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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희정 데이그래피 대표 "미술학도 청년실업 해결 위해 벽화시공사업 시작했어요"22세 때 소셜벤처 설립, 5년차 청년기업가...8일, 갤러리 '프로타주' 개관 "첫 전시 주제 '거리'"

“미술학도 청년들의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벽화 사업을 시작했어요. 저 역시 이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거든요. 미술 용품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번에 갤러리를 연 이유도 이들에게 설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박희정 대표(27)가 운영 중인 데이그래피는 ‘젊은 청년기업’이자 ‘사회적 기업(소셜 벤처)’이다. 9명의 회사 구성원 모두 만 30세가 안 되는 독특한 특성을 지녔지만, 올해로 설립 5년 차를 맞았다.

직원 9명 모두 20대 청년으로 구성된 소셜벤처...단군신화 처럼 '변신'과 '도전'

'데이그래피'는 ‘데이(하루)+그래픽’의 합성어다. 데이그래피 로고는 ‘단군 신화’ 를 모티브로 하여 ‘쑥+마늘’을 합친 디자인으로, ‘(매일 쑥과 마늘을 먹듯이) 일기를 쓰면 사람이 변화할 수 있다’를 의미한다고 한다.

단군신화처럼 '변화와 혁신'의 벽화시공사업으로 '변신'을 꿈꾸는 청년의 도전인 셈이다. 

<정두용 기자> 박정희 데이그래피 대표(27)가 8일 문을 연 프로타주 갤러리 앞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그는 "이 갤러리를 통해 젊은 미술인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8일엔 서울 상수역 인근에 40평 남짓한 공간에서 ‘프로타주’란 이름의 갤러리를 열었다. 

이에 앞서, 7일엔 3년의 예비기간을 거쳐 사회적기업육성위원회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정식 인증도 받았다.

사회적기업은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회사를 말한다.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며 사회적인 공헌 활동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데이그래피는 비교적 취업 시장에서 외면받는 미술ㆍ예술계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벽화 시공으로 매출을 만들고 있다. 

특히 벽화의 여러 기법 중 “스텐실 분야에선 업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스텐실은 글자나 무늬ㆍ그림 따위의 모양을 오려 낸 후, 그 구멍에 물감을 넣어 그림을 찍어 내는 기법을 말한다.

구성원의 특성상 작가 지망생이 많아 벽화 퀄리티도 높다. 결과물을 본 업계 사람들에게 입소문은 빠르게 퍼져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월 최대 45건 벽화 시공...건당 30만원~6000만원 다양 '스텐실 분야 벽화, 최고 수준'

현재는 월 15건~45건의 벽화 시공을 진행하고 있다. 건당 30만원부터 6000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벽화 구현이 가능하다.

<정두용 기자> 데이그래피 소속 박주성 작가(25)가 12일 스텐실 기법을 활용해 벽화 시공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벽화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부터 벽화 시공을 사업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저의 목표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었죠. 그래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일기 애플리케이션, 자존감을 높이는 목적으로 3D 자화상 도장 제작 등을 사업 아이템으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다 결과가 좋지 않았죠. 벽화는 2011년부터 아르바이트로 종종 했던 일인데, 이게 의외로 저랑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들과 동아리처럼 시작한 게 지금까지 이어졌네요.(웃음)”

당시 박 대표의 만 나이는 22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실패와 좌절, 그리고 소기의 성과를 맛본 5년 차 사회적기업의 경영인이 됐다. 현재 데이그래피는 월 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초심을 잃기 싫었기 때문이다. 홍대 인근에 갤러리를 연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대 인근 갤러리 '프로타주'..."생계 걱정하는 청년 미술가들이 설 장소 제공하고 싶어"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벽화 사업이 조금씩 자리를 잡은 뒤로 어느 정도 만족감이 들었어요. 하지만 ‘미술을 지속하기 위해 햄버거를 팔아야 하는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이 됐느냐고 생각하면, 그건 또 아니었죠. 갤러리는 미술가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당장 수익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생계 걱정을 하는 미술가, 저 같은 청년들이 설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프로타주 갤러리의 이름도 그렇게 탄생했다. 프로타주는 동전ㆍ나무 따위의 거친 토대에 종이를 대고 연필로 문질러 얻게 되는 이미지를 활용하는 미술 기법이다. 이 명칭엔 이 공간을 통해 청년 미술가들이 자신을 드러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

<정두용 기자> 지난 8일 프로타주 갤러리가 '거리'를 주제로 기획전을 열며 운영을 시작했다. 사진은 12일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있는 모습.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첫 기획전의 주제도 그래서 ‘거리’로 잡았다. 데이그래피가 거리의 예술로 불리는 ‘벽화’를 전문으로 하는 점과, 거리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미술가들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는 GR1, Hez kim, JODAE, N5BRA, VS FOREC 등 스트릿 아트ㆍ그래피티 분야에서 국내 활동 중인 5명의 작가를 초청했다. 작품은 총 39점이 전시됐다.

12일 만난 GR1 작가는 “프로타주 갤러리의 첫 전시라 부담이 많이 됐지만, 막상 개최하니 뿌듯했다”면서 “앞으로 이 공간이 홍대 인근에서 자리를 잘 잡아 많은 신인 작가들에게 설 자리를 제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 갤러리를 회사 구성원들의 꿈을 이루는 수단으로도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저의 개인적인 취향만 생각한다면 40평 남짓한 공간을 갤러리로 꾸미고 싶지 않았어요. 파티나 커뮤니티의 목적의 공간이 저와 더 잘 맞죠. 하지만 회사 구성원 대부분이 작가를 지망하고 있어, 이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갤러리 운영도 전적으로 이 분야에 있는 친구에게 맡겼어요.”

갤러리 운영의 전권은 데이그래피에서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고요섭씨(28)가 맡았다. 그는 “이 공간을 ‘멋진 전시가 이뤄지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며 “작가들이 자신을 알리면서도, 그림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의 현재 목표는 ‘회사를 더 크게 키우는 것’이라고 한다. 일차적인 꿈이었던 사회적기업 설립은 지난 7일에 이뤘기 때문이다.

“제가 회사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생계를 걱정하면서 미술을 지속해야만 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를 더욱 많이 제공하려면 회사 규모가 커지면 좋겠죠. 그렇다고 그들의 허영심을 돈으로 충족시켜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미술 발전에 함께하고 싶은 것이죠.”

<정두용 기자>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프로타주 갤러리의 첫 기획전 모습. 이번 기획전의 주제는 '거리'로 진행된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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