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오토에버 상장 추진은 일감몰아주기 및 지배구조개편 '다목적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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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오토에버 상장 추진은 일감몰아주기 및 지배구조개편 '다목적 포석?'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1.2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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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말 현대오토에버 대표로 오일석 전무 발령에 이어 상장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현대오토에버가 상장을 추진한다. 

이로써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감시망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한편 현대오토에버는 미래 모빌리티 역량 강화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또 엘리엇의 반대로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새로운 시나리오에 들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2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상장 추진 배경에 대해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연구개발(R&D) 투자자금 조달, 기업 인지도 제고, 우수인재 확보 등으로 디지털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현대오토에버는 2000년 4월 설립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로, 현대차그룹의 SI(시스템통합) 전산망 구축 등 IT(정보기술)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현대오토에버의 상장 추진에 대해 미래 모빌리티 등 사업 강화를 위한 자금력 확보는 물론 현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가 29.0%,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9.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상장 후 정의선 수석부회장 지분이 크게 낮아진다. 따라서 현대오토에버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규제 대상인 총수 일가 지분 기준 20% 이상에서는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6월, “SI 업체 등 그룹 핵심과 관련이 없는 부문에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현대오토에버를 직접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긴장시킨 바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6월 기준 회사 매출의 90% 이상을 현대차그룹 내부 거래를 통해 달성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항상 현대오토에버가 거론된 이유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의 지난해 내부 거래 규모는 약 1조80억원으로 전년보다 639억원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현대오토에버 상장 추진이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미만으로 규제에서 벗어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오토에버의 상장 자금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조달 가능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서 무리한 해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 강화 ▲모빌리티 등 디지털 서비스 발굴 확대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한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해 미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는데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매출 1조1587억원, 영업이익 60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9월말 첫번째 인사로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로 현대차 엔터프라이즈IT사업부장 출신인 오일석 전무를 승진 발령낸 바 있다. 정영철 전 대표는 5개월만에 물러나는 문책성 인사였다. 

현대오토에버의 상장을 비롯 미래 모빌리티 강화 등을 위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사전 정지작업인 셈이 됐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향후 주력 계열사 분할 및 합병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장 플랜트 업체인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시나리오도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직접 상장하는 대신 상장 건설사인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대위아를 중심으로 한 부품사 통합 방안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수동변속기를 생산해온 현대다이모스와 자동변속기 생산업체인 현대파워텍을 합병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모두 비상장 기업이다.

현대파워텍과 현대다이모스의 합병법인을 다시 현대위아에 통합시킬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파워트레인을 담당하는 현대위아와 변속기 생산업체가 한 회사로 묶이면 시너지를 높이고 그룹 지배구조도 단순화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이번 현대오토에버 상장을 계기로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다시 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으로 개편 작업을 일시 중단했지만 얼마 전부터 ‘지배구조 시나리오 작업'에 다시 나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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