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회장' 만장일치 해임, 19년 권력 마감...닛산·미쓰비시·르노 연합, 일본·프랑스 '경영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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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회장' 만장일치 해임, 19년 권력 마감...닛산·미쓰비시·르노 연합, 일본·프랑스 '경영권 전쟁'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1.23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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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회장 12월 이사회서 결정...곤 회장, 재산 축소·허위로 신고한 혐의로 일본 검찰이 체포

19년간 최고위직에 재임하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의 리더 역할을 해온 카를로스 곤 회장이 만장일치로 해임됐다. 

곤 회장 후임 경영권을 놓고 일본과 프랑스가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닛산·미쓰비시와 함께 3사 연합을 구성하는 프랑스 르노가 22일 닛산이 이사회를 열기에 앞서 "카를로스 곤(64) 닛산·미쓰비시·르노 얼라이언스 회장의 해임을 미루라"고 압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닛산 이사회가 르노 이사회의 이 같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19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곤 회장의 해임안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고 전했다.

NHK는 이날 닛산 이사회가 4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곤 회장의 회장직과 그렉 켈리 대표의 대표직을 박탈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카를로스 곤 회장

곤 회장과 그렉 켈리 대표, 두 사람은 모두 르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닛산 관계자는 NHK에 "이번 이사회에서는 곤 회장이 체포된 일련의 과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일본 검찰은 19일 곤 회장을 자신의 보수를 조작한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곤 회장이 자신의 보수를 자사 유가증권 보고서에 축소 기재했다는 것. 같은 회사의 그레그 켈리(62) 대표이사 역시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후임 회장은 3명의 사외이사가 회장 후보를 제안하는 형태로 현직 이사진 중에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닛산은 곤 회장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됐던 기존 경영 체제를 재점검하기 위한 변호사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제3자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르노 홍보실은 곤 회장의 해임 건과 관련해 NHK에 "닛산에 대한 사안이므로 르노 측에서 논평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닛산은 이들의 이사직 해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도 조만간 개최해 두 사람을 그룹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미쓰비시도 다음 주 이사회를 열어 곤 회장의 해임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닛산·미쓰비시·르노 3사 연합의 경영권을 놓고 일본과 프랑스가 다툼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닛산·미쓰비시와 달리 르노는 앞선 이사회에서 곤 회장의 최고경영자(CEO) 직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곤 회장에 대한 닛산의 내부 조사 정보를 모두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

르노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 또한 곤 회장을 두둔하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곤 회장이 프랑스에서는 특별히 문제삼을 일을 벌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곤 회장을) 충분한 증거 없이 해고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일각에서는 닛산과 일본 당국이 일부러 곤 회장을 함정에 빠뜨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로 프랑스 언론들이 이 같은 시각을 갖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닛산·르노·미쓰비시 얼라이언스 주도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닛산이 계획적으로 곤 회장을 낙마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9년 르노가 닛산의 지분 35%를 인수하면서 형성된 지분 구조에 따라 양사는 20년 가까이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다.

현재 르노는 닛산 지분 43.4%를 닛산은 르노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곤 회장이 르노와 닛산과의 합병을 본격 추진하면서 양사 경영진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곤 회장의 체포도 양사와 정부 간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배구조 때문이라는 게 FT의 분석이다.

한편, 프랑스 르노자동차 부사장 출신인 곤 회장은 1999년 닛산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됐고 2000년 사장 겸 COO로 승진했다. '코스트 킬러(cost killer)'라는 별명이 붙은 것처럼 감원과 공장 폐쇄 등 당시 일본 자동차 업계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구조개혁을 단행해 위기의 회사를 기사회생시켰다. 2005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 지금까지 회장 자리를 지켜왔다. 

·닛산과 미쓰비시자동차, 프랑스 르노의 3사 연합(동맹)은 지난해 판매 대수가 1천60만대를 넘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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