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경영체제 기반 '구본무 유산' 재조명...의인상·사이언스파크·테크컨퍼런스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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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경영체제 기반 '구본무 유산' 재조명...의인상·사이언스파크·테크컨퍼런스 의미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0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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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상 등 선친의 유산...구광모 회장 취임 2년차, 실용주의 수평적 리더십 기반 현장 경영

만 41세의 뉴리더인 구광모 LG 회장이 여론조사에서 11개월째 재계총수 이미지 1위를 이어가는 등 과거 유례가 없는 재계의 리더십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처럼 구광모 회장이 빠른 시기에 대내외 리더십과 경영체제를 안착시킨 데에는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고객가치 창조, 인간존중, 정도경영이라는 LG 웨이(WAY)에 기반한 선대 회장의 경영 방향을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꾸준히 개선해 시장을 선도하고 영속하는 LG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6월 취임 직후에 밝힌 말이다. 

구광모 회장의 취임 일성은 구본무 선대회장의 철학과 유지를 받들어 계승 발전시키는데 방점이 찍혔다.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은 구광모 회장의 경영 현장 곳곳에서 나타난다.

지난 4일 LG 의인상 수상자가 100명 돌파했다. 지난 2월에는 'LG테크컨퍼런스'가 열렸다. 3월부터는 'LG 포럼'을 매달 진행한다. 

구본무 회장이 사회정의를 위해 만든 'LG의인상' 수상자 100명 돌파

구본무 선대회장(왼쪽)과 구광모 LG 회장

구광모 회장의 행보와 맞닿아 있는 일들이다. 이같은 일들에는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이 크다. LG 의인상을 처음 만든 인물이 구본무 회장이다.

최근에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생전에 LG복지재단을 포함한 공익재단에 50억원을 기부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지난 4일 LG 의인상 100번째 수상자 탄생과 함께 구본무 회장의 생전 선행이 재부각됐다. 

LG 테크컨퍼런스도 구본무 회장이 시작했다. LG 포럼은 기존 LG 임원세미나를 구본무 선대회장에 이어 구광모 회장이 계승 발전시킨 형태다. 

특히 구본무 선대회장이 'LG의 미래'로 건설한 LG 사이언스파크는 구광모 회장에게 유지와 같은 곳으로 그 의미가 크다. 선친이 생전에 마지막 혼신을 기울인 대역사였기 때문. 

구광모 회장이 취임 직후 첫 공식 방문지로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았던 이유다. 또 올해 시무식을 LG사이언스파크에서 처음 개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2월 'LG 테크컨퍼런스'가 열린 LG사이언스파크에 구광모 회장이 또 참석한 것도 마찬가지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이후 첫 방문지로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가 담긴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투명 플레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4일 LG그룹 관계자들은 대표적인 사회공헌으로 자리잡은 'LG 의인상'의 100번째 수상자를 선정하면서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 LG 의인상은 고(故) 구본무 회장이 평소 강조해 왔던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뜻에서 지난 2015년부터 LG복지재단을 통해 만들어진 상이기 때문이다. 

구본무 선대회장은 LG의인상이 만들어지기 훨씬 전부터 우리 사회의 의인에게 사비를 털어 상금을 전달하곤 했다. 하지만 사기업이 개인에게 상금을 주면 만만치 않은 세금이 부과된다. 의인들이 세금 부담 없이 상금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LG복지재단을 통해 상을 제정하고 운영하게 된 배경이다.

구광모 회장은 선대회장이 맡아왔던 LG복지재단 이사장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결단을 했다. 재단 이사장을 맡지 않고도,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

LG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LG공익재단 이사장을 직접 맡지는 않았다"면서 "선대 회장이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설립한 공익재단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구광모 회장은 종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들에 더해 우리 사회와 이웃을 위한 선행과 봉사로 크게 귀감이 된 시민들로 시상 범위를 확대됐다.

구본무 선대회장의 50억 기부 뒤늦게 알려져..."공익사업에 써 달라" 유지

올해 1월 초 LG사이언스파트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일반 직원 등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구광모 회장

LG는 다른 기업에 비해 기부나 선행을 크게 알리지 않는 편이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생전에 LG복지재단,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등 공익재단에 50억원을 기부한 것이 최근 뒤늦게 알려진 것도 그 사례다. 

구본무 회장의 유족들은 “공익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지난해 말 공익재단에 기부했다. 

LG그룹은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으나 LG복지재단 이사회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기부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무엇보다 구광모 회장이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장소는 LG사이언스파크다. 구본무 선대회장은 병환 중에도 서울시 강서구 마곡지구에 LG의 미래를 건설했다. 

지난 2017년 9월 LG사이언스파크 건설 공사 현장에 들러 "즐겁게 일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R&D 혁신도 이뤄질 수 있다”며 “R&D 인재들이 창의적으로 연구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으로 만들어 줄 것”을 사려깊게 당부했다. 

실제 LG사이언스파크는 첨단 R&D 시설은 물론, 단지 중앙에 수목이 어우러진 산책로와 공중 정원 등 다양한 녹지 공간을 조성해 연구원들에게 사색과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LG사이언스파크에 자주 찾는 이유...선친의 마지막 선물

LG사이언스파크는 지난해 4월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개발(R&D) 단지로 1차 완공했다. 구본무 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가 완료된 직후인 5월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리고 아들인 구광모 회장에게 'LG의 미래'라는 최고의 유산을 물려준 셈이다. 

구광모 회장과 LG그룹의 미래는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과 맞닿아 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LG사이언스파크를 자주 찾는 이유다. 

총 4조원을 투자한 LG사이언스파크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약 5만3000평) 부지에 건설된 20개 연구동으로 이뤄졌다. 연구동의 연면적은 111만여㎡(약 33만7000평)로, 서울 여의도 총면적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2014년 10월 착공해 개관까지 4년이 걸렸다. 앞으로도 추가 공사가 이어져 2020년에야 최종 완공된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현재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 연구인력 1만7000여명이 입주해 연구하고 있다. 2020년까지는 2만2000여 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LG사이언스파크는 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화학 분야는 물론 다양한 성장사업,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를 수행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하게 된다. 

구광모 회장 취임 2년차...실용주의 수평적 리더십 기반 현장 경영

구광모 회장은 올해 취임 2년차가 되면서 자신의 색깔로 변화도 모색한다. 

구광모 회장과 가족들이 함께 한 모습.

구광모 회장이 올해 초 시무식에서 “지금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더욱 발전시킬 때"라고 강조했다. 결국 해답은 고객에게 있다는 것으로 실용주의와 현장의 중요성이다. 

또 LG그룹이 매년 분기별로 진행해 오던 정기 임원세미나를 매달 열리는 ‘LG 포럼’으로 전환한다.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고 실질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업문화를 바꾸자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관이 드러난 대목이다. 수평적 리더십 기반 하의 학습과 소통의 마당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지난해 경영현안 파악에 주력했다면 올해부터 그룹 경영 현정애 실용주의를 구체적으로 접목시킬 것"이라면서 "LG 포럼이 구광모 회장이 선대회장을 계승해 LG의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구광모 회장에게 맡겨진 책임의 무게는 어느 누구 보다 클 수 밖에 없다. 구본무 선대회장이 물려준 유산은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구광모 회장과 LG에 대한 고객의 신뢰는 현상 유지가 아니라 선대회장이 내세운 '글로벌 LG'를 넘어 '4차산업혁명의 리더 LG'라는 점에서 큰 과제가 남아 있다.

그 숙제는 오로지 구광모 회장의 몫이다. 구본무 선대회장이 만든 꽃길을 지나 LG의 미래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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