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잠재시장, 창조경제 패러다임으로 선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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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잠재시장, 창조경제 패러다임으로 선점하자
  • 편집부
  • 승인 2013.08.2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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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호 특허청 원동기계심사과장

 
지난 6월 5일은 환경의식 확산을 위하여 UN에서 지정한 ‘환경의 날’이었고, 얼마 전의 5월 31일은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기 위하여 제정된 ‘바다의 날’이었다. 다가오는 6월 15일은 풍력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날인 ‘세계 풍력의 날’이기도 하다. 이런 기념일들의 취지를 모두 살리는 산업으로 최근 부상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해상풍력발전’이다.

화석연료의 고갈,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신재생에너지에 관한 기술개발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가운데, 풍력발전 분야는 기술적 완성도나 경제성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발전은 소음, 입지 제약, 경관 훼손 등 풍력발전이 가지는 종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어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특허출원 동향을 살펴보면,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던 전체 풍력발전기술의 특허출원 건수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2010년을 기점으로 정체되고 있는 반면에, 해상풍력분야는 2009년부터 매년 평균 85% 이상 특허출원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업체와 건설업체들의 출원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 풍력발전은 기초구조물이나 타워 등 토목공사와 특수선박에 의한 운송·설치작업의 비중이 시공비용에서 70~80% 정도를 차지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체들과 건설업체들이 해상풍력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유럽이 해상 풍력발전을 주도하고 있는데, 일본이나 중국도 해상풍력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해상풍력분야로의 진출에 발맞춰서, 우리 정부도 2020년 세계 3위의 해상풍력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아래 R&D 비중 확대, 2.5GW 규모의 서남해안 실증단지 구축 등 성장기반을 조성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해상 풍력발전은 블레이드의 대형화와 단지의 대규모화 추세에 적합하고 풍부한 바람자원과 공간의 활용에 유리하여, 현재 성장초기 단계인 해상 풍력시장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이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lobal Wind Energy Council)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해상 풍량발전 설치용량은 전체 풍력발전의 2% 미만 수준인데, 2020년쯤에는 10% 이상 수준으로 급성장이 전망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내 조선업체들이나 건설업체들이 해상풍력분야에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새 정부의 국정 핵심 키워드인 창조경제 패러다임에 그 해답이 있다. 창조경제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기술을 융합하여 창조적 산물을 창출함으로써 경제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해상풍력분야에 적용해 보자. 먼저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연구개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해상풍력분야는 바다라는 열악한 설치환경으로 인하여 여러 기술적 제약이 있어서 어느 기술분야보다도 창조성이 요구된다.

더욱이 아직 기술과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해상풍력분야에서 과거의 추격형 전략(Fast follower)으로는 한계를 뛰어넘기 힘들다. 선도형 전략(First mover)으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만들어질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어야 한다.

연구원들의 창조적 아이디어를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업 내에 적절한 지원과 보상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직무발명 보상제도 도입과 창조인력 육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연구원들이 상상력의 나래를 펴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동기 부여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다양한 기술간 그리고 경제주체들간 ‘융합’ 이 활발해져야 한다. 해상 풍력분야는 기존 풍력발전기 기술과 더불어 해상 기후 변화 예측, 해상 설치를 위한 기초기반 조성, 해상구조물 시공, 육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해저케이블 가설, 유지·보수 관리를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추가로 요구되어 다양한 기술의 접목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술 간의 벽을 허물고 ‘융합’을 촉발하고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만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해상 풍력기술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선박, 철강 등에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과 풍력발전부품의 생산역량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 간에 융합하는 협업 관계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서로 다른 역량을 가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하여야 다양한 기술의 총체적 복합체인 해상풍력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창조경제의 핵심은 ‘지식재산’에 있다. ‘창의성’이 창조경제의 기폭제이고 ‘융합’이 창조경제의 근간을 이룬다면 ‘지식재산’은 창조경제의 결과물이다. 창의적 결과물이 경제적 가치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권으로의 연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창조적 아이디어와 기술개발 자체만으로는 시장을 선점할 수 없다.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개발한 엠피맨닷컴이 전략적인 특허권 확보에 소홀하여 시장에서 퇴출된 쓰라린 사례는 이를 잘 일깨워준다. 창의력을 발휘하여 핵심·원천기술을 발명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였더라도 이를 지식재산으로 구현하지 못하면 정작 시장에서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풍력분야의 선진업체들은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외에서 꾸준히 특허출원하여 시장 선점을 위한 지식재산권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해상풍력분야도 시장이 성숙하면 특허분쟁이 기다리고 있음을 국내 기업들은 직시하여야 한다. 최적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창조적 결과물을 지식재산화하는 전략적인 특허 경영이 절실하다.

국내 기업들의 해상풍력 경쟁력은 유럽 등 해외 선진업체와 비교하여 많이 뒤쳐져 있는 것이 현실이나,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해상 풍력발전 단지의 보급이 용이하고, 국내 대기업들은 해상 풍력발전의 유관 산업인 조선, 해양설비 기술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아직 초기 단계인 해상 풍력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창의성, 융합, 그리고 지식재산으로 이어지는 창조경제의 패러다임을 구현하여 실천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해상풍력시장을 주도하는 선도업체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풍력시장을 석권하여 해상풍력분야가 제2의 스마트폰이 될 날을 기대해본다. [출처=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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