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소환하라" 아재들의 첫사랑 '창세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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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소환하라" 아재들의 첫사랑 '창세기전'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8.10.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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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리아의 전쟁'은 첫사랑과 닮은 또 다른 '인연'

1996년 '충무공전2'를 시작으로 게임 업계에 이름을 알린 엔드림의 김태곤 상무는 모바일 버전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의 개발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다수의 유저가 창세기전을 '첫사랑'이라고 얘기했다"며 그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부끄럽지 않을 게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1995년 '창세기전' 1편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이어져온 스토리와 세계관. 창세기전을 국민게임으로 만든 그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아재들의 첫사랑 '창세기전' 시리즈를 훑어 봤다.

창세기전 시리즈는 1995년 1편이 등장한 이후 1996년 '창세기전2', 1999년 '창세기전3', 2016년 '창세기전4'의 순으로 출시됐다. 1,2편은 1년 터울이지만 3편이 나오기까지 3년, 이후 4편이 나오기까지 무려 7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에는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광시곡'과 '템페스트', 그리고 창세기전 파트2가 있다.

모바일로는 창세기전 크로우 1편과 2편, 창세기전3 ep1에서 ep4가 출시됐다. 또 용자의무덤도 있고, 이번에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출시되는 모바일게임 '안타리아의 전쟁'도 외전격에 속한다. 이와는 별도로 모든 캐릭터가 등장하는 '창세기전 아레나'와 '주사위의잔영'은 올스타즈 시리즈에 속한다.

 

 

◇ [1995] 창세기전 스토리의 완성... 창세기전 1,2편

국산게임 개발사인 소프트맥스가 1995년 출시한 '창세기전'은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롤플레잉 장르여서 더 관심을 끌었던 타이틀이다. 한국 최초의 SRPG, 또는 한국형 RPG의 시초로 꼽힌다. 당시에는 손노리의 어스토니시아스토리와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이 가장 인기가 높았다.

특히 창세기전은 전략시뮬레이션에 RPG의 요소를 적절히 조합, 액션이나 전략 위주의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아르케와 안타리아, 루트 등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주인공의 사랑과 모험, 음모, 국가 간의 화합과 반목 등을 다루고 있다.

창세기전 1편과 2편을 함께 묶는 이유는 스토리 때문이다. 시리즈의 스토리가 2편에 이르러 완성됐다. 때문에 창세기전 2를 하면 1편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때 만들어진 세계관은 이후의 시리즈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 [1998] 창세기전의 또 다른 이야기... 서풍의광시곡과 템페스트

1998년에는 창세기전의 또 다른 이야기인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과 '창세기전: 템페스트'의 외전 2개가 동시에 출시됐다. 두 타이틀을 묶은 합본팩도 나왔다.

서풍의 광시곡은 이전 시리즈의 SRPG에서 벗어난 정통RPG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창세기전2의 후일담적인 구성과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중세풍에서 18세기 근대 유럽풍으로 분위기를 일신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 모티브를 차용했는데, 시리즈 중 표절 의혹이 가장 강하게 대두된 작품으로 유명하다.

템페스트는 창세기전 시리즈 4번째 작품으로, 프린세스메이커풍의 미소녀 육성시뮬레이션으로 기획됐다가 창세기전 시리즈에 편입됐기 때문에 가장 이질감이 심한 타이틀로 꼽힌다. 일러스트는 일본의 유명 작가 토니(Tony)가 맡았다가, 후반부 캐릭터는 김형태가 대타로 투입됐다. 게임 평가는 호불호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처음 접한 유저는 '명작'이라 평가했고, 시리즈를 차례로 접한 유저는 실패한 게임이라 비난했다.

 

 

◇ [1999] 원작으로의 회귀, 그리고 완성.... 창세기전 3편 파트1, 파트2

1999년 출시된 창세기전3의 메인 테마는 원작으로의 회귀다. 게임 장르도 스토리도 원작으로 돌아갔다. 스토리는 3개의 에피소드가 서로 엮이면서 진행하는 옴니버스 방식이고, 2편 스토리의 비밀이 3편에서풀리게 된다. 3편은 1년이라는 간격을 두고 파트1과 파트2로 나눠 출시됐다. 파트1의 경우 열심히 해서 엔딩을 보았는데 2편을 위한 '떡밥'이었다는 불만도 있었지만, 완성도 높은 스토리로 창세기전 3편은 창세기전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게임으로 꼽힌다.

3편이 최고의 전성기였다. 시리즈 통틀어 100만장이 판매되는 대 기록을 세웠고, 이 덕분에 개발사인 소프트맥스는 코스닥에 상장한다. 업계 최고의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된다.

 

◇ [2003] 모바일로 확산되는 IP... 창세기전 크로우 등 모바일게임

1999년 컴투스가 국내 최초로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다. 소프트맥스 창세기전의 모바일게임 진출은 이보다 4년이 늦다. 2003년 창세기전:크로우1, 2005년 창세기전:크로우2를 거쳐 2007년부터 창세기전3 ep1에서부터 2011년 창세기전3 ep4까지 모바일게임 시리즈가 이어진다. 2008년에는 외전겪인 창세기전 낭천편도 선보인다.

 

창세기전 크로우 1편은 약 50만건, 2편은 100만 다운로드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다. 액션 콤보 시스템과 PC판 '창세기전' 시리즈의 실제 스킬과 주인공 등장, 게임 전체에 걸친 성우 음성 지원 등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이후 창세기전3 ep1부터는 당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엠조이넷에서 개발했다. 이 시리즈는 3개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병렬적으로 다루었으며, ep3에서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2011년 ep4의 출시를 마지막으로 시리즈가 종료됐다.

 

◇ [2016] 사라지는 마지막 불꽃.... "아프지마..." 창세기전4

모바일게임 창세기전3 시리즈가 계속되고 있던 2010년 창세기전 온라인게임으로 만든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 게임으로 나오기까지는 6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그러나 서비스종료는 빨랐다. 2016년 8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은 2017년 5월 서비스가 종료됐다.

게임은 MORPG의 틀을 따르면서 카드 수집 요소를 넣은 게임이었다. 그라나도에스파다와 같이 최대 5의 캐릭터로 군진을 조작하면서 전략성이 발휘되는 방식의 게임이었다. 하지만 많은 문제로 인해 씁쓸한 느낌을 남기며 서비스종료가 됐다. 하지만 유저들은 여전히 창세기전을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다며 진심어린 애정을 보내고 있다. "아프지 말고 이젠 꽃길로 걸어주세요. 창세기전"이라는 문구도 보인다.

[2018]  명장 김태곤의 손에서 재탄생...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엔드림 김태곤 상무는 창세기전을 자신의 '첫사랑'이라고 얘기하는 유저들의 애틋함을 잘 이해한다. 그래서 이들을 끌어안을 다양한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김태곤 상무는 "자식이 하나 더 생겼다" 는 말로 창세기전 IP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한다. 김 상무는 "창세기전의 본질은 인물과 스토리"라며 “성격의 일관성과 특징은 잘 살아있다. 스토리에서 눈물 흘렸다는 유저들이 많았는데, 이를 구현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그간의 스토리가 완벽했기에 이를 뛰어넘을 스토리를 아예 들어가지도 않았다. 대신 스토리에 목말라하는 창세기전 팬들을 위해 서버스토리를 추가했고, 유저가 직접 스토리를 만들어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커스텀스토리'라는 툴을 제공했다. 출시 이후는 '길드 단위의 협동/경쟁 콘텐츠'에 포커싱이 되어 있다.

 

새로운 창세기전의 스토리가 아닌, 유저들이 만드는 '커스텀스토리'의 도입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보여진다. 피천득은 그의 작품 '인연'에서 세번째 만남은 없었어야 한다고 했다. 유저마다 다른 첫사랑의 애틋함을 달래줄 명작은 탄생하기 어렵다. 다만 김태곤 PD의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은 첫사랑과 닮은 또 다른 '인연'은 될 수 있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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