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기엔 아까운 롯데카드...신동빈 회장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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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기엔 아까운 롯데카드...신동빈 회장의 선택은?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10.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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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앞으로 다가운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지분의 매각시한을 앞두고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롯데카드 지분매각과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하게될 지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현행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는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 10월까지 롯데지주 내 금융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최근 신회장이 석방된 지 5일 만에 롯데케미칼을 지주사 체제로 편입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롯데 지주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796만5천201주를 2조2천274억 원에 매입했다. 

특히, 롯데 지주는 롯데케미칼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2조3천500억원을 단기 차입했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은 손에 쥔 매각대금으로 계열사 지분매입 등에 언제든 뛰어들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 상태다.   

롯데그룹 입장에서 롯데카드는 매각하기 아까운 계열사다. 유통업 중심의 그룹 특성상 카드사업이 그룹에 가져다주는 시너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인수자 입장에서도 기업 규모에 비해 매력적인 매물이다. 다만, 롯데카드가 매각되면 롯데 계열사 관련 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현재와 같은 고객 모집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매각 관련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매각이 어려우면 롯데지주에 속하지 않은 롯데물산, 호텔롯데 등 계열사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향후 호텔롯데가 롯데지주에 편입되면 다시 골칫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룹사 외부매각...우리금융지주 등 

IB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국내 주요 투자자들과 금융계열사의 매각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아직 다양한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최근에는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추진으로 M&A(인수합병)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롯데카드가 주요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 측은 현재 안정적인 지주사 전환 추진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롯데카드 인수 추진설에 선을 긋고 있다. 

현재 카드업계의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은 상태다. 수년간 이어져온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자 입장에선 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겠지만 덩치가 커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지게 될 위험이 있고, 롯데그룹 입장에선 팔기엔 아깝지만 수익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의 정리로 경영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롯데카드의 경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76억원, 당기순이익은 552억원이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은 826억원, 당기순이익은 611억원이었다. 지난해 대비 각각 62%, 9.2% 하락한 수치다. 

우리은행 외에도 KB국민카드 혹은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업계판도 변화를 꾀하는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카드 계열사가 없고 수도권 고객기반 확충을 노리는 JB금융, DGB금융, BNK금융지주 등에도 인수 가능성은 열려있다. 카카오 같은 핀테크 사업자도 수익원 다변화에 빨간불이 켜진만큼 카드사업승인을 새로 받는거보다 인수를 통한 시너지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증권업 진출을 위해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전례가 있다. 

롯데카드가 없어진 빈자리는 기존 롯데멤버스, 롯데페이 등을 보다 확대 강화하면서 다른 대안을 찾게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사 내부매각...롯데물산이 지분 매입 혹은 사모펀드와 함께 쪼개서 매입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버릴 수 없는 계열사 중 하나다. 롯데그룹 고객 대부분이 유통업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등 유통 계열사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롯데카드를 롯데그룹이 순순히 외부로 매각할리는 없다.

롯데그룹이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라는 점이 계열 간 지분거래 가능성을 높인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매출전표부터 빅데이터 등을 외부에 전부 넘겨주기란 쉽지 않다. 롯데카드 없이 롯데멤버스만으로는 사업적 시너지 및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그렇기에 재계는 롯데그룹이 되도록 내부에서 롯데카드에 대한 정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경우 여론과 당국의 부정적 시각은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금융그룹통합감독이 시행되며 감시가 더욱 강화되는 것도 부담이다. 

롯데물산은 최근 보유 중이던 롯데케미칼 지분을 매각, 1조원가량의 실탄을 마련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는 롯데물산을 주목하고 있다. 1조원가량의 실탄으로 카드와 캐피탈 지분을 인수, 자회사로 둘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 지분을 팔고 롯데자산개발 지분을 매입하는 등의 계열 간 지분거래 과정에 참여했다는 것은 향후 금융사 지분거래에도 나설 수 있음을 방증한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는 롯데물산 활용 방안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첫번째는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의 지분을 롯데물산이 직접 인수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함께 금융 계열사 지분을 쪼개서 가져가는 방식이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은 각각 2조원, 3000억원 규모다.

롯데물산이 사업 특성상 차입금이 많아 후자의 방식도 검토가능하다. 최근 주요 그룹들이 계열사 지분 정리에 사모펀드 운용사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SK그룹은 SK해운의 지분 상당 부분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했고 한화그룹은 한화S&C 지분 일부를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현 정부의 기조를 고려할 때 계열 간 지분거래로 롯데지주가 금융사를 처리할 경우 시선이 곱지 않을 수 있다. 자칫 기업들이 악용할 만한 선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 역시 출소한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당국의 눈 밖에 날 일을 무리해서 진행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여론도 변수다. 롯데그룹이 롯데지주를 출범시킨 배경 자체가 롯데의 '일본기업'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서다. 

롯데물산의 최대주주는 지분 약 57%를 보유한 롯데홀딩스다. 카드·캐피탈을 외부에 매각하지 않고 롯데물산 휘하로 두게 되면 일본롯데의 영향권 아래로 들어가게 돼 다시금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호텔롯데로 매각되는 경우...일본계 자본화 부담, 향후 금융지주 전환 여부 중요 

롯데카드가 호텔롯데로 매각되는 경우에는 향후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까지 높아질 수 있다. 또, 국내 대형 금융기업이 일본계 자본화 될 수 있다. 일본롯데 관계사들이 보유한 호텔롯데 지분율이 99.18%에 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본롯데가 현재 호텔롯데의 지배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도 아직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또 호텔롯데가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를 품게 된다면, 국내 대기업 금융계열사가 일본 자금으로 넘어갔다는 지적도 피해가기 어렵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배당금 대부분이 일본 주주들에게 흘러들어가는 구조를 갖고 있는 호텔롯데로 금융계열사를 매각한다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텔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는 있지만, 일본롯데홀딩스가 19.07%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일본 광윤사 등 일본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율은 99.18%에 달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 전환의 궁극적 목적은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 강화"라며 "한일 롯데를 묶어주는 핵심 계열사인 호텔롯데는 어떤 그림으로든 지주사와 합쳐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호텔롯데가 지주사 내 편입되면 '사유가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2년내 재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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