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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우 칼럼] '국가원수 모독죄' 외친 이해찬 대표가 폐지 앞장 선 장본인 '불편한 진실'
박근우 정책산업부장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국가원수 모독죄' 논란이 그렇습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외신 인용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국가원수모독죄'라고 분노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해찬 대표는 '국가모독죄'를 폐지한 장본인 중 한 명으로 밝혀졌습니다.

과거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서 만든 '국가 모독죄'는 1988년에 폐지된 바 있습니다.

이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산물이었습니다. 이러한 법 폐지에 앞장 선 인물 중 당시 초선 의원이었던 이해찬 대표도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는 12일 "이것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입니다. 다른 게 아니고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입니다"라고 강한 반발을 했습니다. 

결국 이해찬 대표는 독재정권의 악법 '국가원수 모독죄'를 거론하면서 스스로 '자승자박'의 올가미에 걸리게 됐습니다. 30년 전에 사라진 독재자의 악법을 들먹이다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방어하려다 대통령을 권위주의 시대 표현인 '국가원수'라 지칭했습니다. 더 나아가 '국가원수 모독죄'라고 발언해 문 대통령이 독재자라는 전제로 말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국가원수 모독죄는 왜 만들어졌을까요? 

정확히 말하면 '국가원수모독죄'가 아니라 '국가 모독죄'가 과거에 존재했습니다. 1975년 공화당 시절 박정희 정부에서 만든 법입니다.

국가모독죄는 내국인이 국외에서, 또는 외국인 등을 이용해서 국가기관을 모욕하면 처벌하는 법입니다.

당시 반정부 인사를 정면으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은 논란이 되다보니 우회적으로 이런 법을 만든 것입니다. 그것도 국회 휴게실에서 '날치기'로 통과시킨 법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입을 틀어막은 악법입니다. 

국가모독죄로 처벌받은 사례도 다수 있습니다. 

외신 기자에게 정부 비판 자료를 배포한 시민단체의 간부가 기소됐습니다. 일본 잡지에 비판적인 시를 썼다는 이유로 국어교사가 징역 3년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1979년에는 김영삼 당시 신민단 총재가 처벌 위기에 처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박정희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입니다. 형사처벌은 피했지만 국회에서 제명됐습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1987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전두환 정권을 나치에 비유했다가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민주당 인사들이 독재정권에서 고초를 겪은 악법 '국가모독죄'가 폐지된 지 30년이 지난 2019년에 민주당에 의해 다시 탄생했습니다. 

그것도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롯 다수의 의원들과 정부 인사들이 더 강한 표현의 '국가원수 모독죄'를 다시 꺼낸 것입니다. 독재정권 괴물과 싸우다 스스로 '괴물'이 된 민주당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더욱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가모독죄 폐지에 앞장 선 인물이고, 우상호 의원은 국가모독죄로 고초를 당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합니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민주정부라 자칭하는 민주당 정부가 독재정권의 상징 '국가모독죄를 내세웠으니 말입니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5년 국가의 위신 등의 불명확한 이유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과거 표창원 의원을 비롯 민주당 의원들은 전 정권의 대통령에게 '귀태(鬼胎ㆍ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 '암살' '쥐박이' 등 모욕 조롱 막말은 물론 여성 비하 그림 전시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정권은 반발했습니다. 이에 우상호 의원은 “야당 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으로 이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자유한국당(당시 한나라당)도 과거  ‘노가리’ ‘육실헐 놈’ '등신외교' 'DJ 암' 등 모욕 조롱 막말에는 다를 바 없었습니다. 당연히 민주당은 당시 강력 반발했었습니다. 

국민들은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뭐가 다른가 갸우뚱하게 합니다.

국민들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 양당 극단적 정치세력에 비판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특히 집권 여당이라는 책임이 큰 민주당의 행태가 더 비난의 대상이 되고 아있습니다. 

항간에는 '극과 극은 똑같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양당은 서로 적폐라고 비난합니다. 그러다보니 구적폐(자유한국당)과 신적폐(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입니다. 

국회 윤리 규정 등을 비롯 충분히 반박할 방법이 있었는데 민주당 인사들은 왜 그렇게 자충수를 두었는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는 민주항쟁에 이어 촛불혁명을 통해 미래로 갈 수 있었지만 30년 전 '국가모독죄' 악법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과거와 과거가 싸우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청년들의 미래는 암울합니다. 

역사는 과거 속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남탓'에만 익숙한 '내로남불' 싸움판에서 미래는 죽어갑니다.

경제를 살려달라는 민심은 타들어 갑니다.

"이게 나라냐?" 외침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까요?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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