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의원 '공항 갑질' 피해자 청년 김모씨(24) 경위서 전문 "이 새X들이..." 욕설·폭언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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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의원 '공항 갑질' 피해자 청년 김모씨(24) 경위서 전문 "이 새X들이..." 욕설·폭언 충격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2.2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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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부 소속 의원으로서 피감기관 김포공항 20대 청년 직원 탓하며 변명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의 김포공항 갑질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당시 공항 직원 김모씨(24)가 사건 발생 직후 남긴 경위서가 공개됐다. 

김 의원은 "욕설은 결코 하지 않았다"며 허위보도라고 해명했으나 오히려 '거짓말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정호 의원 측은 "시민 입장에서 상식적인 문제 제기와 원칙적인 항의를 한 것"이라고 항변한 바 있다. 

하지만 공항 직원 김모씨가 경위서에 적은 김정호 의원 및 보좌관의 발언이 구체적이라는 점, 경위서가 사건 직후 작성돼 김씨가 허위 내용을 그렇게 즉각적으로 자세히 꾸며낼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김씨에 따르면 경위서는 김 의원이 20일 오후 9시 30분경 출국 및 상황 정리를 마친 직후 오후 10시께 작성됐다.

더욱이 김정호 의원은 김포공항이 피감기관인 국회 국토교통부 소속 의원이라는 점을 악용해 '갑질'을 했다는 의혹과 함께 이제 갓 사회에 진출한 24세 청년 직원에게 욕설과 고성을 지르며 '갑질'을 했다는 것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정호 의원의 '공항 갑질' 직후 당시 공항 직원 김모씨(24세)가 작성한 경위서.

경위서로 보자면 김정호 의원이 거짓말과 변명으로 20대 청년 탓을 하고 큰 상처를 주었다는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계승한다던 김 의원이 되레 특권과 반칙을 한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사안으로 비화된 휘발성이 크다. 

24일 뉴시스가 입수한 김포공항 보안 근무자 김씨의 경위서에 따르면 사건은 김포공항 서편 출국장에서 당시 확인 업무를 담당했던 김씨와 이모씨가 경남 김해로 출국하는 김정호 의원의 신분증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2018년 12월20일 21시05분경 여직원들이 모두 퇴근 후 저와 OOO은 출발장 서편 근무 중(이었다), 저는 뒤에서 근무 중이었다"며 "고객님(김정호 의원)의 탑승권과 신분증을 확인하려고 신분증을 지갑에서 꺼내달라고 정중하게 말씀드렸다"고 당시 첫 상황을 알리며 경위서를 시작했다.

김정호 의원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물려준 김해시을 지역구에서 지난 6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친분을 내세워 당선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갑질 논란이 휘발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어 "그러자 고객님(김정호 의원)이 그냥 확인하면 되지 않느냐길래 위조된 신분증인지 확인을 위해 지갑에서 꺼내서 확인한다고 말씀드렸다"며 "그랬더니 고객님께서 본인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 보여달라고 화를 냈다"고 밝혔다.

김씨는 "다른 승객 입장(출국수속)에 방해가 돼 비어 있는 옆줄로 안내했고, 관련 규정을 찾기 위해 (근무자) 데스크로 갔다"면서 "데스크에 가서 찾는 도중에 고객님(김정호 의원)이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며 화를 내며 규정을 얼른 찾으라고 재촉을 했고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정호 의원이) 전화를 하시면서 저한테 '이 새X들 똑바로 근무 안 서네' '너희들이 뭐 대단하다고 (고객에게) 갑질을 하는 거야' '김OO씨 근무 똑바로 서세요'라고 말하며 얼굴과 상반신이 모두 나오게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김정호 의원이 당시 20대 청년에게 욕설과 무단 초상권 위반을 했다는 얘기다.

김씨 경위서에 따르면 김 의원의 도를 넘는 행태는 여기서 그치치 않았다.

김씨는 "고객님(김정호 의원)의 재촉과 어떤 말씀에도 저는 위압적이지 않았고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얼른 규정을 가져오라며 화를 내셨다"며 "이 상황을 지켜본 다른 승객들도 (김 의원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지나갔다"고 했다.

김씨는 김정호 의원이 화를 낼 당시에는 보좌관도 위협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가 위조 신분증을 확인할 방법이 지갑에서 꺼내 실물을 확인하고 돌려드리는 것인데 지갑 속에 있는 가려진 신분증을 육안으로 확인하라며 화를 낸 것"이라면서 "옆에 있던 보좌관도 '의원님은 공항 건드린 적 없는데'라며 위협 아닌 위협을 가했다"고 떠올렸다. 

김정호 의원은 자신이 오히려 갑질을 당했다면서 시민의 입장에서 항의한 것이고 욕설은 절대 안했다고 했지만 도덕성 논란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가 국토위 피감기관이라는 점에서 해당 기관 직원에겐 위협성 발언으로 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호 의원이 국회 국토위 소속이라는 점을 보좌관이 갑질에 가세한 형국으로 볼 수 있어 정확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이 보좌관은 김정호 의원이 출국 후 직원들이 상황 정리 중일 때는 "아까 있었던 일에 기분 나쁘셨으면 죄송합니다"라며 사과했다는 내용도 경위서에 적혀 있다.

미국 공항에서 검색 불응시 체포 구금...하태경 의원 '공항갑질폭언 처벌법' 발의

'항공보안 표준절차서'에 따르면 항공경비요원은 ▲신분 확인시 '승객이 오면 인사를 한 뒤 탑승권과 신분증을 제출토록 안내하고 ▲두 손으로 탑승권과 신분증을 받고 육안으로 일치 여부를 확인하되 위조 여부 등도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항공보안 표준절차서 (사진 뉴시스)

김씨는 24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여러 사람 앞에서 이런 경우를 당해 마음이 참담하다"면서 "만약 김 의원이 사과 한다고 해도 그것이 진심어린 사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르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최근에 비슷한 위조 사건이 발생해 신분증을 잘 확인하라는 특별 지침이 내려왔다'고 설명했지만 (김정호 의원이) 계속 화를 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공항에서 보안요원의 요구를 거부하면 국회의원도 구금 조치한다. 실제로 지난 2012년 1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공항 검색대에서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이 검색을 거부하다 공항에서 구금돼 워싱턴D.C행 비행기를 놓쳤다. 

한편, 하태경 의원(바른미래당)은 "공항 갑질 김정호 의원이 진심어린 사과는 하지 않고 '시민으로서 상식적인 문제제기와 원칙적 항의'였다고 강변했다"며 "한국도 미국처럼 공항 검색과정의 갑질폭언에 대해 단호히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직원의 경고에도 갑질 폭언하며 검색에 불응하면 바로 공항경찰이 제압, 체포 및 처벌할 수 있게 '공항갑질폭언 처벌법(항공보안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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