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달러짜리 우주관광과 대한민국 ‘나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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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달러짜리 우주관광과 대한민국 ‘나로호’
  • 편집부
  • 승인 2013.03.2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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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경영인클럽(회장 김동욱 전 국회 재경위원장)은 최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을 초청,「나로호 발사와 중장기 우주개발 비전」을 주제로 조찬회를 개최했다. ‘녹색경제’가 강연 내용을 요약했다.

2021년까지 KSLV-2 추진

나로호 발사가 우리나라 우주개발 계획에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장.
항공우주연구원은 1989년 기계연구원 부설로 설립됐다. 정규 인력만 700명, 외부 인력까지 합치면 1,000명이고, 예산은 올해 3,600억원으로 임무 수행형 연구조직을 둔 것이 특징이다.

먼저 항공분야 성과를 보면 초기엔 항공시스템을 개발했다가 최근에는 스마트 무인기, 중형 사이즈의 한국형 헬기를 만들었고, 현재 4인승 소형 인증기를 개발 중이다.

위성은 발사체보다는 성공적으로 개발해 왔다. 아리랑 1호가 수명을 다했고, 아리랑 2호는 지금까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발사된 아리랑 3호도 현재 효과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올해 중 아리랑 5호 발사가 예정돼 러시아와 협의 중이나 지연되고 있다. 정지궤도 위성으로 천리안이 지난 2010년 발사돼 기상ㆍ통신ㆍ해양 등 관련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인공위성은 20년 간 성공적으로 기술을 개발해서 집대성한 카탈로그를 만들어 올부터 국내외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사체 분야는 KOR 과학 관측 로켓을 개발, KOR-1은 1993년 발사돼 고도 50km, 추력 10톤급으로 한반도 오존을 측정하고 있으며, KOR-2ㆍ3가 1999년과 2002년에 각각 발사되는 과정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 발사된 나로호(KSLV-1)는 3차례 시도만에 지난 1월30일 성공을 거뒀고, 이를 기반으로 2021년까지 1.5톤급 실용위성 발사체 KSLV-2를 개발 중에 있다.

물론 나로호 발사와 관련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나로호 발사 성공이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첫걸음으로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듯하다.

주요 성과로는 발사체 시스템 기술과, 상단 기술, 지상 시스템을 확보했고. 30톤급 액체 엔진 핵심기술과 1단 대형 추진체 탱크 개발 기술도 얻는 데 성공했다. 다시 말하면 나로호가 우주 개발의 큰 발돋움을 하기 위한 디딤돌이 됐다.

산업체 참여 적극 유도

예를 들면 발사체 1단 국산화 선행 연구로 가스 발생기의 연소시험을 하고, 터보 펌프 시험 모델제작을 통해 총 24회 시험을 했다. 또한 가스 발생기와 터보 펌프 연계 시험, 연소기 역시 최장 60초 단일 연소시험을 진행하는 등 엔진의 핵심기술 습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발사체 개발을 위해서는 기술 인력, 발사장, 시험시설, 생산 기업 등 인프라 조건이 필요하다.

일부에선 나로호 발사에 왜 러시아산 1단 로켓을 사용했느냐는 의문도 있지만,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90년대 시작할 당시 시험 시설 인프라 확보에만 4,000억원이 들고, 나머지 분야에도 조 단위의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본다.

또 나로호 개발 사업과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을 통해 이같은 인프라 조건을 갖추어 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우주개발을 달성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즉, 국가 규모를 고려한 효율적 투자와 개발전략, 그리고 장기적인 비전 제시로 산업체 투자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주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산업체 참여와 발전을 유도하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꾸준한 성과를 유출해 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과 국가의 지속적인 성원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연구개발이란 역량 위에 국민 성원을 등에 업고, 국가 지원을 받아야만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의 경우 국민 1인당 우주개발 예산이 17만원, NASA만 보더라도 6만5,000원이 된다. 일본도 3만4,000원쯤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4,000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우주예산은 절대 금액뿐만 아니라 1인당 예산 규모에서도 열악한 상황이다. 일본 우주예산 대비 전체 금액은 약 1/20, 1인당 예산은 약 1/8 수준으로 턱없이 모자란다.

설문 조사를 통해 보면 현재 1인당 1만원까지는 국민적 합의가 가능한 상황이다. 2040년까지 국가 우주예산을 GDP 대비 0.7%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전체 예산의 40%는 민간에서 투자를 받아 진행할 계획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의 2040 비전은 2040년 세계적 첨단 우주기술 선도 연구 기관으로 도약을 목표로 우주 수송 시스템 확충, 지구궤도 우주 영역 확장, 우주탐사 시대 실현 등으로 보고 있다.

20만 달러짜리 우주관광

우주 시스템은 발사체, 발사장, 우주 비행기 등 우주 수송시스템을 확충하고, 우주 복합시설, 고성능 위성기술 등 지구궤도 우주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또한 달, 화성 등 우주탐사 실현을 목표하고 있다.

발사체만 보면 2016~17년엔 시험용 발사체를, 현재 75톤 엔진은 개발해서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연소기 시험을 할 수 있고, 2018년까지 다목적 실용위성 및 차세대 중형 위성, 달탐사 무인 위성, 저궤도 실용위성 발사 서비스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주적 우주 궤도 투입 능력을 확보해 국가 안전 보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단계로 2025년까지 85톤급 엔진을 개발해 국내 정지궤도 위성수요를 충족시키고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3단계로 2030년까지 95톤급 엔진을 개발, 대형 우주 구조물의 궤도 투입, 해외 대형 구조물 발사 서비스 시장 진출, 저비용 우주 발사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름잡는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미국의 경우 20만 달러만 내면 110km 공간에서 1~2시간 지내고 올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수천 명이 예약해 놓고 대기 중이다.

민간 기업 스페이스X(Space Exploration Technologies의 약자)의 무인(無人) 우주선 「드래곤(Dragon)」이 지난해 국제 우주 정거장에 화물을 부리고 멕시코 앞 태평양으로 무사히 귀환한 것. 지난 2011년 우주 왕복선 아틀란티스호 퇴역 이후 우주 정거장으로 갈 로켓이 없던 미국이 민간기업에 의존해 자존심을 회복한 것이다.

스페이스X의 최고 경영자는 미국의 전자결제 1위 업체인 페이팔(PayPal) 공동 창업자 앨런 머스크. 그는 벤처기업 경험을 살려 로켓 가격을 대당 6,000만 달러로 낮췄다. 작은 엔진을 여러개 묶어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격이 NASA가 만든 로켓의 1/3 수준이다.

40여 건의 발사체 주문을 받아 40억 달러가 넘는 계약고를 가지고 있으며, 이미 2년 전부터 흑자를 내고 있다. 앨런 머스크는 “머지 않아 우주인을 우주 정거장으로 보내는 비용이 NASA나 러시아 우주선의 30~50%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년엔 이런 방식으로 400 개의 엔진을 판매할 수 있다. 상용 제품으로 비싸지 않은 것을 쓰는 방식이다.

반대로 액체 로켓을 사용한 프랑스 아리안 로켓은 2~3배 비싸고, 일본 로켓 역시 같은 이유로 프랑스의 20~30% 비싸다. 우리는 스페이스X 모델을 참고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엔진 수요 경제단위 접근

또 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정부 힘만이 아닌 민간이 함께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걸 증명해 줬다.

KSLV-Ⅱ는 1단 75톤급 엔진 4개, 2단 75톤급 엔진 1개, 그리고 3단은 7톤급 엔진 1개로 이뤄졌다.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하는데 어느 정도의 엔진이 필요한가를 보면, 75톤급 엔진 74개와 7톤급 엔진 21개 등 총 95개가 필요하다. 이렇게 보면 민간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만하다.

이 사업이 잘 되면 1년에 50~100개 엔진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가장 센 엔진은 RD-170으로 이것의 변형 RD-191이 나로호의 1단 로켓에 사용됐다.

나로호의 상단은 나로 과학위성을 위성궤도에 투입하는 역할을 한다.
시험 발사체 2단은 100kg의 위성을 위성궤도에 투입하는 데 쓰인다. 달 탐사용 고체 모터는 한국형 발사체에 의해 고도 200~300km에 도달 후 달 전이궤도에 달 탐사선을 투입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한국형 발사체 개발 일정을 단축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6년까지 시험용 발사체(2단형), 100kg급 위성을 발사하고, 그 후 2018년에 3단형 발사체를, 2019년엔 달 궤도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그리고 2020년 달 착륙선을, 2021년에 실용위성 상업 발사를 실현할 계획이다. 이는 당초 계획안을 단축시킨 것으로 새 정부 들어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발사체 개발은 정부 지원과 산업체 지분참여 확대 방식으로 한국형 발사체(KSLV-Ⅱ)에서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인 KSLV-Ⅲ(3Stage), 한국형 대형 발사체 KSLV-Ⅳ(2Stage), 그리고 Single Stage인 한국형 저궤도 우주 왕복선(KSS)을 개발된다.

우주비행기는 2020년까지 준궤도 우주비행기 등 기반기술 연구를 통해 2030년까지 준궤도 우주비행기를 개발하고, 2040년까지 재사용 Single Stage 유인 우주비행기(SSTO)를 개발할 계획이다. 여기엔 한국형 발사체 75톤 액체 엔진이 활용된다.

발사장 구축은 고흥의 나로 우주센터를 비롯, 제주 추적소, 해외 다운 레인지 추적소, 정지궤도/대형 발사체 발사장 등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

우주센터 2단계 사업으로 지난 2009년 추진 중인 한국형 발사체 발사장 개발은 2019년 12월 완성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밖에 지구궤도 우주 영역 확장을 위해 국가 수요 위성 로드맵을 만들고, 1단계 위성 독자개발 능력을 확충하고, 2단계 첨단 임무 정지궤도 위성 개발 및 네트웍 구축, 3단계로 미래 임무 위성 개발 및 심우주 탐사선 네트웍 구축 기반 확보 등을 단계적으로 이뤄 나갈 방침이다.

◇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前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기술교수자문단장/교과부 정책자문위원회 부위원장/〃거대과학기술분과 분과위원장/미국항공우주학회 AIAA Fellow/서울대 공과대학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기획ㆍ전자계산실장/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미국 Texas at Austin 대학원 항공우주공학 석ㆍ박사/서울대 항공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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