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ERCG은 왜 채무불이행에 이르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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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ERCG은 왜 채무불이행에 이르게 됐나?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11.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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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China Energy Reserve & Chemicals Group)의 해외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이 지난 8일 채무상환에 실패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특수목적회사(SPC)인 금정제12차가 발행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도 자동 부도 처리됐다. 

해당 ABCP에 투자한 국내증권사는 현대차증권 등 5곳으로 투자금은 총 1150억원이다. 현대차증권(500억원), KB증권(200억원), BNK투자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등이다. KTB자산운용(200억원) 등 자산운용사를 포함하면 총 9곳이 매입해 익스포저 규모는 1650억원에 달한다.

지난 9일 NICE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CERCG 자회사가 발행한 회사채가 만기 상환되지 않아 이를 기초자산으로 금정제십이차가 발행한 ABCP도 상환되지 않을 것"이라며 "금정제십이차 당좌거래 정지가 최종 확인되는 시점에 ABCP 신용등급을 D로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ABCP를 매입한 채권단은 중국 CERCG측과 기초자산 유예·상환 계획을 담은 자구안을 두고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협의가 순조롭지 않은 상태고, 해당 ABCP를 놓고 국내 금융사 간 법적 책임공방도 이어질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초자산이 부도 처리되더라도 중국 CERCG측과 협의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최근 채권의 유예, 상환 등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중국 쪽에 전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CERCG측도 지난 6월 자구안을 마련해 제시한 적이 있지만, 채권단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회사가 발행한 역외채권 발행잔액이 18억달러(약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해외에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게 되면 채권회사들은 국제채권단을 꾸려 채무재조정 협의나 법적소송 등의 공동대응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아직까지 18억달러에 달하는 채권자들의 공식적인 행보는 알려져 있지 않다. 통상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중심이 되어 채권단을 이끌어 간다.    

다만, 이번 ABCP 부도건은 한국계기관만을 대상으로 발행된 것인 만큼 단독으로 채권단을 구성해 대응할 수 있겠지만 발행사가 특혜를 주지 않는 한 한국계 채권단이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교차부도(Cross Default) 임박해서 해외채권 발행?

지난 5월28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본토기업이 올해 들어 두번째로 달러 채권 디폴트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ERCG는 지난 5월11일 만기가 돌아온 표면금리 5.25%, 3억5000만달러의 채무상환을 불이행했다며 27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채무불이행 통지일(5월27일)을 불과 이틀 앞두고 5월25일 발행된 만기 2021년인 4억달러 채권과 2022년인 20억 홍콩달러(2739억원) 채권도 크로스 디폴트됐다. 

채무불이행 선언당시 현지 매체인 Caixin은, 임진방(Lin Jinbang)이라는 CERCG의 트레이딩파트 부서장과의 전화통화에서 "CERCG가 한국계 금융기관들에게 올해 3월 1억5000만달러의 채권을 6개월만기로 5.55%에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몰려 부도사태에 빠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끌어들인 곳이 한국금융기관들이었던 샘이다.   

이후 약 두달이 지난 5월 11일 유동성 악화에 따라 CERCG는 3억5000만달러 채권의 채무상환에 실패하게 된다. 그런데도, 5월 25일 이회사는 2021년만기와 2022년만기 해외채권을 발행했다.

CERCG...'The Center' 인수

CHMT라는 회사는 지난해 11월 리카싱(Li Ka-shing)의 CK Asset Holdings로부터 홍콩Queen's Road의 랜드마크인 'The Center' 인수에 동의하고 홍콩·네덜란드 공동 컨소시엄을 이끌고 단일건물 사상 세계최대인 402억 홍콩 달러(미화 52억달러)에 사들였다.

'The Center'는 홍콩의 중심 상업 지구에 위치한 센터는 홍콩의 Li의 대표 자산 중 하나다. 그러나 2016 년 초부터 Li 씨가 잠재 구매자를 찾고 있다는 루머가 돌았었다.

지난해 홍콩부동산 시장은 유래없는 부동산가격급등으로 가격거품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었고 마침 중국 본토기업들은 글로벌개척 기치아래 홍콩부동산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던 시기였다. 리카싱은 그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표면상의 구매자는 CHMT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주소지를 둔 회사다. 이회사를 소유한 기업은 다름아닌 지분의 55%를 보유한 중국 CERCG였다. 

그러나 CERCG는 무슨이유에선지 인수한지 4 개월 후, Kingston Financial Group을 공동 창립 한 억만 장자 Pollyanna Chu를 포함한 현지 홍콩 투자자에게 회사의 지분을 서둘러 전량 매각하고 완전히 손을 뗏다. 

또, CERCG의 The Centre 지분 매각은 지난해 12 월 호주의 가스 및 석유 탐사 회사인 AWE에 대한 적대적 인수 무산 후 3개월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CERCG는 4억3000만달러를 제시했었다.

지난해 11월 The Center를 인수한 후 불과 7개월만에 회사전체가 채무불이행 사태에 들어간 것이다.

CERCG가 채무불이행에 들어가기 1 개월 전 심천에 상장 된 Zhoghong Holdings도 블랙스톤 (Blackstone)으로부터 Seaworld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4억 4900만달러를 지불한 지 불과 1년도 안돼 11억위안(1억7400백만달러)의 채권을 채무불이행 했다. 이것은 계열사인 Zhonghong Zhuoye가 미국의 Brookdale을 40억 달러에 매입한 이후 불과 9개월 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ERCG의 채무불이행 선언 당시 이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보증인(CERCG)이 중국에서 신용 악화로 인해 은행 대출 및 역내 채권 발행 등 국내 금융 채널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어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보증금과 자회사의 현금 흐름과 자본 요구가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이것이 그룹에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다"며 "그룹은 평소와 같이 사업 운영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 현금 흐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일부 자산을 매각 할 계획이며 추가 발표는 당연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었다.

당시 중국 규제당국은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무책임한 부동산 인수나 투자에  관련된 기업을 처벌하면서 채무불이행을 겪고있는 본토 기업들이 하나둘씩 늘어가던 시점이었고 이회사도 그런 회사중 하나였다. 

CERCG는 어떤회사?

CERCG는 천연 가스, 석유 및 관련 화학 제품을 전문으로하는 베이징에 본사를 둔 대기업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회사의 주인은 CNPC Engineering이라는 회사와 북경시,중국공산당 등이다. CNPC(中国石油天然气集团公司,The China National Petroleum Corporation)는 중국국영석유회사다

CERCG의 주주는 네곳이다. 30 %의 가장 큰 대주주는 북경시 상무위원회다. 다음은 Guoneng Natural Gas (CNPC 엔지니어링 부서)로 28 %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27 %의 지분은 해외 사업에 중점을 둔 China Overseas Holding Group에서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5 %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 부서의 국제 경제 협력을 담당하는 중국 경제 협력 센터 (CECC)가 Hualian International Trading Company라는 단체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CECC는 1993 년에 설립 된 주 경제 무역 촉진 기관이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CERCG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해외 시장을 개척하라는 중국의 요청에 응답하고 있다우리의 소원은 홍콩의 대표적인 사무실 건물에 몇 층을 소유하고 로고를 맨 위에 올려 놓는 것이다" 며 "가격이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회장 첸이헤 (Chen Yihe, 陳義和)은 누구?

Chen Yihe CERCG 회장

CERCG의 회장 첸이헤 (Chen Yihe, 54세) 는 내몽고의 바오 터 우 대학을 나와 지방 시의회의 공무원, 경제·무역사무소를 거쳐2000년대에는 국영 기업인 페트로 차이나 (PetroChina) 로 비즈니스 리더로  활약했다.

그는 CERCG의 회장이자 심천증권거래소 상장사인 Jinhong Holdings Group Co Ltd.의 창립자이자 회장이기도 하다.

첸 회장은 진홍 (Jinhong)의 29.3 %를 소유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석유 화학 업계에 인연을 맺은 것은 내몽고의 국유기업인 Baotou Petrochemical Construction Materials & Petroleum Company의 총책임자로서다.

또, 그는 국영 석유 파이프 라인 건설 엔지니어링 그룹의 관리 국장과 중국석유공사이머징에너지산업그룹(CNPC Emerging Energy Industry Group)의 의장이었다.  

중국 본토의 기업이 그러한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과 실패한 것, 또 특정 거래가 중국 정부에 의해 승인되거나 지원이 끊기기도 한다는 것을 이번사태로 미루어 짐작케 한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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