노릇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힌 일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18일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 발언의 맥락을 보면 ‘수석대변인’ 발언보다 더 북한 측 이해를 대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며 “본인 스스로 타국과 정상회담에서 북한 대변인과 변호인을 자처한 노 전 대통령도 매국인가”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의 행동을 비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을 ‘문두환 정권’으로 만들려고 작정했다”며 “문명국가가 아닌 야만독재 시대에나 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 기사를 매국으로 몰아부치는 건 블룸버그 통신을 매국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며 “블룸버그 통신에게 문 정권에 대한 애국을 강요하는 건 히틀러 시대 때나 있늘 법한 야만적 국수주의”라고 날을 세웠다.

자유한국당도 “민주당은 논평을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국회에선 제1야당 원내대표를 대통령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모독을 했다고 윤리위에 제소하고, 언론에 대해선 기자를 겁박하고 언론검열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정권 실정을 감추고자 검열과 통제만 앞세우면 이는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이며 국민 저항만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에서 “오죽하면 외신이 나서겠느냐”며 “정권의 천박한 언론관이며 국제사회에서 망신”이라고 비난했다. 

외신기자클럽 "언론 통제의 한 형태이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제목의 블룸버그 통신 기사

서울외신기자클럽은 기자 개인 신변 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진 데 우려를 표명하며 논평 철회를 요구했다.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회는 16일 성명서에서 “최근 민주당이 대통령에 대한 기사를 작성한 블룸버그 기자 개인에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이로 인해 기자 개인의 신변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어떠한 정치인이라도 대중의 관심사나 의견에 대해 보도한 기자 개인에 대해 ‘국가 원수를 모욕한 매국’ 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언론 통제의 한 형태이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외신기자클럽은 1956년 발족했으며 약 100개 해외 언론사에 소속된 500여 명의 기자가 가입돼 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인용한 외신 보도는 지난해 9월 블룸버그 기자가 쓴 악명 높은 기사”라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기잘 실명을 공개하며 비판했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표현에 대해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 ‘악명 높은 기사’라고 비난한 것이다. 이해찬 당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국가원수모독죄’라고 규정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외신 기자를 매국으로 규정하며 야권에서 내로남불, 민주주의 역행 등 비판을 쏟아내며 판을 키우고 있다"며 "권력이 언론을 탄압하려 한다면 과거 정권에서 봤듯이 결국 비참한 몰락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며 경고했다.

한편,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는 18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주간집계)에서 긍정평가 44.9%로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49.7%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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