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력한 경고 그림 삽입에... 전자담배업계, "이건 아닌데..."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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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력한 경고 그림 삽입에... 전자담배업계, "이건 아닌데..." 볼멘소리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8.12.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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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암 발생 가능성' 강조... 업계는 "연초보다 더 해롭게 보이는 역효과" 반발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 그림과 문구가 강력해진다. 사진은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담배갑) 모습(위)과 새롭게 교체된 경고그림 모습(아래).

보건 당국이 그동안 흡연 경고그림의 사실상 사각지대였던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강력한 경고 그림과 문구를 넣기로 하면서 규제 강화에 나섰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12월 23일부터 출고되는 모든 담배는 새로운 경고그림 및 문구가 표시된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현행 경고 그림 표시가 시행된 지 2년이 경과함에 따라(2016년 12월 23일 시행), 기존 그림에 익숙함과 내성이 생겨 경고효과가 떨어질 우려가 있어 새로운 그림과 문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경고 그림과 문구는 전자담배의 경고그림 수위를 강화하고, 제품특성에 맞게 니코틴 중독 유발 가능성(액상형 전자담배) 및 암 발생 가능성(궐련형 전자담배)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그림으로 변경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운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고 그림은 암에 걸려 손상된 장기 사진을 클로즈업 한 것으로, 12종의 새 경고 그림 중 가장 혐오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존 주사기 모양의 그림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또 궐련형 전자담배 앞면과 뒷면에는 기존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을 일으킵니다'라는 문구 대신 '니코틴에 중독, 발암물질에 노출'이라는 선명한 문구로 교체됐다.

옆면에는 '전자담배에는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기존과 동일하게 들어갔다.

보건 당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궐련형 전자담배 업계의 반응은 당연히 부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건 당국의 정책에 대해 각을 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마치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연초담배와 동일한 수준의 위험성이 있거나, 오히려 더 위험한 것처럼 묘사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해롭고 중독성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우리도 전자담배가 (건강에) 안전하다고 말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WHO나FDA 등 국제기구에서 인정하는 것처럼, (일반 연초에 비해) 1/10 이하로 유해물질이 줄어들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경고 그림 강화로 인해 전자담배가 타겟이 되면 더 해로운 일반담배가 상대적으로 좋아보이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위해성 감축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일반담배와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비교해 상대적으로 차등을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업계에서는 옆면 문구에 쓰여진 '포름알데히드' 역시 일반담배에도 있는 물질을 전자담배에만 적시한 것에 대해 의도와는 관계없이 전자담배에 대한 오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여전히 전자담배가 일반 연초보다 해롭지 않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새로운 경고 그림이 부착된 담배는  올해 12월 23일 이전에 출고된 담배의 소진 시간을 감안하면 내년 1월 경부터 소매점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소매점 등에서 담배 진열 시에 경고 그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가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안이 국회 계류 중으로,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정영기 건강증진과장은 “이번 경고 그림 전면 교체로 담배의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 일으켜 경고 그림의 금연 및 흡연예방 효과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경고 그림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향후 주기적인 경고 그림 교체 외에도 현재 담뱃갑 면적의 30% 이상인 그림 면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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