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시험, 더이상 국고낭비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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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시험, 더이상 국고낭비 말아야
  • 편집부
  • 승인 2013.07.0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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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더 이상 할 것이 있는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급발진 시험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며칠 전에 이틀간 국민 공모를 통하여 그럴듯한 급발진 원인 6가지를 실험하였다. 한 가지 추가한다면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급발진연구회의 주장도 함께 실험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면서 국민에게 무엇을 해주고 기여를 했는지 모르겠다. 중앙정부의 신뢰성은 매우 중요하다. 이곳이 흔들거리면 국민의 기대는 무너지고 다시는 회복하기가 힘들다. 더욱이 자동차와 국민은 직접 직결될 정도로 현안이 많고 모든 사안이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신중을 기하고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30여년 동안 전 세계의 문제였던 자동차 급발진 문제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한다는 취지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었고 자신을 구렁텅이로 내모는 사안이다. 아마 필자가 예전같이 국토교통부와 관계가 좋아서 자문했다면 쌍손 들고 말릴 사안이었다. 시작부터 잘못된 길로 접어들어 출구를 못찾고 헤맨 사안이 바로 급발진이다.

주목을 받았던 급발진 사고 몇 건의 원인과 재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고 불신을 쌓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운전자의 실수냐 자동차의 결함을 두고 아직 불충분하고 완벽하지 못한 EDR 같은 증거자료로 결론을 유추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고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사안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자동차의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론은 이미 급발진 사고로 소송 중인 많은 사안에 영향을 주어 자동차 메이커에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다. 급발진 당하여 심각한 영향을 받은 당사자에게는 자신의 세금을 써서 자동차 메이커에 면죄부를 주고 있는 정부가 너무도 밉고 분노를 유발하게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추후에 다른 곳에서 급발진 사안에 대한 재연이 성공한다면 국토교통부는 변명할 것이다. 주어진 증거 중에 자동차 결함은 없었다고...이런 방법은 중앙정부에서는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미 결론은 유추할 수 있는 사안에 뛰어들어 출구를 찾지 못하는 국토교통부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라도 빨리 포기하여 더 이상 국민과 언론을 호도하고 실망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아까운 국고를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필자는 국토교통부와 아무런 원한도 없고 도리어 가장 밀접하게 자문을 하여온 관계였다. 그럴 이유도 없고 생각도 없다. 그러나 하나하나 언급을 하는 이유는 소비자와 직결된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사안 대부분이 국토교통부 소관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련의 국토교통부 정책은 잘못된 방향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이륜차, 중고차, 튜닝 문제를 비롯하여 최근의 급발진 문제까지 필자가 자문하던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후진적으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잘못된 정책은 당연히 비판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권리인 것이다. 잘못된 정책의 후유증은 모두가 국민이 지게 되고 새로운 창조경제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큰 그림을 보고 중장기적으로 국민에게 무엇이 도움을 주는 것인지 깨달았으면 한다.

엊그제 이틀간의 자동차 급발진 재연시험의 과정을 보면 더욱 걱정이다. 처음부터 필자에 대한 성토를 하면서 말도 안되는 급발진 원인 발표라고 폄하하면서 참석을 요구하는 공문을 두 번이나 보냈다고 언급하였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깝다. 정부가 한 개인의 참석을 종용하고 그렇게까지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참석도 안한 상태에서 임의로 말도 안되는 실험도 하고 계속 폄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이다.

계속 언론 등의 뭇매를 맞으면서 필자가 속한 연구회에서 근본적인 머리라고 할 수 있는 급발진 원인을 발표했으니 얄미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비용이 없어서 개인이 부담하여 인쇄물을 만드는 등 모든 비용을 사용하여 진행하는데 정부는 국고를 낭비하면서 결론은 그러하니 더욱 화가 날만도 하다. 그러나 크게 보라는 것이다. 필자와 필자가 속한 연구회는 언제든지 자문하고 자료 제공하고 도와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곳이 중심이 되는 중앙정부이기 때문이다.

급발진 재연실험에 대한 참석여부는 필자의 소관이다. 개인의 참석을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것이다. 언급하기도 그렇지만 참석에 대한 답장이 없으니 대학총장에게 별도 공문을 보내 국민에게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혼선을 조성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여 참석을 종용하는 웃지못할 일도 하는 국토교통부를 보면 화가 나기 전에 안타깝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참석을 안한 이유는 당연하다. 우선 처음부터 자문을 하지 않은 이상 끝에서 들러리 역할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 공모를 통한 급발진 원인을 받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것이다. 필자에게는 연간 수많은 전화와 메일이 온다. 언급하기 힘든 급발진 원인을 얘기하는 것이 많은 만큼 일일이 대응을 하지 않으나 수준도 안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이러한 원인들을 응모하여 이틀간 실험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끼여 우리 연구회 소속 전문가들이 함께 찾은 원인에 대한 접근을 이런 곳에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는 것이다. 우리 얘기를 들을 자세도 되어 있지 않고 끼어서 희석만 시킨다면 우습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제대로 된 실험방법을 찾아 별도로 한다는 것이다. 재연실험에 참석한 어떤 분이 알려준 교통안전공단의 실험 방법을 들으면 우습기 한이 없다.

필자가 발표한 ‘압력서지’현상을 있다고 가정하고 드로틀 밸브를 임의로 최대한 강제로 개방한 이후에 급발진이 발생하지 않았고 공회전 모드로 돌아갔다는 결론 유추는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실험이라고 얘기하기도 창피하다는 것이다.

이런 실험을 하고서 급발진 연구회에서 주장한 원인은 전혀 근거가 없는 가설이라고 계속 강조할 만한 자격은 있는지 묻고 싶다. 당사자들이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되지도 않는 실험으로 당사자들을 모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하려면 제대로 실험하라는 것이다.

제대로 된 입증을 하기 위해서는 압력서지 현상을 재현하고 이로 인한 드로틀 밸브가 열리는 순간을 찾아서 보여주어야 제대로 된 실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압력변화를 수동 내지는 자동으로 일으키는 장치를 구현하고 재연이 되는 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영상과 측정 장치가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자동으로 수많은 압력변화를 일으키는 장치가 요구되고 최소 수개월부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급발진 발생의 가능성이 수만 분의 1인 만큼 끈기와 비용과 장비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장치 구현만 하는데 수개월은 걸릴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상기와 같은 단순하게 차량 한 대로 한두 번 해보고 결과가 나온다면 아마도 이미 수십년 전 급발진 문제는 해결되었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재연시험은 하지 말아야 했을 것이다. 메이커도 곤혹스럽다고 얘기하고 있다. 괜히 정부가 나서서 메이커만 욕먹게 만들었다고 볼 맨 소리를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무엇하는 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제라도 자동차 급발진 문제에 대하여 손을 떼야 할 것이다. 섣불리 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고 정부는 중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속한 연구회는 계속 원하는 여러 곳에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여러 곳에서 좋은 장비를 가지고 연구한다면 어느 누군가가 머지않아 재연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회도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필요하면 좋은 장비를 갖춘 메이커를 비롯한 타 기관과 손잡고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민간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중심을 잡고 편협되지 않게 제대로 된 방향을 잡아주면 되는 것이다. 굳이 개인을 언급하면서 성토하는 것은 정부답지 못하다는 것이다. 크게 보는 시각을 키우기를 바란다. 그래야 국민이 조금이나마 신뢰를 할 것이다.

 

편집부  gnomi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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