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이 카드사 돈으로 해외 워크샵...기업은행,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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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이 카드사 돈으로 해외 워크샵...기업은행,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10.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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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이 발급한 신용카드에서 유니온페이(UPI) 점유율이 월등히 높은 것이, 유니온페이 카드를 많이 판매한 직원들에 대한 해외워크샵 지원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기업은행 직원은 청탁금지법 대상인 공직자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비례)이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기업은행 카드의 브랜드별 점유율 현황'에 따르면, 유니온페이의 점유율이 46.3%에 달했다. 기타 8개사(신한, 현대, KB국민, 삼성, 우리, 롯데, KEB하나, NH농협) 평균 점유율이 6.2%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김 의원은 이런 점유율이 유니온페이 판매를 확대하는 특별 MOU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양사가 체결한 MOU에는 유니온페이 카드를 많이 판매한 직원들에 대한 해외 워크샵을 지원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는데, 이 시점을 계기로 2016년 33.1%에 그쳤던 점유율이 46.3%까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의 기업은행 카드사 브랜드 점유율 <김종석 의원실 제공>

기업은행은 비자와도 2014년 MOU를 체결했으나 해외 워크샵은 2018년부터 지원을 시작했다. 김 의원은 유니온페이 점유율 확대에 따른 비자측의 조치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기업은행은 유니온페이가 다른 국제 브랜드보다 수수료가 낮아 연회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고객 편익 증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연회비 차이는 다른 카드사도 유사하고, 고객이 연회비 확인 후 선택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 직원 58명은 MOU에 따라 2017년 3월부터 총 5차례(유니온페이 4회, 비자 1회) 브랜드사의 경비전액 지원을 받아 대만, 싱가포르 등지로 해외 워크샵을 다녀왔다. 총 경비는 8560만원에 달했다. 

일정에는 혀지 특급호텔 숙박과 관광 일정이 다수 포함됐다. 지난 6월 비자 지원으로 영업점 우수직원 27명이 참여한 싱가포르 워크샵은 5성급 호텔인 샹그릴라 호텔에서 진행됐고, 아랍거리나 리틀인디아, 머라이언 파크 등 일정 상당 부분이 관관으로 채워졌다. 

지난해 11월 유니온페이 지원으로 2차에 걸쳐 28명의 직원이 대만에서 진행한 워크샵의 경우, 역시 5성급인 메리어트 호텔에서 진행됐다. 스펀 천등띄우기 체험, 한국의 명동과 유사한 서문정거리 체험 등 관광 일정도 다수 포함됐다. 

김 의원은 "카드 브랜드는 일선 영업점에서 어떤 브랜드를 추천하느냐가 카드를 신청하는 고객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결국 특정 브랜드를 많이 팔아준 만큼 현물로 보상한 일종의 리베이트 성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은행은 공공기관으로서 공직자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즉각 이러한 관행의 폐지는 물론 금융위원회의 철저한 조사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성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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