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벗어 던져라' 미국의 진주 제니스 조플린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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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벗어 던져라' 미국의 진주 제니스 조플린 '펄'
  • 최진경
  • 승인 2013.09.06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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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사회에 도전한 진정한 ‘페미니스트’로 평가 돼야

이 여름의 막바지에서 록-음악을 이야기 하면 당연 미국을 떠올리고 수 많은 가수들과 뮤지션 속에서 색다른 이름 하나 “제니스 조플린”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녀만큼 격동적으로 산 이도 더물다. 우리에겐 'Summer Time' 이란 노래로 더욱 친숙하겠지만.

 

미국이 낳은 미국 문화의 상징 “제니스 조플린”, 애칭 '펄'은 1943년 미국 텍사스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18세 되던 61년 고향 텍사스를 떠나 휴스턴에서 가수생활을 시작하고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 불시에 타계한다.

이제 와서 굳이 '펄'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제도와 관습에 짓눌린 현재의 우리 모습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 그녀만의 독창적이고 드라마틱한 삶에 대한 동경 일 수도 있다.

'펄'이 말하는 ‘껍데기’란 위선과 가식 뿐 아니라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는 도덕 관념이나 상식까지 포함하는 것이었다. 거기엔 노골적인 성생활까지도 포함된다.

"펄"은  언제나 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여자가 성에 대해 언급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기 때문에 그녀의 노골적인 성 관계 얘기는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여자가 말한다는 것 자체로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펄'은  공공연히 무수한 남자와 성관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으며 실제로도 그랬다. 그녀는 폭음과 환락을 마구 즐겼다. 양치질이며 세수조차 자주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폭음과 환락이 그녀의 인생을 망칠 것이라는 충고에도 '펄'은 "술에 취하는 것이야말로 못난 내게 가장 잘 맞는 행위"라고 응수하곤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나’ 일 뿐 누구도 내가 아니다

전성기 샌프란시스코의 ‘필모어 극장’이나 ‘애벌런 볼룸’ 같은 곳에서 하늘을 찌르는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펄'의 실제 생활은 고독했다.

약물중개상은 그녀의 돈을 갈취해갔고, 친구들은 그녀를 속였다. 그녀의 삶은 ‘블루스’ 그 자체였다.

조플린은 대중 속에서 더욱 진한 고독을 느꼈다. 그녀는 "나는 무대에서 2만5천명의 사람들과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갈 땐 늘 혼자다"라는 말로 자신의 고독을 드러내곤 했다.

당시 인기 절정의 가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과도 잠시 사귀었다. 제니스 조플린은 마치 자신이 관계를 갖은 남자들을 정복이라도 한 것처럼 말했지만 대개의 남자들은 자신이 너무나 술과 마약에 취한 탓인지 다음날 아침엔 그녀와의 관계 사실 자체를 까맣게 잊곤 했다.

'펄' 은 이렇게 투덜댔다. "기차에는 165명이 타는데, 나는 65명하고밖에 잠을 못잤어!" 라고 말이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 재학 시절 학생들 사이에서 "캠퍼스의 가장 못생긴 남자"로 뽑혔던 못생긴 백인 계집애.

제니스 조플린! '펄'

그녀는 불안하고 즉흥적이며 이기적인 동시에 자기파괴적이었던 인생을 살았다.

천국을 넘너드는 음악성은 빛나...

그러나 음악계에서는 "제니스 조플린, 그녀가 입을 떼는 순간 이제까지의 노래부르기 역사는 사기였음이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그녀가 록 음악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크다.

마치 천국을 넘나드는 듯한 음색과 리듬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펄'은 그 음악과 인물이 같은 비중으로 중시되는 몇 안되는 록 스타이자 넘쳐나는 물질적 풍요 속의 빈곤을 보았고, 자유의 여신으로 대변되는 미국 주류사회의 폭력성을 이론이 아닌 감성으로 깨우쳤으며 갖은 반항과 대담한 실험을 통해 개인적인 자유와 문화 혁명을 꿈꾸었다.

'펄'은 플라워 무브먼트의 역사와 신화였으며 남성 중심의 사회와 록 음악계 속에서 성 해방까지 포괄하는 여성의 자유를 공개적으로 소통될 수 있도록 했다.

비록 제한된 틀 안에서나마 기성 사회의 성을 맹공한 페미니스트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녀, 제니스 조플린은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 내고 노래한 음유시인 이라고 평가를 받기 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펄' 의 히트곡 ‘Summer Time’을 볼륨 껏 올리고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최진경  baji10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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