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골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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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골 리더십
  • 편집부
  • 승인 2013.04.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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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경 신산업경영원장

 
샤를 드골은 프랑스를 위기에서 두차례 구해낸 정치가이다.
한번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프랑스가 독일에 항복하자 런던으로 망명하여「자유프랑스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레지스탕스 운동을 펼쳤고, 1944년 해방 후엔 임시정부 수반으로 조국이 그에게 맡긴 일을 수행했다.

또 한번은 제4공화국 내각이 무너지자 1950년 말 제5공화국 대통령으로 취임하여 10년 동안 알제리 전쟁을 매듭짓고, 미국과 소련 등 강국들 사이에서 프랑스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그는 프랑스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장군으로 1, 2차 세계대전에 출전하여 때로는 독일군에 포로로 잡히는 등 온갖 역경을 헤치며 리더십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러나 프랑스인들은 군인으로서보다는 뛰어난 정치인으로 그를「프랑스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로 꼽고 있다.

드골은 애국심ㆍ충성심ㆍ지략이 뛰어난 사람이었으며, 모든 정치적 결단과 행위에 사적 욕심이 전혀 개입된 일이 없었다. 프랑스인들이 그를 가리켜 「청렴결백하고 공명정대한 사람」이라고 평하는 이유다.

그는 프랑스를 사랑했고 국민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그리고 나라의 긍지를 높였다. 그가 돌아가기 1년 전 저술한 회고록은 이렇게 시작된다.

「프랑스는 오랜 세월을 거치며 오늘도 약동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를 가졌으면서도 프랑스의 근본은 변하지 않았다. 대지의 굴곡, 기후, 하천과 바다는 영원한 프랑스의 특징이다. 다양한 종족이 살며 역사 속에서 수많은 시련을 겪어 오기도 했지만, 운명과 자연의 이치와 개발된 정치적 수단을 통해 하나의 통일된 국민으로 형성되었다」(심상필 역「드골, 희망의 기억」에서)

어느 누가 이보다도 더 잘 애국심을 표현할 수 있을까. 마음 속 새긴 의지가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국민을 이끌겠다는 정치인들은 먼저 나라를 사랑하고 역사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청렴하고 공정해야 한다.

드골은 생을 마쳤을 때 재산이라고는 콜롱베에 있는 집 한채뿐이었으며, 국민장을 사양하고 가족장으로 먼저 간 딸의 옆에「Charles De Gaulle(1890-1970)」이라고만 새겨 놓으라고 유언했다.

국민장이 안 차서 국장으로 해 달라거나, 부정 혐의 끝에 자살한 전직 대통령도 국민장을 치러 달라고 매달리는 어느 나라 대통령 가족들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이나 괴리가 크다.

리더는 청렴해야 한다. 그리고 공정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고위 공직자 청문회 때마다 탈세․부정 축재, 그리고 병역기피 등이 종합 세트로 쏟아지니 한심한 일이다.

대한민국은 헌법에 병역ㆍ납세ㆍ교육의 의무를 규정해 놓았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도 이를 달달 외우도록 하고 시험도 보는 나라다. 어떻게 이처럼 철저하게 국민의 의무를 외면해 온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인가.

지난달엔 북한 수뇌부가 남한에 핵폭탄을 던져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하여 전 세계가 긴장했는데, 이 사이에도 청문회 풍경은 여전했다. 심지어 군을 총지휘하는 자리인 국방부 장관직을 맡겠다는 사람이 부당성이 가장 많이 지적되고서도 장기간 버티는 모습을 보고는 아연 실색치 않을 수 없었다.

군인은 생명을 담보하고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이다. 더구나 그 전쟁이 대비의 단계를 넘어 실전 상황으로 접어들지도 모르는 위기에 군의 막중한 자리를 맡겠다는 사람이「애국하고 싶다」고 기자회견까지 자청하고 나왔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결국 그는 사퇴하고 말았지만,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우리 공직사회의 양식 수준이 문제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25일만에 정부조직법이 타결되어 실질적으로 정부가 구성된 셈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안을 발의한 때로부터는 52일이 지났다. 여ㆍ야 모두 국민의 불신만 초래했고 대통령의 리더십이 그만큼 퇴색했다.

이제부터라도 공직자상(像)을 확립하되, 공민(公民) 성적 낙제점 인사들은 수완이 아무리 좋더라도 책임있는 자리에 앉히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동서남북에서 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북한 소행으로 의심되는 사이버 테러까지 가해지고 있는 때에 지도층에서 사회 불안의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편집부  gnomi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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