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KB증권 점포축소·희망퇴직..."업계 확산" 촉매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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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KB증권 점포축소·희망퇴직..."업계 확산" 촉매되나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12.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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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녹색경제신문DB

미래에셋대우가 점포축소 등 지점 통폐합을 둘러싸고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으면서 사태추이에 증권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각종 경제 지표가 악화하고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대내외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증권사마다 희망 퇴직, 지점 통폐합, 사옥 매각 등 몸집을 줄이고 조직 효율화에 나서는데 민감한 시기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천안, 부산, 분당 등에서 인접한 점포 9개를 통폐합한다. 지난달 2개 지점을 줄인 데 이어 이달에도 추가 축소에 나선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통합법인 출범 이후 거의 매 분기 지점을 줄여나가고 있다.

2017년 1분기 말 174개였던 지점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160개까지 감소했다.지난 3분기에도 11개의 지점을 줄였고, 지난달과 이달 추가 감축된 지점까지 고려하면 올해에도 30개가량의 지점이 통폐합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에만 점포 19개를 통폐합했다. 현재 지점수는 145개다. 임직원은 4677명에서 4545명으로 130여명 줄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영업 범위가 겹치는 지점의 효율화 작업 차원에서 지점을 꾸준히 통폐합하고 있다. 

이와같은 점포 통폐합은 KB증권에서도 이루어고 있다. KB증권이 희망퇴직과 지점 통폐합을 추진하는 이유는 2016년 말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하면서 비대해진 조직에 대한 정상화 수순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은 합병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그리고 전체 120여 곳의 점포 중 10곳 정도를 줄이는 지점 통폐합도 동시에 추진한다. 자기자본이나 실적에 비해 경쟁사보다 비대한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KB증권 노사는 지난 3월 근속 10년 이상 현대증권 출신, 근속 5년 이상 옛 KB투자증권 출신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희망퇴직자에 대한 보상안으로는 직급별 연봉 기준 24개월 치 급여, 4개월 치 재취업 지원금 포함 등 총 28개월에 대한 급여와 학자금 2000만 원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도 대구 복현지점과 울산 무거동지점을 폐쇄하고 동대구지점과 울산지점으로 통합한는 등 점포 축소와 통합을 통합 업무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또, 대신증권 노조는 점포 통폐합과 관련해 대표이사와의 교섭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은 “회사 고유의 경영권”이라며 교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신증권 노조는 미래에셋대우와 마찬가지로 ‘컨테이너 농성’을 예고했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가 지점통폐합에 나서면서 노사 간 갈등도 점화된 상태다. 현 노조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며 사옥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투쟁에 돌입하기도 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농성을 중단하고 희망퇴직 시행 등을 두고 사측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체 직원의 10% 안쪽에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근속연수 10년 이상을 대상으로 하며 2억~2억5000만원 가량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에 합병되기 이전인 2015년 대우증권 역시 직원들의 요청에 따라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당초 회사가 예상했던 50여명 선보다 많은 100여명의 명단이 최종 확정된 바 있다.  당시 기준은 대리직급 이하 근속기간 10년, 과장은 15년 이상(산휴, 육아휴직자 포함), 직급별로는 6년차 이상이었다.

이후 미래에셋대우로 통합출범한 이후 지금까지는 희망퇴직이 진행되지 않았으며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역시 줄곧 인위적인 퇴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기존 계획과 달리 지속적으로 지점의 통폐합이 진행되면서 인력 적체 현상이 두드러지고,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연령과 직급이 높은 직원들이 후선업무로 발령받으면서 내부적으로 불만 역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노조선거를 통해 대우증권 출신이 다시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투쟁강도 역시 높아졌고, 불합리한 처우에 대한 개선 역시 진행되고 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노조는 "점포 통폐합은 본사 조직 개편과 슬림화에 이어 저성과자 양성과 원격지 발령, 직무변경 등으로 연결돼 결국 비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리적 환경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지점 통폐합하는 방향은 노조와 사측의 의견이 모인 부분"이라며 "지점 축소는 구조조정의 일환이 아니며 희망퇴직 등 여부도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증권에 이어 미래에셋대우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하면 다른 회사들도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면서 "하반기 대다수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에 몸집을 줄여 조직 효율화에 나서는 한편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인재들에 대해서는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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