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와 동주공제로 윈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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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와 동주공제로 윈윈을”
  • 편집부
  • 승인 2013.04.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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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운 효성 부회장

허블 망원경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19년이라는 제작 기간과 약 2조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1990년에 우주공간에 설치한 거대 우주 망원경으로 지금도 신비로운 우주의 사진들을 촬영해 보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이 망원경을 설치했을 당시, 사진이 잘못 찍히는 심각한 오류가 발생해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원인을 살펴보니 망원경의 중요부품인 반사경의 작은 결함 때문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NASA는 다시금 큰돈을 들여 우주왕복선을 띄워 수리를 하는 소동을 빚어야 했습니다.

당시 NASA 관계자들은 협력업체에 일정 단축과 비용절감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제작업체의 기술적 어려움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무조건 해내라는 식의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협력업체는 일단 NASA의 요구에 맞추고 보자는 방식으로 일을 했고, 작은 결함에 대해서는 NASA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NASA는 후일 이런 사실을 알고서는 제작업체만의 잘못이 아니라 자신들에게도 잘못이 있었다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원부자재를 조달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을 혼자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를 도와주는 협력사, 우리를 믿고 물건을 구입하는 고객사, 아직까지 우리와 거래는 없지만 언젠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많은 잠재고객들까지 다양한 이들과 관계를 맺으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성과를 올리는 직원일수록 다양한 고객, 협력사와 좋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직원들은 누군가를 만날 때 비즈니스를 앞세우기 전에 상대방을 함께 성장, 발전해야 할 동반자로 생각하고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노력합니다. 내가 거래해야 하는 ‘누구’라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즐거워하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는 ‘친구’같은 존재. 고객, 협력사와 이러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서로 도움이 되고 함께 성공할 수 있는 바탕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날에는 ‘기업생태계’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의 제도나 금융지원 등이 마치 자연생태계와 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자연생태계에서는 다양한 구성요소 중 하나라도 빠지거나 넘치게 되면 생태계 전체가 흔들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자연파괴와 남획으로 인해 멸종한 한국 호랑이나 외래종으로 천적이 없어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됐던 황소개구리 등 조화를 깨트림으로써 생태계 자체가 위협받는 사례들은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기업생태계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나 혼자만의 이득을 위해 협력사에 피해를 입히는 행동을 하거나 고객이 만족할만한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 탈이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협력사의 기술과 경영안정성이 좋아지고, 고객이 보다 좋은 품질과 서비스로 가치를 얻게 될 때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우리 자신이 될 것입니다.

지난 2009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손자병법에 나오는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말을 인용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배를 함께 타고 강을 건너야 하는 사이로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더라도 큰 목표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회사와 협력사, 고객사의 이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서로가 한정된 이윤을 나누게 되면 ‘제로섬’이 되지만, 서로 협력하여 이익을 확대하게 되면 모두가 ‘윈윈’할 수 있습니다.
 

편집부  gnomi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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