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한밤에 절약한 전기, 시장에 내다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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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한밤에 절약한 전기, 시장에 내다판다
  • 김인배
  • 승인 2013.08.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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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빌딩이나 공장에 설치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밤새 저장한 싼 심야전력을 한낮 피크시간대에 내다 팔 수 있게 된다. 정부가 감축한 전력을 공급전력과 같이 시장에 팔 수 있는 수요관리자원 시장을 조성하기로 한 덕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에너지 수요관리 신시장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전력공급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급증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2000~2010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전력소비 증가율은 5.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을 크게 웃돈다.

산업부 관계자는 "실내온도 제한 등 일시적인 절전에서 벗어나 세계적 수준의 ICE 기술을 활용한 근본적인 수요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력난, 수요관리로 넘는다'…패러다임 전환

우선 산업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을 통해 감축한 전력수요를 전력거래시장에 팔 수 있도록 수요관리자원 시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예컨대 전력수요가 5000만㎾로 전망되면 현재는 발전사로부터 5000만㎾를 구매하지만 수요관리 시장이 활성화하면 발전사로부터 4500만㎾를, 소비자로부터 수요감축량 500만㎾를 구매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수요관리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지능형 수요관리 사업자는 13개로 고용 인원도 60여명에 불과하지만 향후 시장이 활성화할 경우 다양한 사업 모델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력정책이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한전은 현재의 에너지 공급사에서 에너지수요관리까지 추진하는 에너지 회사로 변화한다.

한전은 총매출액 대비 에너지효율 향상 투자 비율을 2013년 0.12%에서 2014년에는 2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향후 5년간 약 5400억원을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데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농촌 지역과 기초생활수급자, 사회복지시설 등의 심야 전기보일러 7만9000여개는 축열식 심야 히트펌프 보일러(소비전력 50% 절감)로 교체되며 엘리베이터가 내려갈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재사용하는 회생제동장치(소비전력 54% 절감)도 7만대 이상 보급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계약전력 30만㎾ 이상의 대규모 민간 사업장 30여개소를 대상으로 계약전력 5% 이상 용량의 ESS 설치를 권장하고 계약전력이 1000㎾ 이상인 공공기관 1800여개에 대해서는 100㎾ 이상의 ESS 설치를 권고하기로 했다.

ESS를 이용하면 전기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에 전력을 저장한 뒤 주간 피크시간에 사용할 수 있다. 주간 전력피크를 줄일 수 있는 ESS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간대별 전력생산 원가를 반영하는 차등요금 적용 대상이 현재 산업용·일반용(고압)·교육용에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산업부는 다양한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원격 제어할 수 있는 EMS 설치를 유도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의 EMS 구축비용을 최대 50%까지 지원하고 IT기업이나 통신사업자와 같이 이미 EMS 기술을 확보한 기업이 에너지절약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등록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ESS(45만㎾)·EMS(10만㎾)·수요관리 투자 확대(15만㎾) 등으로 앞으로 최소 70만㎾의 전력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인배  gnomi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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