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슬레이트 지붕을 종잇장처럼 날려버린 용오름 현상은 왜 발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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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슬레이트 지붕을 종잇장처럼 날려버린 용오름 현상은 왜 발생했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1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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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피해 없어...대기층 불안정 상태에서 발생, 우리나라엔 1985년 이후 11차례 나타나

토네이도와 유사한 용오름 현상으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지붕이 강풍에 날아갔다. 

15일 오후 4시 30분경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품 출하장의 슬레이트 지붕이 강한 바람에 휩쓸려 부두 쪽으로 날아갔다. 

16일 기상청은 토네이도를 연상시킨 이날 강풍에 대해 "용오름 현상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한 돌풍이 순식간에 불면서 당진제철소 슬레이트 지붕이 조각조각 종잇장처럼 하늘 위로 솟구치고 흩어지면서 날아가는 모습에 인근 주민들은 한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현대제철 측은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4시 30분께 15일 오후 4시 30분께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공장 제품 출하장 슬레이트 지붕이 강한 바람에 날아가고 있다.

용오름은 커다란 회오리바람으로 땅이나 바다 표면과 하늘에서 부는 바람의 방향이 서로 다를 때 발생한다. 

보통 바다에서 발생하면 회오리바람 자체는 보이지 않지만, 구름 모양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강한 회오리바람을 동반하는 기둥 모양 또는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적란운 밑에서 지면 또는 해면까지 닿아있기 때문이다. 

용오름은 태풍이 접근할 때나 한랭전선이 통과할 때, 뇌우가 몰아칠 때 등 대기층이 급격히 불안정해지는 상태에서 발생한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제품 출하장 슬레이트 지붕이 강한 바람에 날아가면서, 지붕이 뚫려 있다. <방송 캡쳐>

기상청 측은 "15일 중국 발해만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서해를 건너 한반도로 접근한 뒤 중부지방을 거쳐 통과하는 과정에서 상층의 차가운 공기 덩어리 탓에 대기 불안정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용오름이 바다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오후 12시 30분 광주지역에 우박이 내리는 등 1차 전선이 한반도 전체를 통과하고 난 후, ▲늦은 오후에 다시 저기압이 동반한 2차 전선이 지나면서 강한 대기 불안정이 생겨 용오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어 ▲오후 4시 30분을 전후해 충남 당진 인근 자동기상관측망(AWS)에서는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이 관측됐는데 용오름이 당진체절소에 접근한 시간이다. 

당진제철소에서 발생한 용오름에서는 이보다는 강한 바람이 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용오름이 발생한 시간에 주변 서해 섬 지역에서는 초속 20m가 넘는 바람이 관측됐다. 

바람 세기를 분류하는 '보퍼트 풍력 계급(Beaufort wind scale)'에서 기왓장까지 벗겨내려면 초속 20m가 넘는 '큰 센 바람' 정도는 돼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자동기상관측망도 실제 용오름이 상륙한 지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용오름 자체도 규모가 작고 상륙 후 급격히 세력이 약화해 정확한 풍속은 파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용오름은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2014년 6월 경기도 고양에서 발생한 용오름으로 비닐하우스, 경운기 등이 날아갔다.

용오름은 주로 바다에서 발생하고, 15일 당진제철소처럼 해변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985년 이래 국내에서 용오름이 목격된 것은 이번까지 총 11번이다. 울릉도 주변 동해에서만 6번이 발생했다.

지난 2012년 10월 11일에도 오전 9시 50분부터10시 1분까지 11분간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용오름이 관측됐다.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2014년 6월 10일에 용오름 현상이 발생 비닐하우스 등이 피해를 보았다. 초속 60m의 강력한 바람이 불어 경운기가 날라가기도 했다.

또, 2017년 8월 11일에는 경기도 화성시에서, 같은 해 12월 5일에는 제주도 서귀포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서귀포에서는 쌍용오름 현상이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다고도 말한다. 소나기나 천둥번개 우박 등 대기 불안정이 늘어나면서 용오름이 자주 생긴다는 분석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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